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페인 100장면]나폴레옹의 국민투표 캠페인

Napoléon Bonaparte, 1769~ 1821, 프랑스 황제(1804~1814,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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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사르가 로마 역사상 최고의 캠페인 천재라면 나폴레옹은 프랑스 역사상 최고의 캠페인 천재라 할 만하다. 카이사르가 전쟁을 통해 얻은 명성으로 시민의 지지를 얻고, 쿠테타를 통해 권력을 장악한 것처럼, 나폴레옹도 같은 방식으로 권력을 얻는다. 다른 점이 있다면 카이사르는 끝내 황제가 되지 못했지만, 나폴레옹은 스스로 황제의 지위에 오르는데 성공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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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이 유럽 정복 전쟁을 마치고 돌아온 무렵의 프랑스는 계속 되는 혼란 속에 놓여있었다. 시민혁명으로 기존의 귀족들이 밀려나면서 권력을 향한 다수의 투쟁이 한동안 지속되었다. 이 때 나타난 것이 50만 이상이 체포되고 수만 명이 처형 당한 공포정치였다. 이 기간 동안에는 굶주림 과 두려움이 사회를 지배하고 있었고 혁명 이전과 비교해 시민들의 삶은 나아지지 않았다. 나폴레옹은 이집트 원정에서 크나큰 패배를 당하였지만 여전히 국민들의 인기를 얻고 있었다. 그는 곧 대중의 인기와 군사력을 바탕으로 쿠데타를 일으켜 허약한 혁명 정부를 무너뜨린다. 이 후 거침없는 개혁정책과 하늘을 찌르는 인기에 힘입어 종신통령에 출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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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그의 천재성이 잘 드러난 것은 국민투표의 창조적 활용이다. 이전까지 국민투표는 추상적 개념이었다. 국민투표는 로마시대에 ‘국민과 상의’ 한다는 의미로 사용되었는데, 프랑스 혁명 때 자코뱅당이 헌법 통과를 위해 사용했었다. 나폴레옹은 여기에 살아있는 피와 살을 붙이고 영혼을 불어넣었다. 전국민의 의사를 물어 최고 통치 권력의 정당성을 확보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국민들은 환호했다. 이보다 드라마틱하고 가슴 벅찬 권력으로의 이동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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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2년 국민투표 당시 국민들이 표시해야 할 의사는 간단했다. “나폴레옹이 종신통령이 되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네” 혹은 “아니오”로만 표시하면 됐다. 다른 후보나 선거 공약은 없었다. 공개 투표였고 누가 찬성했고, 반대했는지 알 수 있었다. 결과는 찬성 360만표, 반대 8272표였다.

황제가 된 나폴레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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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의 강력한 내정 개혁 실시로 그의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자 측근 인사들은 그에게 황제가 될 것을 권유하였고, 이에 나폴레옹은 이 또한 국민 투표로 결정하도록 하였다. 1804년 7월 나폴레옹이 황제가 되기 위한 국민투표가 열렸고, 찬성표 3,572,329와 반대표 2,569로 압도적인 국민들이 제정을 수락하였다. 수많이 민중들이 피를 흘리며 저항하여 왕정을 없앤지 10년 만에 그들의 손으로 왕정을 부활시키도록 만든 것이다.

대관식에서 아내 조세핀으로 황후의 관을 씌여주는 모습. 후에 나폴레옹은 ‘격’에 맞는 황후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따라 조세핀과 이혼하고 신성 로마 제국의 황제 마리 루이즈와 재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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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프랑스는 현재의 제도상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정치적 문제가 발생할 때 국민투표 제도를 적극 활용하였는데, 조카이자 2대 황제가 된 루이 나폴레옹도 국민투표로 황제가 되었고, 드골도 의회 개혁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하여 부결되자 대통령에서 하야한 바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세종시 수도 이전에 대한 국민 투표를 제안한 것도 이러한 전통에서 비롯된다.

김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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