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쓰는 사람, 책읽는 사람]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 인터뷰(2)

*주: <책쓰는 사람, 책읽는 사람>  김호 대표 인터뷰 ‘1. 책은 손바닥이다’ 편에서 이어집니다.

20160223
2. 서점은 <럭셔리>다

-좋아하는 서점, 즐겨가는 서점이 있다면.

더랩에이치 사무실을 교보빌딩에 낸 이유는 교보문고가 아래에 있다는 게 가장 컸다. 일하다가 머리 복잡할 때 언제든지 내려갈 수 있고. 가장 좋은건 개장하자 마자나 폐장하기 직전 아주 고요한 서점을 돌아다니는 것이다. 마치 개인 서고를 둘러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1990년대 유학시절 미국의 서점 체인인 반스앤노블에서 보내던 고즈넉한 휴일의 풍경도 마음 한구석에 따뜻하게 남아있다. 눈내리는 토요일 아침에 차를 몰고 반스앤노블에 가서 돌아다니다가 그 안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한 잔 시켜놓고, 책을 골라 읽고 집에 오곤 했다. 주말에는 스타벅스에 그 지역에 사는 저자들이 와서 자신의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은 모임이 열리곤 했다. 저자와 독자들 사이에 오가는 이야기를 옆에서 듣는걸 좋아했다. 여행을 할 때 마다 꼭 가보려고 하는 대학가 서점에서도 카페에 교수들이 와서 주민이나 학생들과 책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모습을 종종 보곤 했다.

이렇게 수평적인 대화가 가능한 문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 번은 아내와 함께 더블린으로  여행을 갔다가 호텔 바로 앞에서 <이기적 유전자>를 쓴 리처드 도킨스가 강연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 강연 당일 기다렸다가 취소된 티켓을 사서 들어간 적 있었다. 더블린 주민들은 90% 가까이 카톨릭 신자인데, 80대 할머니들을 비롯해 강당을 빽빽하게 채운 군중들이 자신과 반대되는 입장의 리처드 도킨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질문하는 풍경이 인상적이었다. 우리와 참 다르구나 싶었고, 다른 의견에 열려있는 모습이 부러웠다. 나와 다르다고 무조건 배척는 게 아니라 대화와 토론이 가능한 문화가 부러웠다.

반스앤노블은 밤 11시까지도 하는데, 한가한 서점을 좋아해서 일부러 밤에 가기도 했다. 연말에 일본 여행을 갔을 때도 마찬가지 였다. 사람이 별로 없는 서점에서 여유롭게 두 세시간 보내는 게 나에게는 큰 럭셔리다. 책이 비싸서도 아니고, 그저 원더링 어라운드 할 수 있는 시간들이 소중하다. 그래서 나에게 서점은 럭셔리다.

–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서점의 모습은.

머릿속에만 있는 이상적인 서점은 바깥에 나무가 보이고 차를 마시면서 책을 마실 수 있고, 바닥에 앉아서도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그런 곳이다.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씀이 있다면.

내 인생의 책은 노트 빈 노트, 공책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는것도 중요하지만 책을 읽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소화해서 기록해두는 것, 그것이 최고의 책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SBS 라디오 <최영아의 책하고 놀자>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 2013년 말 부터 한 달에 두 권 씩 책을 소개해오고 있는데, 그 책들을 읽고 제 나름대로 정리해서 기록한 공책이 3년째 쌓이고 있다. 내게는 참 소중하다.

– 김호 대표 추천 책 Top. 5

1. <권위에의 복종>(스탠리 밀그램, 에코리브르, 2009)
“신념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용기 없는 사람들 때문에 폭정은 영속된다.”

2. <설득의 심리학>(로버트 치알디니, 21세기북스, 2002)
“똑같은 것일지라도 바로 이전에 경험한 사건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느낄 수 있다.”

3. <침묵으로 가르치기>(도널드 L.핀켈, 다산초당, 2010)
“teaching with your mouth shut”

4. <인생수업>(엘리자베스 쿼블로 로스/데이비드 케슬러, 이레, 2006)
“삶의 마지막 순간에 바다와 하늘과 별 또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볼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지 마십시오. 지금 그들을 보러 가십시오.”

5. <당신의 인생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크레이트 크리스 텐슨 등, 알에이치코리아, 2012)
“우리는 잘못된 판단에 근거해 일자리를 구한 다음에 거기에 그냥 안주한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 수 있으리라 기대하는건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을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김재은

* 여론과 위기 전략 전문 컨설팅 기업 에이케이스는 올해 다섯 개의 테마를 확장해 정했습니다. ‘전략, 커뮤니케이션, 리더십, 워크스타일, 라이프스타일’. 또 세부 주제로 ‘팬덤과 전략커뮤니케이션’, ‘문화가 중요하다’,’미디어와 플랫폼’, ‘책과 콘텐츠, 서점’, ‘리더십 프레즌스’를 연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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