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케이스 풍경]

에이케이스 유민영 대표가 2016년 중앙일보 독자위원으로 위촉되었습니다. 유 대표를 포함해 정치, 사회, 경제, 문화, 스포츠 각 분야의 전문가 16명으로 구성된 독자위원들은 중앙일보 지면을 모니터링하고 e설문조사, 정례 회의 등을 통해 지면 제작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예정입니다.

* 여론과 위기 전략 전문 컨설팅 기업 에이케이스는 다음과 같은 테마들을 연구합니다. ‘전략, 커뮤니케이션, 리더십, 워크스타일, 라이프스타일’. 또 세부 주제로 ‘팬덤과 전략커뮤니케이션’, ‘문화가 중요하다’,’미디어와 플랫폼’, ‘책과 콘텐츠, 서점’, ‘리더십 프레즌스’를 연구합니다.

[에이케이스 풍경] 사회적 자산, 커뮤니티의 힘 – 일본 오사카 견문록

* 커뮤니티디자인을 만든 야마자키 료의 사무실과 프로젝트 현장인 일본 오사카를 다녀왔습니다. 2박 3일 일정이었지만, 일정을 기획한 협동조합 ‘살림’과 지원해준 ‘STUDIO-L’ 덕분에, 짧지만 알차게 보고 듣고 느꼈습니다. 일본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으로서 커뮤니티디자인’이 지닌 진지한 고민과 어프로치는 우리에게도 몇 가지 시사점을 전해줍니다. 간략히 견문(見聞)하고 느낀 바를 정리합니다.

** 일본 오사카 커뮤니티디자인 프로그램은 해외교육연수 프로그램 일환으로 참여했습니다. 이번 해외연수프로그램은 2014년 하버드 케네드 스쿨 최고경영자 과정 Leadership in crisis를 시작으로 노스웨스턴대 캘로그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 과정 crsis management, 2015년 아메리칸 대학 ampaign Management Institute 과정에 이어 4번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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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커뮤니티디자인, 행정의 공백을 잇다.

도시화는 무연고사회를 낳았다. 2005년이래 일본 인구 감소로 세수가 줄었다. 도시화는 도시뿐 아니라 시골마을들도 급속히 교류가 사라지게 했다. 연간 3만명이 고독사로 사망한다. 개인들의 불안과 생존의 그늘은 깊어가고 행정의 공백은 커간다. 개별적인 복지체계로서 정부의 한계는 명백해 보인다. 그것 가지고는 어렵다.

커뮤니티디자인은 사람과 사람을 잇는 커뮤니티를 만들고 개인들의 합보다 큰 커뮤니티의 파워로 개인의 불안과 개별 복지체계의 한계를 완충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커뮤니티디자인 지역이 지닌 문제를 주민, 기업, NPO, 행정이 참여케 하여 1명이 할 수 있는 일에서 시작해 1,000명, 10,000명이 할 수 있는 일로 확장하여 지역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참여는 관계를 만들고 관계의 커뮤니티는 행정의 공백을 메워주기 시작한다.

02 모두를 위한, 모두가 참여하는 커뮤니티의 힘

“모두를 위해 무언가를 제공해 줄 힘을 도시가 가지고 있다면, 그것은 오로지 모든 사람들에 의해서 도시가 창조되고 창조 될 때 만이다.”(Cities have the capability of providing something for everybody, only because, and only when, they are created by everybody.” ― Jane Jacobs, The Death and Life of Great American Cities)

미국 사회운동가인 제인 제이콥스가 도시계획에서 시민들의 참여와 개입(Engagement)을 강조했던 이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용하는 사람이 스스로 만든다’는 이즈미사노 구릉녹지 공원을 방문했다. 일반적인 관 주도와는 달리, 공원을 ‘이용하는 방식’과 ‘만드는 방식’ 모두를 시민들이 참여했다. 이를 위해 ‘파크레인지’라는 커뮤니티를 새롭게 만들어 양성과정을 두었다. 운영규약을 스스로 만들고 숲의 자원을 탐색하고 배운다. 음악회를 개최하고 싶은 사람들은 그것이 가능한 공간을 직접 완성해 간다. 곤충 관찰 모임을 하고 싶은 사람들은 생물의 다양성이 높은 공원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나무를 심고 솎아내는 일부터 시작한다. 베어낸 대나무로 울타리를 만들고 대나무숯 제작 프로그램을 기획한다. 텃밭을 일구어 모종을 심고 가을걷이때 파크레인저들이 모여 나누어 먹는다.

