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수의 기업 커뮤니케이션] 맥킨지가 스캔들에서 살아남는 법 – Dominic Barton의 내부 전쟁

2010년과 2011년 한 컨설팅 회사에서 연이어 스캔들이 발생했다. 최고위 간부의 내부 거래 관련 법률 위반, 업무상 취득한 기밀정보를 돈을 받고 누설한 것이 스캔들의 내용이었다.
이 회사는 전세계에 걸쳐 1,400명의 파트너 컨설턴트를 보유하고 있고 18,500명이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는 컨설팅 회사, 맥킨지다.
맥킨지는 다섯 개의 밸류를 표방한다. 그 중 두 가지(클라이언트의 이익을 맥킨지의 이익보다 우선시한다. 클라이언트의 비밀 정보를 지킨다.)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사건이 최고위 간부 레벨에서 행해진 것이다.

2009년부터 맥킨지의 수장을 맡고 있는 Dominic Barton이 취한 하향식 조직 혁신 작업을 짚어 본다.

Dominic Barton

Dominic Barton

1. 문화 그리고 규율
“우리는 성을 둘러싼 더 안전한 해자가 필요하다. 우리는 가치와 신뢰의 문화를 가지고 있지만 이제 더 뾰족한 무언가가 필요하다.”
전임 수장이었던 Kurma가 구속되기 한 달 전에 갓 취임했던 Barton은 명예와 가치에 근거한 시스템만으로는 부족하며 회사가 필요로 하는 것은 규율(rule)이라고 판단했다. Barton이 언급한 ‘더 뾰족한 무언가’는 맥킨지의 직원과 그 가족들에게 맥킨지의 클라이언트 회사의 주식 거래를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개인투자 제한 정책이었다.

2. 장군이 아닌 장교를 설득하다
Baron의 새로운 개인투자 제한 정책은 사내의 강력한 반발을 사게 된다. 미국과 법률 내용이 다른 유럽의 반발은 특히나 컸다.
“과거 동독의 비밀 경찰이 감시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던가 “우리가 이런 시험을 치뤄야 하는 것이 얼마나 유치한가”하는 류의 반발은 점점 더 커져만 갔다. 경영진급의 파트너를 설득/제압하는 데에 실패한 Barton은 일반 파트너 컨설턴트들 대상의 커뮤니케이션으로 전환한다. Barton은 2010년 토론토에서 새로운 정책을 공개하고 파트너 컨설턴트들이 이에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에 대한 즉석 투표를 진행한다. 압도적으로 새로운 계획을 승인하는 투표 결과가 나오자 Barton은 이 결과를 가지고 이사회를 압박해 결국 개인투자 제한 정책을 통과시킨다.
가끔씩 개혁에 대한 반발은 조직의 상층부에서 더 거세다. Top Down 방식의 개혁작업이 상층부에서부터 막힌다면 난감할 수 밖에 없다 Barton은 상층부 대상의 설득을 일시 중단하고 우회로를 찾아 직접 커뮤니케이션 하고 그 결과를 가지고 다시 상층부를 공략했다.

3. 가시적인 통과의례를 강제하다
새로운 규율은 텍스트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었다. Barton은 모든 맥킨지의 컨설턴트들이 개인 투자 제한 정책에 대한 45분짜리 인터랙티브 동영상을 보도록 강제했다. 실제로 6명의 컨설턴트는 이를 거부하고 맥킨지를 떠났으나 맥킨지는 이 동영상의 시청을 마칠 때까지 컨설턴트들의 이메일 접속을 차단하는 강수를 두고 압박했다.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부과되는 ‘통과의례’를 수반하는 규율에 대한 체감과 ‘선언’에서 끝나는 새로운 규율에 대한 체감은 다를 수 밖에 없다. 모두가 함께 겪어야 하는 가시적인 ‘통과의례’는 추상적이기 십상인 선언에 현실감과 구체성을 실어준다.

4. 든든한 원군을 확보하다
전직 맥킨지 컨설턴트들은 Barton의 가장 확실한 원군이 되어 주었다. 고립무원 상태의 Barton은 포춘 1,000대 기업에 두루 포진해 있는 전직 맥킨지 컨설턴트들과 교류하면서 용기를 얻고 자신이 행하고 있는 개혁 작업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곤 했다. 잇따른 스캔들로 화가 나있던 전직 맥킨지 컨설턴트들은 Barton에게 사명감과 용기를 불어넣어주는 동시에 주요 고객으로서 맥킨지의 새로운 변신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Barton에 대한 확고한 신뢰와 지지를 표명했다. 맥킨지 이사회가 개인 투자 제한 정책을 통과시킨 본질적인 이유는 즉석 투표보다 이 부분(주요 고객의 지지)이 더 결정적이었을 것 같다는 생각은 나만의 것일까.

