[에이케이스 풍경] 이달의 영화 – 스틸 앨리스 “기억은 사라져도 나는 여전히 앨리스입니다”

* 피크15와 에이케이스는 이달의 영화로 “스틸 앨리스(Still Alice) “를 보았습니다. 주인공 앨리스는 퇴행성 뇌질환인 조발성 알츠하이머를 겪습니다. 점점 뒤로 갈 뿐 회복되지 않고 나아지지 않습니다. 영화는 상실의 과정을 보여주고 새로운 관계에 대해서 생각하게 합니다.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Still Alice Book Cover

1. “i”

영화는 리사 제노바의 ‘STiLL AliCE”를 원작으로, 하버드 대학 신경학 박사과정이던 리사 제노바가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할머니에게서 모티브를 얻어서 책을 썼다고 합니다. 환자 본인의 마음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는 평인 이 책의 표지 커버에 눈이 갑니다. 윤곽이 선명하지 않고 흐릿한 ‘나비’는 알츠하이머병을 겪고 있는 자신을 은유합니다. 타이틀에 “I”는 소문자 “i”로 표기되어 상실되어가는 자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억의 상실은 정체성을 무너뜨립니다. 사회적 관계를 어렵게 합니다. 영화는 상실의 고통보다는 그 과정에서 주인공의 힘겹지만 나아가려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2. “Language”
“대부분의 아이들은 4세 이전에 그들의 모국어를 깨우칩니다. 아이들이 어떻게 이런 대단한 능력을 얻는 것일까요?….. 저는 여러분들께 이 아이들의… 이 아이들의…(잊어버림) … 아이들이 주어진 언어의 단어들을 습득하는 것을 관찰함으로써 우리는 의사소통에 필수적인 기억과 계산의 관계에 대한 아주 중요한 정보를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

영화의 첫장면. 언어학 교수인 앨리스는 언어 전문가로서 학생들 앞에서 아이들의 언어습득과 의사소통에 있어서 기억의 중요성을 강연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앨리스는 단어가 기억나지 않습니다. 맥락을 잃습니다. 태어나서 본능적으로 단어를 기억하고 언어를 배우지만 영화는 기억을 상실해가는 앨리스를 통해 언어의 상실의 비극을 보여줍니다. 이것은 우리 삶에서 언어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반증합니다. 우리 곁의 사람들과 나누는 하나하나의 말과 글,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말입니다.

3. “Still”

“저는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정말 사랑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사는 동안 하고 싶은 일도 있습니다. 저는 이런 것들을 기억 못하는 제 자신에게 무척 화가 납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 인생에 행복한 날들과 즐거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부디 제가 고통 받고 있다 생각하지 마세요. 저는 고통 받는 것이 아니라(not suffering), 힘겹지만 애쓰고 있는 중(struggling)입니다. 그러한 것들에 부분이 되려고 하는 것입니다. 사람들과 계속 연결되고 싶습니다.”

앨리스는 알츠하이머 치료협회에서 연설을 합니다. 여기서 앨리스는 인식의 문제를 제기합니다. 병이 깊어졌을 때, 알츠하이머 환자들은 이상한 행동을 하고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합니다. 그런 모습은 환자들을 우스꽝스럽고 무능하게 보이게 합니다. 그녀는 그런 모습은 알츠하이머병의 증상일 뿐이지, 그들 자신의 본질이라 아니라 합니다. 그와 같은 이상한 모습 안에는 그들은 아직도 투쟁하고 있으며, 여전히 살아있으며, 계속해서 사람들과 연결되기를 바라는 한 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우리는 어떻게 함께 할 수 있을까요?

still_alice

4. “Moment”
“그래서, 순간을 살아라 스스로에게 말합니다. 이것은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입니다. 순간에 살아라. 그리고 너무 많은 것을 바라지 말자. 상실의 기술을 완벽하게 통달하는 것에 자신을 몰아세우지 말자. ”

앨리스는 순간을 말합니다. 과거와 미래가 전제된 현재(the present)라 하지 않고 순간(Moment)을 강조합니다. 점점 그녀에게는 순간만이 의미가 있습니다. 쌓아온 기존의 관계는 더이상 유효하지 않으며 새로운 관계로의 변화가 요구됩니다. 엄마로서, 아내로서, 선생님으로서 기존의 설정된 사회적 관계는 그녀 자신은 물론 그녀 곁의 가족들도 달려져야 함을 의미합니다. 영화는 과거의 관계를 유지하고 복원하는 일에 채근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함께 하는 순간’을 담담히 보여줍니다.

5. “Love”
마지막 장면, 딸은 읽고 앨리스는 듣습니다. 우주비행사에 관한 이야기를 읽고 난 후 딸은 앨리스에게 묻습니다. “엄마, 이 이야기는 어떤 것에 관한 거에요?” “… 사랑” “맞아요. 엄마… 사랑에 관한 거에요” 영화는 딸과 앨리스가 교감하는 장면을 클로즈업 합니다. 딸은 앨리스 얼굴 가까이 다가갑니다. 앨리스는 딸의 얼굴을 찬찬히 살핍니다. 영화는 예전에 어린 딸과 앨리스가 해변가를 걷는 장면으로 끝을 맺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순간을 함께하는 것, 필름처럼 한 장면을 만드는 것, 그것이 사랑인 것 같습니다. 막내 딸은 엄마와 함께한 그 순간을 간직할 것입니다.

정재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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