2007년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아직 진행 중이다. 관주도의 보여주기 사업과는 달리 더디다. 그러나 만들어 놓기만 하고 비효율적인 운영비용이 계속들어가고 얼마지나지 않아 사람들이 찾지 않는 공공의 공간사업이 얼마나 많은가? 더디지만 하나하나 시민들이 참여하고 커뮤니티의 힘으로 공공의 공간을 만들어가는 주민-행정 협력모델로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03 기록의 힘, 공유하고 전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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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STUDIO-L’ 사무실은 하나의 도서관이었다. 올해로 10년차 커뮤니티디자인 회사다웠다. 그간의 연구와 실행의 히스토리가 리플렛, 프로그램북, 책들의 유형의 것으로 차곡차곡 쌓여져 보여주었다. 힘이 느꼈졌다. 하나의 프로젝트 결과물은 책으로 제작하여 공개적으로 공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한다. 일반적인 프로젝트는 그간 진행과정을 결과보고서로 제본하여 발주기관에 보고하는 것으로 갈음하지만, 프로젝트는 책자 형태로 일반 사람들이 쉽게 이해하기 쉽도록 만들어서 축적하여 자산화하였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사회적 아젠다가 지역과 커뮤니티에 대한 관심으로 높아졌을 때, 아먀자키료와 ‘STUDIO-L’은 1년여남짓 기간동안 폭발적으로 6권이 넘는 책을 발간했다고 한다. 그간의 프로젝트의 케이스와 히스토리의 힘이었기에 가능했다. ‘STUDIO-L’은 커뮤니티디자인 분야의 선두주자로 일본내 평판이 높아졌다.

04 생각의 도구를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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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디자인 기획자는 컨설턴트보다 퍼실리테이터에 가깝다. 단기간에 효과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이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들더라도 커뮤니티 내부의 자생력과 힘을 키우는데 초점을 맞춘다. 기관에서 의뢰가 들어오면 ‘STUDIO-L’은 5년 기간 보장을 내세워 관철시킨다. 프로젝트 기간 5년은 커뮤니티가 스스로 운영될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이다. 그간의 경험이다. 첫해는 운영 계획과 원칙을 확립한다. 현장 조사와 인터뷰를 통해 지역의 과제를 발견하는 일에서 시작한다. 오래된 빵집과 상점 주인들과 접촉하고 작은 서점에서 지역의 이슈를 발굴한다. 과제를 발견하고 워크숍 참가자들을 모집한다.

주민들의 생각과 의견을 듣고 모으고 과제해결의 아이디어를 도출하기 위해 포스트잇과 카드를 이용한다. ‘STUDIO-L’ 사무실에서 직접 제작한 카드는 인상적인 생각의 도구였다. ‘IDEA’, ‘KEYWORD’, ‘THINK’, ‘CHECK’ 등 카드는 구체적인 그림과 간단한 텍스트로 워크숍 목적에 따라 참가자들의 생각을 이끌어낸다. 효과적인 커뮤니티디자인 ‘STUDIO-L’의 고민의 산물이었고 그들 스스로 만들어낸 지적 자산이었다.

05 후손을 생각하는 즐거운 마음

“즐겁게 일을 합니다. ” 야마자키 료의 말이다. 프로젝트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을 묻자 심플하게 말했다. 해답은 현장에 있으며 실행은 주민과 커뮤니티가 한다. 과제를 찾고 해결해 나가는 건 스스로 커뮤니티가 한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멀리 함께 가려면 지치지 않아야 한다. 의무와 지시가 아니라 스스로 가볍고 즐거운 마음으로 길게 함께 가는 것, 이것이 커뮤니티디자인의 본질이고 힘이 아닐까?