Barton의 조직문화 혁신 작업은 여전히 진행중인 것으로 보인다.
10년 후, 20년 후 맥킨지가 Barton의 조직 혁신 작업을 성공 케이스로 분류할지, 실패 케이스로 분류할지 사뭇 궁금해진다.

김봉수

* 보다 상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시면 아래 링크를 참조하세요. Barton의 맥킨지 서울 사무소 재직 시절의 에피소드도 나옵니다.
http://www.nytimes.com/2014/01/12/business/self-help-at-mckinsey.html?_r=0

* 위 뉴욕 타임스 기사를 요약/번역한 뉴스 페퍼민트의 링크도 공유합니다.
http://newspeppermint.com/2014/01/13/mckinseycultureshift/

[김봉수의 기업 커뮤니케이션] 빠르고 날렵한 조직문화를 구축하라! – 전략보다 조직문화

조직문화는 일반론이 통하기 어려운 분야다. 조직이 처해 있는 산업 환경이나 시장에서의 지위, 핵심역량의 정의가 기업마다 다르기 마련이고 조직문화의 상위 개념으로서 ‘문화’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탁월한 조직문화’를 비판없이 동경하면서 조직에 이식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조직문화가 기업의 성과를 좌우하는 핵심적인 팩터로 작용한다는 것에 큰 이견은 없어 보인다.

2009년부터 뉴욕 타임즈에 Corner Office라는 컬럼을 게재하고 있는 아담 브라이언트가 수많은 CEO 인터뷰를 소재 삼아 조직문화를 주제로 하는 책을 발간했다. “빠르고 날렵한: 잘 나가는 CEO들은 어떻게 혁신의 문화를 창조하는가”라는 제목을 가진 이 책의 발매에 맞춰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가 저자 인터뷰를 진행했다.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는 속담을 떠올리면서 미국의 최신 조직문화론이 태평양을 건너 우리기업에 적용된다면 어떻게 될지에 대해 각자 생각해 보면서 읽어보면 더 가치가 있는 인터뷰라 생각한다.

1. 왜 조직문화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가?

조직문화는 정형화되지 않는 개념이다. 만약 우리가 화이트 보드 앞에 서서 회사의 조직문화를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을 쭉 나열해 본다면 아마도 100가지 이상은 뽑아낼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그것들의 대부분은 사실일 것이다. 많은 관리자들은 조직문화가 형성되는 것을 그냥 내버려 둔다. 조직문화가 조직 구성원들의 인성의 총체이고 선과 악의 합이고 조직 내에서 실제로 작용을 하는데도 조직문화를 그냥 내버려 둔다는 것은 넌센스다. 이 책을 집필하는 동안에 조직문화가 모든 것을 좌우하게 된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경영자들은 결과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나는 조직문화가 결과를 만들어 낸다고 생각한다. 조직문화가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방정식은 매우 중요하게 인식되어야 한다.

2. 조직문화를 형성하는 데에 있어 기업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

가장 큰 어려움은 싸일로에 있다. (註: silo의 사전적 의미는 ‘곡식저장탑’이나 비즈니스 관련해서 사용될 때에는 주로 외부와 소통/교류하지 않고 독자적인 가치 체계와 시스템으로 고립적으로 운영되는 방식을 의미함) 어떤 CEO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싸일로가 위대한 기업들을 넘어뜨립니다.” 인간은 작은 조직 규모 안에서 더 편안함을 느낀다. 더 큰 조직으로 성장하기 위한 중요하고 명료한 계획을 누군가 제시하지 않고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다면 모든 사람들은 일을 잘게 쪼개서 이것을 나누어 갖고 나뉘어진 작은 목표와 작은 아젠다를 추구하기 마련이다. 이것이 당신이 익히 보아왔던 내부 지향적인 조직문화의 실체다. 외부와의 경쟁을 준비하는 외부지향적 조직문화를 대신하는 내부지향적 조직문화 말이다. 이런 내부지향적 조직문화가, 지난 여름 마이크로소프트의 대규모 구조조정을 촉발한 근원적인 문제점이라 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너무 많은 사업단위로 분할되어 있었다는 점을 깨달은 것이다.