자원봉사자로 일하고 있는 퇴직한 70대 할아버지는 왜 이 일을 하시느냐는 질문에 답한다. “손녀딸들이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할아버지를 만나러 가고 싶다 한다. 후손들에게 무언가를 물려줄 수 있는 이 일이 자랑스럽다” 야마자키 료, STUDIO-L 스탭, 자원봉사자들을 현장에서 만나 대화하면서 느낀 것은 자신의 일에 대한 자긍심과 작은 일이지만 무언가 일조하겠다는 마음이었다. 소박한 이웃들의 하는 마음을 모아서 하나의 커뮤니티를 만들고 이를 통해서 그들 자신의 공통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보았다. 사회적 연결을 넘어 건강한 사회적 관계를 만드는 커뮤니티 파워를 다시금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정재홍

참조 : [이달의 책] “커뮤니티 디자인” – 사람과 사람을 잇는 디자인

https://acase.co.kr/2014/07/25/mbook201307/

[컨퍼런스 ‘여론’] MWC에서 만난 새로운 디지털 전략 [2] 모바일은 나

*주: ‘MWC에서 만난 새로운 디지털 전략 [1] 연결하고 연결하고 연결하라’ 기사에서 이어집니다.

4. ‘모바일은 나(Mobile is Me)’
“모바일은 데이터다. 모바일은 돈이다. 모바일은 건강이다. 모바일은 교육이다. 모바일은 친구다. 모바일은 모든 것이다. 모바일은 모든 사람이다. 모바일은 나다”

MWC 컨퍼런스에서 상영된 영상 속에 등장하는 메시지들이다. 언제나 내 몸에서 가장 가까이 존재하는 작은 스마트폰 하나로 내가 세상 모든 것과 연결되어 있다는 뜻이다. 스마트폰은 ‘나’를 정의하는 다양한 데이터를 지금 이 순간에도 정밀하게 쌓고 있다.

마리 클라크(Mary Clark) 시니버스(Syniverse) 최고마케팅책임자는 모바일 네트워크 에 연결된 고객과의 상호작용 강화를 주제로 한 콘퍼런스에서 “통신망에 연결된 모바일은 곧 개인”이라며 운을 뗀 뒤, 1) 그 개인이 누구인가(who), 2) 원하는 건 무엇인가(what), 3) 언제 원하는가(when)를 모바일 서비스의 중요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 맥케이브(Lee McCabe) 페이스북 여행·전문서비스전략 글로벌 책임자도 같은 맥락으로 모바일과 개인의 관계를 설명했다. “모바일은 단지 기술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모바일은 고객의 행동 그 자체다.” 모바일을 차가운 전자 신호의 집합이 아닌 따뜻한 인격체로 보고 비즈니스 전략을 짜야 한다는 의미다.

5. ‘평균인’은 없다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은 넓고 모호했던 익명의 평균 인물을 확대해 구체적인 특성이 있는 개인과 개인으로 구별해 볼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지극히 사적인 데이터를 중계하는 스마트폰을 잘 활용하면 내가 원하는 ‘그 개인’을 찾을 수 있다.

라우라 멜링(Laura Merling) AT&T 디지털·제품 담당 부사장은 ‘AT&T의 디지털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며 “우리 고객이 어떤 아이덴티티를 가졌는지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설명했다. 결국, 디지털 전략의 완성은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적시에 줄 수 있느냐’의 문제고, 이를 해결하는 가장 중요한 출발은 무엇인가를 원하는 고객이 과연 어떤 프로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 명확히 아느냐는 문제라는 것이다.

6. 고객 경험의 개인화
닉 더치(Nick Dutch) 도미노피자그룹 영국 디지털 마케팅 책임자는 데이터와 모바일을 연동해 고객에게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한 성공적인 서비스 사례를 발표했다. 피자 회사는 고객과 ‘인격적 상호작용’을 한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모바일의 가장 기본기능인 ‘문자 메시징’을 활용했다. 문자 메시지는 개인과 개인이 서로의 용건을 주고 받는 용도로 쓰이므로 가장 사적인 커뮤니케이션 방법이란 점에 주목한 것이다.

도미노피자의 주문 담당자는 고객이 피자를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주문이 접수 되었고, 피자를 굽고 있고, 막 매장을 떠나서 배달 중이라는 등 현재 상태를 친근한 문체를 써서 문자 메시지로 알려줬다. 고객은 마치 스마트폰 너머 누군가와 개인적으로 대화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네트워크상에 뿌려진 개인의 위치 데이터를 바탕으로 광고 전략을 도출하고 집행한 밥 로드 AOL 글로벌 CEO의 발표는 그런 맥락에서 인상적이다. AOL은 광고 집행 시 네트워크에 접속자의 위치 데이터를 분석해 문맥을 살린 정보를 가미했다. 그 결과 ROI(투자수익률)가 25% 증가했다. 밥 로드는 “젊은 세대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언제든 개인 데이터를 내놓는다”고 강조한 뒤 “이렇게 개인 데이터를 내놓았을 때 고객에게 유익한 경험을 안겨줄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리 김재은)

[에이케이스 풍경] 이달의 영화 – 스틸 앨리스 “기억은 사라져도 나는 여전히 앨리스입니다”

* 피크15와 에이케이스는 이달의 영화로 “스틸 앨리스(Still Alice) “를 보았습니다. 주인공 앨리스는 퇴행성 뇌질환인 조발성 알츠하이머를 겪습니다. 점점 뒤로 갈 뿐 회복되지 않고 나아지지 않습니다. 영화는 상실의 과정을 보여주고 새로운 관계에 대해서 생각하게 합니다.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Still Alice Book Cover

1. “i”

영화는 리사 제노바의 ‘STiLL AliCE”를 원작으로, 하버드 대학 신경학 박사과정이던 리사 제노바가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할머니에게서 모티브를 얻어서 책을 썼다고 합니다. 환자 본인의 마음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는 평인 이 책의 표지 커버에 눈이 갑니다. 윤곽이 선명하지 않고 흐릿한 ‘나비’는 알츠하이머병을 겪고 있는 자신을 은유합니다. 타이틀에 “I”는 소문자 “i”로 표기되어 상실되어가는 자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억의 상실은 정체성을 무너뜨립니다. 사회적 관계를 어렵게 합니다. 영화는 상실의 고통보다는 그 과정에서 주인공의 힘겹지만 나아가려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2. “Language”
“대부분의 아이들은 4세 이전에 그들의 모국어를 깨우칩니다. 아이들이 어떻게 이런 대단한 능력을 얻는 것일까요?….. 저는 여러분들께 이 아이들의… 이 아이들의…(잊어버림) … 아이들이 주어진 언어의 단어들을 습득하는 것을 관찰함으로써 우리는 의사소통에 필수적인 기억과 계산의 관계에 대한 아주 중요한 정보를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

영화의 첫장면. 언어학 교수인 앨리스는 언어 전문가로서 학생들 앞에서 아이들의 언어습득과 의사소통에 있어서 기억의 중요성을 강연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앨리스는 단어가 기억나지 않습니다. 맥락을 잃습니다. 태어나서 본능적으로 단어를 기억하고 언어를 배우지만 영화는 기억을 상실해가는 앨리스를 통해 언어의 상실의 비극을 보여줍니다. 이것은 우리 삶에서 언어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반증합니다. 우리 곁의 사람들과 나누는 하나하나의 말과 글,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말입니다.

3. “Still”

“저는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정말 사랑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사는 동안 하고 싶은 일도 있습니다. 저는 이런 것들을 기억 못하는 제 자신에게 무척 화가 납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 인생에 행복한 날들과 즐거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부디 제가 고통 받고 있다 생각하지 마세요. 저는 고통 받는 것이 아니라(not suffering), 힘겹지만 애쓰고 있는 중(struggling)입니다. 그러한 것들에 부분이 되려고 하는 것입니다. 사람들과 계속 연결되고 싶습니다.”

앨리스는 알츠하이머 치료협회에서 연설을 합니다. 여기서 앨리스는 인식의 문제를 제기합니다. 병이 깊어졌을 때, 알츠하이머 환자들은 이상한 행동을 하고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합니다. 그런 모습은 환자들을 우스꽝스럽고 무능하게 보이게 합니다. 그녀는 그런 모습은 알츠하이머병의 증상일 뿐이지, 그들 자신의 본질이라 아니라 합니다. 그와 같은 이상한 모습 안에는 그들은 아직도 투쟁하고 있으며, 여전히 살아있으며, 계속해서 사람들과 연결되기를 바라는 한 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우리는 어떻게 함께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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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Moment”
“그래서, 순간을 살아라 스스로에게 말합니다. 이것은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입니다. 순간에 살아라. 그리고 너무 많은 것을 바라지 말자. 상실의 기술을 완벽하게 통달하는 것에 자신을 몰아세우지 말자. ”

앨리스는 순간을 말합니다. 과거와 미래가 전제된 현재(the present)라 하지 않고 순간(Moment)을 강조합니다. 점점 그녀에게는 순간만이 의미가 있습니다. 쌓아온 기존의 관계는 더이상 유효하지 않으며 새로운 관계로의 변화가 요구됩니다. 엄마로서, 아내로서, 선생님으로서 기존의 설정된 사회적 관계는 그녀 자신은 물론 그녀 곁의 가족들도 달려져야 함을 의미합니다. 영화는 과거의 관계를 유지하고 복원하는 일에 채근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함께 하는 순간’을 담담히 보여줍니다.