3. CEO가 목표와 비전에 대한 토론 형태의 미팅을 주관할 때 어떤 사람들은 반사적으로 딴 짓을 한다.

CEO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생각할 때, 3이라는 숫자의 힘에 대해 큰 믿음을 갖고 있다. 나는 세 개 또는 그보다 적은 숫자로 기업의 성과를 측정하는 CEO들을 존경하게 되었다. 내가 CEO들을 인터뷰할 때면 해당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에 대해 물어보게 된다. 이 질문에 CEO가 7~8개의 가치를 언급하게 되면 ‘이 CEO는 회사의 추구 가치 모두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추측을 한다. 대부분의 경우 그런 CEO는 모든 가치를 기억하지 못했다. CEO가 기업의 추구 가치를 기억하지 못한다면 다른 직원들은 어떻겠는가? 그래서 기업의 추구 가치는 심플해야만 하고 반복되어야만 한다.

4. 당신은 ‘의존적인 메일’이 회사의 조직문화를 해친다고 썼다. 왜 그런가?

많은 조직의 너무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모니터 앞에 앉아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우리들 사무실의 이런 육중한 모니터는 새로운 동굴이다. 여기에 머물고 있는 것은 쉽다. CEO들은 이메일을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CEO들은 끊임없이 CC(참조)를 목격하게 된다. CEO들은, 얼굴을 맞대고 얘기하면 30초도 채 걸리지 않아 정리될 문제들을 메일을 통해 논쟁을 질질 끌어가는 모습들을 보고있다. 한 CEO가 내게 이렇게 말했다. “이메일은 무한하게 반복되는 커뮤니케이션의 마지막을 장식하고 싶어하는 우리 뇌의 나쁜 영역을 이용합니다.” (註 하나의 메일을 여러명에게 CC를 걸어 보내게 되면 여러 사람들이 한 마디씩 덧붙이기 시작하고 여기에 또 한마디를 덧붙이고 싶은 심리에 대한 설명) 현명한 회사들은 특정한 규칙을 통해 나쁜 이메일 문화를 뿌리뽑으려고 시도한다. 그들은 전화와 직접 미팅을 요구한다. 문화는 사람들간의 관계에서 형성되기 시작한다. 이메일은 관계형성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관계에 상처를 줄 수도 있다.

5. 당신은 하나의 챕터를 온통 “어른스러운 대화”의 필요성에 대해 할애했다. 왜 이것이 어려운가?

“어른스러운 대화”는 관리자와 직원이 솔직하게 토론할 필요가 있다는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싶어서 쓴 말이다. 내가 인터뷰한 CEO들은 ‘직원들이 이런 솔직한 대화를 회피하기 위해서라면 뭐라도 할 것이다’라고 얘기하고는 했다. 여기서 자기 합리화의 힘이 작동된다. 경영자들은 “난 너무 바쁩니다”라던가  “나는 다음 달에 있을 성과 리뷰까지 기다릴 겁니다”라고 말 할 것이다. 사람들은 예측할 수 없고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이런 솔직한 미팅들을 피하려고 한다. 상사가 직원에게 사무실로 들어오라 요청하고 문을 닫으면(=상사가 대화를 시도하려고 하면) 그 직원의 뇌는 위험에 처했을 때와 동일한 패턴으로 반응을 한다고 말하는 뇌신경과학자와 얘기를 한적이 있다. 나는 기업들이 사람들에게 이런 솔직한 대화와 관련한 규칙들을 가르쳐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관리의 역할에는 직원들이 일상적으로 이런 대화에 속해 있게끔 만드는 것이 포함되어야 한다. 그렇게 되어야 직원들의 긴장이 해소되고 에너지가 늘어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6. 당신이 책에서 묘사한 조직문화 방법론 중 하나에는 “사용자 매뉴얼”을 제공하는 보스 얘기가 있다. 이 방법은 어떻게 듣게 되었는가?

몇 년 전에 나는 뉴욕 타임즈의 기자를 관리하기 시작했다. 그들 중의 일부는 내가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었다. 우리의 첫번째 만남에서 나는 그들이 나에 대해 알아야만 하는 중요한 것들을 설명하기 위해 노력했다. 예를 들어 특집기사에 오류를 범하는 것을 극도로 혐오한다는 점 같은 것 말이다. 아마 그들이 나와 함께 일하면서 필요로 하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였을 것이다. 충분했던 것 같다. 18개월 이상 동안 우리는 팀으로서 두 번의 교정만을 했으니까. 나중에 퀘스트백의 CEO Ivar Kroghrud와 함께 얘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이 사람은 자신만의 괴벽과 선호에 대한 공식적인 유저 매뉴얼을 만들어 배포했다고 한다. (예를 들자면 “나는 갈등과 대립에서 벗어나는 것을 창피해 하는 경향이 있다. 나는 가끔씩 공격 받을 때 다른 사람들의 요구를 수용한다. 나는 이런 나의 모습을 알고 있고 이에 기반해 일을 하고 있다”) 유저 매뉴얼은 우리 모두가 괴벽이 있음을 또 사람들이 각자의 괴벽을 빠르게 알게되면 더 효과적으로 함께 일 할 수 있음을 일깨워 주었다. 한 CEO는 이렇게 얘기했다. “왜 사람들이 솔직하게 말하지 않고 미스터리를 지우려고 하는 걸까요??” 나는 이런 유저 매뉴얼이 지금부터 이삼십년 후에는 우리 모두가 일반적으로 준비하게 될 유형의 것이라고 믿는다.