5. “Love”
마지막 장면, 딸은 읽고 앨리스는 듣습니다. 우주비행사에 관한 이야기를 읽고 난 후 딸은 앨리스에게 묻습니다. “엄마, 이 이야기는 어떤 것에 관한 거에요?” “… 사랑” “맞아요. 엄마… 사랑에 관한 거에요” 영화는 딸과 앨리스가 교감하는 장면을 클로즈업 합니다. 딸은 앨리스 얼굴 가까이 다가갑니다. 앨리스는 딸의 얼굴을 찬찬히 살핍니다. 영화는 예전에 어린 딸과 앨리스가 해변가를 걷는 장면으로 끝을 맺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순간을 함께하는 것, 필름처럼 한 장면을 만드는 것, 그것이 사랑인 것 같습니다. 막내 딸은 엄마와 함께한 그 순간을 간직할 것입니다.

정재홍

[컨퍼런스 ‘여론’] MWC에서 만난 새로운 디지털 전략 [1] 연결하고 연결하고 연결하라

*주: 지난 4월 15일 퍼블릭 스트래티지가 마련한 첫 번째 ‘여론’ 컨퍼런스에서 연합뉴스 미디어랩 한운희 연구원은 ‘MWC에서 만난 새로운 디지털 전략’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지난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obile World Congress)’ 컨퍼런스에 다녀온 한운희 연구원은 ‘여론’ 강의를 통해 초연결 시대를 맞은 미디어의 미래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했습니다. 주요 강의 내용을 세 차례에 걸쳐 연재합니다. 상세한 보고서 전문은 언론재단 홈페이지(www.kpf.or.kr) 내 자료실->간행물 코너에 PDF로 공개되어 있습니다.

1. ‘혁신의 최전선’ MWC 2015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 주관으로 매 년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이동통신 산업 전시회다. MWC는 상품을 전시하는 전시회와 이동통신업계의 다양한 이슈에 대해 논의하는 컨퍼런스, 총 두 가지 축으로 진행된다. 나는 MWC에서 3박4일 동안 아침 8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한 해 동안 모바일 이동통신 분야과 관련해 어떤 아이디어로 어떻게 문제를 풀어갈 것인지 고민하는 컨퍼런스를 참관했다.

바르셀로나는 MWC 유치를 위해 8개의 홀로 구성된 24만 제곱미터의 행사장을 지었다. 코엑스의 8배 정도 규모의 행사장에서 진행된 전시와 컨퍼런스에 올 해에는 9만3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가했다. 컨퍼런스의 경우 140개의 세션에서 310명의 스피커가 강연을 진행했다. 전체 참석자의 52%가 CEO, CTO 등 C-레벨의 책임자급이기 때문에 컨퍼런스 기간 동안 기업의 실질적인 의사결정이 많이 이루어지는 의미있는 행사다. 미디어의 취재 인원만도 3800명에 달했다. 전시회만 관람할 수 있는 티켓이 90만원이고 컨퍼런스를 참관하려면 250만원~580만원짜리 티켓을 구입해야 한다. 티켓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실제로 행사에서 파생되는 부가가치도 높다.

2. 연결, 연결, 연결…
이전까지 모바일이 사람과 사람을 매개하고 사물과 사물을 부분적으로 연결하는 데 그쳤다면, 이제 사람이 사물에 연결되어있는지, 사물이 사람에 연결되어있는지 모를 정도로 모든 것이 촘촘하게 연결되고 있다. 또한 연결을 통해 끊임없이 흐르는 데이터를 어떻게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하는 시대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LG의 스마트 워치 ‘어베인’부터 BMW의 무인 콘셉트카까지 모바일로 연결된 다양한 디바이스들이 등장했다. ‘커넥티드’는 이제 기술 양식이 아닌 생활 양식이 되고 있다. 조안 응(Joan Ng) 스와로브스키 아시아태평앙 제품 마케팅 부사장은 컨퍼런스에서 첨단 기술의 양식이 생활의 양식이 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1) 아름다워야 한다 2)융통성이 높아야 한다 3) 사용자를 불안하게 하는 제약이 없어야 한다. 실제로 스와로브스키가 선보인 스마트 주얼리 ‘샤인’은 태양 전지를 활용해 배터리가 빨리 소모되는 웨어러블 기기의 문제를 해결한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텔레포니카의 고객담당 CEO인 스티븐 슈로크(Stephen Shurrock)는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대중 마켓에서 잘 팔리려면 1)아름다워야 한다(Form) 2)유용해야 한다(Usability) 3)기능이 뛰어나야 한다(Function) 4)가격이 적절해야 한다(Price) 5)사용법을 쉽게 습득할 수 있어야 한다(Education) 등 다섯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관련해서 에어리스(Aeris)사의 마크 존스(Marc Jones) 회장은 “단일 스마트폰 중심의 모바일 시장과 수많은 기기가 인터넷에 연결된 사물인터넷 시장의 차이점을 제대로 인식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서비스는 네트워크 망만 깔려있으면 잘 팔렸지만, 사물인터넷 시장의 기반은 네트워크를 어떻게 짜고 그 위에 어떤 활용성을 부여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사물인터넷 시장의 서비스는 근본적으로 다른 설계가 필요하다”며 “모든 디바이스들이 연결될 때 이상적인 커뮤니케이션 구조는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던졌다.

3. 콘텐츠를 보는 게 아니라 경험하는 시대
새로운 기기는 곧바로 새로운 플랫폼으로 작동할 수 있다. 새로운 플랫폼은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낳는다. 스마트폰부터 워치, TV, 자동차 등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이 연결된 환경에서 콘텐츠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뉴욕타임스는 최근 애플워치에서 자사의 뉴스를 소비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을 발빠르게 발표했다. 가디언도 애플워치 전용 앱을 개발해 뉴스를 읽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13년 구글 글래스가 처음 소개됐을 때 가장 먼저 구글 글래스용 뉴스앱을 선보인 곳도 뉴욕타임스였다. 이처럼 언론사를 비롯한 미디어 기업들은 앞으로 새로운 플랫폼에 적합한 콘텐츠 개발을 위해 연구와 실험을 적극적으로 시도해야 한다.

가상현실(Virtual Reality:VR) 헤드셋은 가장 주목받은 웨어러블 기기였다. 이번 행사에 출품된 삼성전자의 기어VR 이노베이션 에디션2와 HTC의 바이브 등 VR 헤드셋은 스마트폰 화면을 활용해 가격대를 합리적으로 낮추는 등 대중화의 문턱에 훨씬 더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콘텐츠 기업이라면 여기서 고민이 하나 생길 수 있다. VR 헤드셋에 적합한 콘텐츠는 무엇일까?

노니 드 라 페냐(Nonny de la pena) 엠블러매틱 대표가 진행중인 ‘몰입 저널리즘(immersive journalism)’프로젝트는 고민에 대한 하나의 답이 될 수 있다. 3차원 시뮬레이션 영상과 게임 기술 그리고 VR 헤드셋 등을 결합해 이용자가 ‘그 때 그 현장’을 체험할 수 있도록 정교하게 재현한다. VR 헤드셋을 끼고 사건의 현장을 직접 목도하는 듯한 경험을 한 체험자는 감정이 복받쳐 오르는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새로운 디바이스가 나타났을 때 누군가는 이미 활용을 고민하고 새로운 콘텐츠를 생산해내고 있다.

김재은

새로운 책 [평판사회: 땅콩회항 이후, 기업경영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를 소개합니다

1.
Public Strategy로 함께 일하고 있는 세 명의 대표(Acase 유민영 대표, THE LAB h 김호 대표, Peak15 Communications 김봉수 대표)와 한국경제신문 김용준 기자, 법무법인원의 김윤재 변호사가 공동으로 집필한 책 [평판사회]가 출간되었습니다.

2.
이 책이 표면적으로 다루고 있는 주제는 2014년 12월에 벌어진 ‘땅콩회항’과 관련한 위기관리/위기 커뮤니케이션입니다만 본질적으로 천착한 주제는 한국사회가 통과하고 있는 새로운 맥락과 환경입니다.