7. 당신의 인터뷰들은 베스트 프랙티스에만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당신 컬럼의 혁신적인 경영 아이디어가 당신의 현재(또는 과거) 고용주를 분노케 한 적은 없었는가? 그리고 이게 직업적인 위기가 되지는 않는가?

난 과거의 고용주들에게만 포커싱할 것이다. 현재의 고용주는 아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지적(=베스트 프랙티스에만 포커싱 한다)은 맞다. 이런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은 개선의 기회를 알게 만들고 근접하지 못했던 가능성들을 더 많이 알게 만든다. 나는 조직을 팔기통 짜리 엔진으로 생각하곤 한다. 모든 조직에서 사람들이 묻는다. “얼마나 많은 실린더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만약 5~6개의 실린더만 제대로 작동한다면 “2~3개의 실린더를 제대로 가동시키게 되면 얼마나 대단해지고 강력해질 것인가?”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김봉수

adam_bryant

원문: Harvard Business Review
http://blogs.hbr.org/2014/01/build-a-quick-and-nimble-culture/?utm_source=Socialflow&utm_medium=Tweet&utm_campaign=Socialflow&utm_content=FaceBook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기업의 성공을 이끄는 기업문화 6가지

기업문화

* 주: 훌륭한 기업은 적절한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다. 좋은 기업문화가 좋은 기업을 만든다. 그렇다면 좋은 기업문화란 무엇일까? 기업마다 문화는 천차만별이지만, 천차만별의 문화를 만드는 요소는 몇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의 ‘기업의 성공을 이끄는 기업문화 6가지’를 번역했다.

*아래 번역

1. 비전
훌륭한 기업문화는 기업의 비전과 미션을 심플한 문장으로 만드는 것에서 시작한다.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가 설정될 것이다. 이는 곧 구성원 한 명 한 명이 스스로 어떤 결정을 내릴 때 염두에 두는 가치로 작용될 것이다. 이 가치가 진정성 있게 묻어난다면 심지어 소비자나 주주들까지도 이 가치를 기반으로 생각하게 될 것이다. 보통 비영리기구가 잘 한다. 예를 들어 치매협회의 비전은 ‘치매가 없는 세상’이다.

2. 가치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는 기업문화의 핵심이다. 비전이 기업의 목적을 말한다면 가치는 그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행동과 마음가짐을 유도하는 가이드라인이다. 예를 들어 맥킨지앤컴퍼니의 경우 가치를 구성원 모두가 확실하게 공유한다. 가치는 고객을 어떻게 응대해야 하는지, 동료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프로페셔널’의 기준을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포괄한다. 구글의 가치는 그들이 즐겨 사용하는 문구로 요약된다. “Don’t be evil(사악해지지 말자).

3. 실행
물론 기업에서 실제로 행동하지 않는다면 가치를 정한들 소용이 없다. 만약 어떤 기업이 “사람이 최고의 자산이다.”라는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면, 사람에 투자하는 모습을 실제로 보여야 한다. 예를 들어 Wegman은 ‘존중’, ‘배려’를 가치로 내세우는데, 이 말은 ‘일하고 싶은 기업’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Wegman은 포춘지가 선정한 5대 회사로 선정되었다. 비슷한 예로, 어떤 기업이 ‘수평적 기업문화’를 가치로 내세운다면 젊은 멤버들이 거리낌 없이 의견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 기업의 가치가 무엇이든 간에 그 가치는 기준과 정책으로 가시화되어야 한다. 물론 이는 실제 기업 내에서 매일매일 실행되어야 한다.

4. 사람
사람들이 기업의 핵심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다거나 그 가치를 추구할 의지 및 능력이 없다면 그 어떤 기업도 기업문화를 지속할 수 없다. 신입사원을 뽑는 데 그토록 엄격하게 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Charles Ellis가 최근 낸 책<세계최고 기업들의 7가지 성공비밀>에 따르면 최고의 기업들은 “유능할 뿐만 아니라 기업문화에 적합한 신입사원을 뽑는 데에 광적으로 매달린다.” 이 기업들은 한 명을 뽑기 전에 8~20명가량 면접을 본다. 지원자들 역시 기업문화를 중시한다. 몬스터닷컴의 Steven Hunt에 따르면 지원자는 자신과 맞는 회사를 찾으면 7%정도 낮은 봉급도 감수한다. 이직률도 30%나 낮다. 지원자가 자신과 맞는 기업문화를 찾는 현상은 기업이 그들의 문화를 더 견고히 유지하게 한다.

5. 내러티브
Marshall Ganz는 2008년 오바마 캠프의 조직구성과 Caesar Chavez 농장노동자조합운동의 핵심인사였다. 현재는 하버드대학에서 ‘내러티브의 힘’을 강의하고 있다. 어느 조직이나 그들만의 역사가 있다. 그들‘만의’ 독특함이 있는 스토리를 가진다. 그 역사를 맛깔나게 스토리화 하는 것이 기업문화 창조의 핵심요소이다. 내러티브는 직접적으로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코카콜라는 기업역사를 기념하기 위해 아틀란타에 ‘코카콜라의 세상’박물관까지 만들었다. 간접적으로 스토리를 만들기도 한다. 스티브잡스가 느낀 캘리그라피의 매력이 애플이 생각하는 ‘아름다움’을 만들었다는 내용이 그 예다. 내러티브가 힘을 가지는 경우는 무엇보다도, 계속해서 기업 내에서 회자될 때이다.

6. 장소
픽사가 구성원들이 예기치 않게 만나고 소통할 수 있도록 아트리움을 설계한 이유는 뭘까?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이 직원들이 따로 떨어져서 일하기보다 한 데 모여 일하는 환경을 선호하는 이유가 뭘까? IT기업들이 실리콘밸리에 모이고 금융기업들이 런던이나 뉴욕에 모여 있는 이유가 뭘까? 장소가 문화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탁 트인 공간에서 일하면 그 곳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이 서로를 닮아간다. 콜라보레이션과 같다. 특정 도시나 마을은 특정한 문화가 있어 그 문화가 기업문화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지리적 위치나 건물의 디자인, 그리고 인테리어 등 모든 요소가 그렇다.

김정현

출처: 하버드비지니스리뷰, 링크

[김봉수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안드로이드가 탑재된 과자 킷캣 4.4의 세계로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구글과 네슬레의 협업 케이스

1. 일종의 직업적 강박이다. 구글이 새로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이름을 네슬레가 보유한 초콜릿 웨하스 킷캣(Kit Kat)으로 한다는 뉴스를 접했을 때 브랜드 관점의 손익을 따지기 시작했다. 구글에게 이익일까? 아니면 네슬레에게 이익일까?

2. 브랜드 사이의 협업이 대중에게 큰 반향을 일으키는 경우 브랜드는 더 이상 협업 이전의 브랜드가 아니게 된다. 협업 파트너의 잔상이 어느 정도는 남기 마련이다. 안드로이드에 묻어있는 킷캣의 냄새? 킷캣에 묻어있는 안드로이드의 UI? 결과가 너무 뻔해 보이는 협업이 아닌 만큼, 양사의 브랜드 자산 관점의 손익을 엄밀히 따져 보기 위해서 자료를 찾아보기 시작했는데 네슬레의 킷캣 홈페이지를 보는 순간에 손익 계산을 그만두었다. 무의미해 보였기 때문이다.

3. 네슬레는 킷캣의 홈페이지를 이번 협업에 맞춰 큰 폭으로 개편을 한 것 같다. 킷캣 홈페이지의 메뉴는 제과산업/카테고리에서는 사용치 않을 여러 용어들로 도배가 되어 있었다. 예를 들자면 Tech Spec, User Experience, Hardware, Features 같은 용어들이다. 맞다. 우리가 IT 산업에서 흔히 보았던 용어들이다. IT산업에 뿌리를 둔 이 용어들은 네슬레에 의해 이렇게 사용된다. 킷캣의 악세사리는 무엇을 의미할까? “모든 액체 악세사리와 호환됩니다” (compatible with all liquid accessories)라고 설명하면서 커피와 차, 물을 비주얼로 보여준다. ‘클라우드 기반’이라는 항목은 ‘센세이션한 맛이 당신을 구름 속으로 날려 보낼 겁니다’라고 되어있다.