3.
우리는 이를 ‘평판사회’라 정의했습니다. 오너에 대한 평판과 기업에 대한 대중여론이 경영 성과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새로운 맥락과 환경에 대해 설명했고 이에 걸맞는 문화, 훈련, 조직, 전략을 기업이 적극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4.
오랫동안 한국 대기업의 이면을 들여다본 김용준 기자는 이 사건의 본질이며 핵심인 ‘오너 리스크’를 맡았습니다. 정치전략과 기업전략 컨설팅을 하는 김윤재 변호사는 여론이 작동하는 기업의 위기를 정치 캠페인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새롭게 분석했습니다. 위기관리 컨설팅 경험을 바탕으로 리더십과 조직문화 코칭을 하고 있는 김호 대표는 위기관리의 과정을 면밀히 추적했습니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에 주력해온 김봉수 대표는 위기관리 관점에서 마케팅 및 브랜드 전략을 조망했습니다. 위기전략과 전략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을 하는 유민영 대표는 평판사회의 위기전략을 살폈습니다.
김재은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 김정현 변호사, 박지윤 리서처는 땅콩회항 사건 케이스 연구 <‘징후’부터 ‘뉴욕 법원’까지, 땅콩회항의 24개 국면들>을 통해 필자들의 글을 견고하게 뒷받침해주었습니다.

5.
[평판사회]를 집필하기 위해 저자들은 ‘Table 01’이라 명명된 공동의 연구 모임을 발족시켰습니다. [평판사회]의 출간과 함께 ‘Table 01’의 활동은 중지되었습니다만 한국사회가 필요로 하는 새로운 발견과 통찰을 접하게 될 때 ‘Table 02’가 다시 시작될 것입니다. 그리고 책으로, 컨퍼런스로 새로운 발견과 통찰을 여러분과 공유하겠습니다.

6.
‘땅콩회항’이라는 우연과 ‘평판사회’라는 필연에 대해 많은 경영자, 전략가, 커뮤니케이터가 공감하고 변화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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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스트롱’ 백서를 한국에 소개하며

* Public Strategy(Acase + THE LAB h + Peak15)는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새로운 발견과 통찰을 담아 비정기적으로 [여론]이라는 간행물을 발간합니다. 2015년 4월, 세상에 첫선을 보이는 [여론] 제 1호의 주제는 [‘보스턴 스트롱’은 어떻게 가능했는가?]입니다. 발간사의 일부를 소개합니다.

Boston Strong

1.
최악의 상황으로 ‘세월호’를 겪은 우리는 어떻게 세월호를 기록하고 기억할 것인가? 우리 모두의 과제다. 이 자료가 우리 사회가 겪은 새로운 위기에 대한 하나의 답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2.
전략커뮤니케이션의 기술과 가치를 보유하고 위기관리와 기회창출을 위해 노력하는 프로젝트 그룹 ‘퍼블릭스트래지티’ 는 2014년 4월 하버드케네디 스쿨에서 열린 ‘Leadership in Crises’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최고의 교수진과 전 세계의 위기관리자들이 모인 과정을 통해 우리는 한국사회 위기관리 연구와 대응 모델에 대한 심층적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

3.
프로그램 과정에서 우리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허먼 B ‘더치’ 레너드 교수와 아놀드 M. 호윗 교수를 만났고 특별한 백서-<‘보스턴 스트롱’은 어떻게 가능했나>를 만났다. 두 교수는 다른 연구진과 함께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 사건’의 백서 작업을 1년째 진행하고 있었고 그 결과물이 2014년 3월14일과 15일에 하버드대학교에서 열린 열린 전문가 좌담회에서 발표된 것이다.
두 교수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성원들에게 이러한 자료를 공익의 관점에서 널리 알려줄 것을 요청했다. 서울로 돌아온 우리는 자료를 충분히 검토했고 이를 번역했으며 책으로 발간하게 되었다.

4.
보스턴 테러 사건 100시간과 연구과정 1년을 통해 얻은 백서를 공유하며, 우리는 새로운 위기에 더 제대로 대처할 수 있는 전략, 태도, 기술, 행동의 원칙과 교훈도 얻게 되었다. 뜻깊은 일이다.

5.
사회적 책무와 공익을 위해 이러한 귀중한 자료를 한국에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하버드 케네디스쿨 위기 리더십 프로그램(Program on Crisis Leadership)의 허먼 B. ‘더치’ 레너드 교수, 크리스틴 M. 콜 교수, 아놀드 M 호윗 교수에게 특별한 우정과 진심을 담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본 백서를 소개하며 기술과 사회적 정의(Arts & Social Justice)를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적어둔다.

에이케이스 유민영, 더랩에이치 김호, 피크15커뮤니케이션 김봉수

* [‘보스턴 스트롱’은 어떻게 가능했는가?] 다운받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