kitkat4.4

4. 안드로이드 4.4에 발맞춰 나온 KITKAT 4.4 홈페이지의 비주얼과 텍스트, 동영상은 IT에 대한 패러디로 가득하다. 시치미를 뚝 떼고 의뭉스럽게 아닌 척하면서 풀어 놓은 내용들은 재미있다. 내용은 억지와 황당함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있지만 억지와 황당함이 사람을 불쾌하거나 불편하게 만들지 않는다. 모든 억지와 황당함과 과장은 재미로 귀결된다. 제과산업에서 제공해야 할 핵심가치는 즐거움과 재미일 것이다. 네슬레는 구글과의 협업을 통해 이를 훌륭하게 구현하고 있다. (百聞不如一見 www.kitkat.com)

kitkat4.4-2

5. 안드로이드 업그레이드 소식은 그 자체로 뉴스 가치가 있지만 점점 약효가 떨어지고 있었다. 업그레이드가 너무 잦은 것도 이유일 수 있고 기존의 코드 네임이 주던 신선함도 예전같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구글은 네슬레와의 이번 협업을 통해 ‘안드로이드 4.4’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었다. IT 뉴스에서 작게 취급되고 말았을 뉴스가 여러 지면을 채우게 될 것이고 일상적인 업그레이드의 식상함은 어느 정도 상쇄가 될 것이며 소비자의 주목도 끌 수 있을 것이다.

6. 협업을 맺는 당사자가 현명하게 판단/실행하지 못한다면 협업은 자칫 ‘제로 섬 게임’이나 ‘마이너스 섬 게임’까지 될 수가 있다. 네슬레를 협업 파트너로 선택한 구글의 판단도 좋았고 산업의 본질을 놓치지 않으면서 유연하고 현명하게 소화해낸 네슬레의 실행도 좋았다. 아마도 구글과 네슬레의 협업은 ‘제로 섬’이 아닌 ‘윈-윈’의 좋은 케이스로 기억될 것 같다.

김봉수

[김봉수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LG G2 – 두가지 사건과 네가지 교훈

-1. 스마트폰은 출시와 더불어 빠르게 진부해진다. 수개월 내에 ‘동등가격-우월한 스펙의 제품’이 나오고, ‘더 저렴한 가격-동등한 스펙의 제품’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마케터가 취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출시효과 극대화’다. 출시 시점에 잠재 고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켜야 하고 신제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야 하며 미디어와 초기 입소문, 온라인 평판에서 우위를 점해야만 한다. 이는 모든 스마트폰 제조사가 동일하게 처한 상황이다. 브랜드 가치, 기술력과 마케팅 자원 등에 있어 차이는 있겠으나 기본적인 행동방침은 동일하다. ‘출시와 동시에 폭풍을 만들어 내라!’
0. ‘출시와 동시에 폭풍을 만들어 내라!’ 제조사 입장에서는 적절한 전략 방향이겠으나 그 과정과 단계가 자연스러울 수는 없다. 브랜드와 신상품에 대한 평판은 기본적으로 구입자의 사용경험과 전파에 의해 형성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자연스러운 평판 형성 과정을 기다릴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고작 3~4개월의 짧은 신상품 마케팅 기간을 감안할 때 빠른 붐업을 위한 ‘인위적 개입’은 불가피해 진다. 고급 스마트폰에서 ‘옵티머스’라는 어울리지 않던 브랜드를 과감히 떼어버린 LG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전작 옵티머스 G와 G프로의 선전에 한껏 고무되었을 LG는 G2의 출시효과 극대화를 위한 인위적 개입을 시도했고 그 중 두 가지에서 사건이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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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8월 5일, 미국의 IT전문매체인 테크크런치에 ‘LG가 돈을 주고 기사를 사려한다’는 낯 뜨거운 제목의 기사가 나왔다. LG의 모바일 홍보를 대행하는 버슨마스텔러 코리아가 테크크런치 기자에게 보낸 메일을 공개한 기사였다. 버슨마스텔러 코리아가 보낸 메일은 ‘ 테크크런치와 미디어 제휴를 맺을 기회 관련 가능한 방법들에 대해 문의하고 싶다’ (I’d like to inquire possible options on media tie-up opportunities with TechCrunch)로 시작되어 ’스폰서를 받을 기사에 대한 대략적인 가격 정보를 제시해 주면 좋겠다’ (It would be great if you can propose the types of sponsored packages as well as a rough pricing information on them)라는 문장으로 끝을 맺는다. 기자는 해당 기사의 태그를 이렇게 붙였다. ‘LG, G2, Payola’ (payola는 불법적인 상품 판촉을 위한 뇌물 수수를 의미한다.) 단지 LG의 가십으로만 끝날 문제가 아니다. 출시 효과 극대화를 위해선 IT전문 매체의 우호적인 리뷰가 필수적이다. 이 사건은 전략제품 G2 초기 붐업의 유력한 진원지를 엉망으로 만들어 버렸다. 이 사건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 할까?
 
1-1. 아웃풋 중심의 관리로는 부족하다
현대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은 계속해서 분업화, 전문화되고 있다. 분업화와 전문화는 ‘갑’(=마케터, 브랜드매니져)의 과정 관리를 어렵게 만든다. 세부적인 과정과 방법을 정확히 모르는 상태의 ‘갑’이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아웃풋 관점에서의 관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해외 전문 매체에 대한 프레스 릴리즈에 대한 과정과 단계를 세부적으로 알지 못하는 ‘갑’이라면 ‘우리가 필요로 기사는 a, b, c이니 이것을 대행해 달라’가 계약과 관리의 대부분일 것이다. 아웃풋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에 대한 섬세한 이해가 없는 상황에서 대행사에 무조건적으로 위임하는 것은 위험하다.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전반을 제대로 경험하고 이해하고 있는 실무자의 섬세한 과정 관리가 필요하다.
 
1-2. 오래된 믿음에 대해 회의하라
더 비싼 비용을 들이면서 글로벌 회사를 활용하는 것은 국내 회사보다 현지 사정을 더 잘 알 것이라는 믿음에 근거한다. 현지의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네트워크, 인프라를 충분히 활용한다는 주장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이번 버슨마스텔러 코리아건은 오래된 믿음에 의심을 품게 한다. 국내의 왜곡된 미디어 환경에서나 통용될 법한 접근법을 선택했고 결과는 국제적 대망신으로 나타났다. 해외 미디어 환경에 대한 충분한 이해도 없었고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일을 원만하게 처리할 수 있는 미디어 릴레이션쉽은 구축되어 있지 않았다. IT 기술의 발달로 세계는 좁아졌고 전통적인 관계에 의존하던 구체제 비즈니스는 위기를 맞고 있다. 한때 압도적으로 우월했던 글로벌 컴퍼니의 방법론과 경험, 레퍼런스는 점점 힘을 잃어가고 있다. 해외 공략을 위해서 글로벌 컴퍼니를 써야 한다는 주장이 예전처럼 설득력있게 들리지 않는 이유다. 오래된 믿음에 대해 회의를 해야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sad g2
 
2. 나쁜 일은 연달아 일어난다. 8월 9일 두 번째 사고가 터졌다. ‘하늘에서 G2가 내린다면’이라고 명명된 이벤트는 난장판이 되어버렸다. 이날의 행사는 풍선에 G2 교환권을 넣고 하늘에 날려보내는 행사였다. 이벤트의 설계대로라면 현장에서 G2 교환권을 챙기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어야 했다. (높이 올라간 풍선이 터지면서 교환권이 떨어지면 줍는 사람이 혜택을 보는 방식) 하지만 행사장에는 낚시대와 잠자리채, 자가 제작한 도구까지 들고온 여러 사람으로 가득했고 풍선을 하늘로 날려 보내는 시점에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스무명 넘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행사 통제를 제대로 하지 못한 LG에 대한 비난이 들끓었고 행사에 참석했던 사람들도 ‘경품에 눈이 먼, 질서를 모르는 사람들’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야 했다. 이 사건 역시 G2의 출시효과 극대화에 발목을 잡는 악재로 작용할 것 같다. 이 사건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 할까?
 
2-1. 리스크와 리턴을 제대로 판단하라
소비자와 직접적인 접점을 만들어내는 이벤트는 통제할 수 없는 요소로 가득하기 때문에 도처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하지만 전통적인 광고의 영향력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를 직접 참여시키는 마케팅 활동을 등한시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아이디어만을 실행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High Risk, High Return’은 주식에만 적용되는 원칙이 아니다. 참신한, 확산성있는 프로모션 아이디어에는 항상 리스크가 따르기 마련이다. 결론적으로 프로모션 아이디어를 채택할 것인가, 버릴 것인가의 문제는 ‘감수해야 할 리스크’와 ‘얻게 될 리턴’에 대한 판단의 문제다. 실제 전개된  ‘하늘에서 G2가 내린다면’ 이벤트는 전형적인 ‘High Risk, Low Return’형 이벤트가 아니었을까 싶다. (해외에서 진행되었던 유사 프로모션의 성공 케이스가 우리나라에서도 성공적으로 복제될 가능성은 극히 적었다.) 리턴이 작아 보인다면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프로모션을 전개해야 할 이유가 없다. 아이디어 전개 과정에서 빨리 버리고 다른 구상을 전개하는 편이 훨씬 유익하다.
 
2-2. 리스크 팩터를 분석하라
높은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아이디어가 포기할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이라면 리스크에 대한 대비책을 찾아야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작업은 리스크의 팩터를 찾아내는 일이다. 프로모션의 유입요소에 대한 점검(윤리적인 문제, 안전상의 문제, 법률적인 문제 등)이 필요하다. ‘경품 헌터’에 대한 판단도 포함해서 고민해야 한다. (어떤 보상을 줄 것인가, 보상의 제약은 어떤 선에서 해야 하는가 등의 문제) 프로모션 시나리오를 끊임없이 복기하고 재구성해 봐야 한다. (연결고리가 매끄러운가? 돌발적인 상황은 무엇이 있는가? 등) 미디어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경쟁사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도 대단히 중요한 리스크 팩터다.
전통 매체의 힘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은 소비자와의 직/간접적인 접점을 늘릴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변모하고 있다. 과거 TV 광고 중심으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한 이슈와 변수들이 등장할 수 밖에 없고 그중 일부는 위기로 연결될 것이다. 앞으로 마케터들은 리스크를 예측하고 위기를 통제하는 방법에 더 익숙해져야만 한다. 세상이 그렇게 변하고 있다.

김봉수
 
참고
– 테크크런치의 기사 원문 , 링크
– ‘하늘에서 G2가 내린다면’ 이벤트와 유사한 코카콜라의 풍선 이벤트, 링크

[김봉수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비즈니스 프렌들리 베이스볼 – 야구 광고와 대부업 이야기

김마컴

1. 현대적인 야구 규칙이 정립된 시점은 1845년이라고 한다. 세계 최초의 라디오 프로그램이 1906년에 방송되었다고 하니 방송광고와 궁합을 잘 맞추어 프로 스포츠로서 꼭 확보해야 할 수익성에 일조하겠다는 전략적이고 원대한 계획 하에 야구 규칙이 성립되었을 리는 만무하다.

2. 그럼에도 야구는 정말 광고를 위해 태어난 스포츠란 생각이 든다. 하나의 경기를 9이닝으로 만들어 놓았다. 또 한 개의 이닝은 두 개로 나뉘어 진다. 공격과 수비가 전환될 때마다 광고를 내보낼 수 있다. 여기에 투수교체 타이밍까지 감안하면 실제 경기에서 광고를 내보낼 수 있는 기회가 적게 잡아도 대략 20번 이상은 된다.

3. 기본적으로 야구는 대단히 정적인 스포츠다. 투수와 타자를 제외한 야수들은 긴장감 속에서 가만히 자신의 포지션을 지키고 있다. 투수의 볼을 타자의 방망이가 맞추는 순간에 잠시 동적으로 전환되어 빠르게 전개되지만 곧 다시 정적인 긴장 모드로 전환되곤 한다. 결국 야구의 반복적인 패턴은 관람객의 눈이 어디로 향하게 될 지를 미리 예측할 수 있게 만들었고 그 흐름이 포착되는 순간과 공간에는 어김없이 광고가 붙어있다.

4. 2010년 1월에 가상광고의 허용을 골자로 하는 방송법과 방송법시행령이 통과되면서 야구 광고는 또 다른 전기를 맞는다. 선수들의 실망스러운 플레이 직후 감독의 답답한 표정을 보여주는 장면에선 ‘한 대 피우시고 싶으시죠?’라는 텍스트와 함께 금연 보조제 광고가 튀어나온다. 이외에도 갑자기 스마트폰이 등장하거나 타이어가 그라운드에 등장하는 모습은 이제 TV 중계에서 그다지 낯선 모습이 아니다.

5. 어느 종목보다 촘촘하게 광고를 끌어들여 ‘산업화’한 프로야구가 광고에 대해 더 고민해야 할 부분은 없을까? 광고를 통해 프로야구팬을 프로파일링 해보면 아마도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려 자동차를 사는 사람’ 정도가 될 것 같다. (대부업과 자동차, 자동차 관련 용품의 광고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프로 스포츠가 특정 산업 또는 브랜드와 강하게 결합되는 것에 왈가왈부할 수는 없겠으나 많고 많은 산업중에서 ‘대부업’과 결합되어 인식되는 것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광고 판매에 까지 KBO가 직접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겠으나 현재처럼 중간 광고가 대부업에 편중되어 있는 상황에는 직간접적인 개입이 필요해 보인다. 당장의 수익에 다소 차질이 생긴다 하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할 문제다.

6. 90년대까지는 FMCG(Fast-moving Consumer Goods)라 불리우는 화장품이나 식음료 등의 소비재 품목 중심으로 광고가 전개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향후 급격하게 IT(이통사, 핸드폰->스마트폰)와 금융 서비스로 광고의 중심부가 이동했다. 공중파를 통한 광고가 여의치 않은 ‘대부업’은 프로야구 중계를 포함한 캐이블 TV를 중심으로 위세를 떨치고 있다. 동시대의 광고를 잘 살펴보면 어떤 산업이 규모있는 수익을 올리고 있는지 대충 감을 잡을 수 있다. 그리고 해당산업은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를 규정하기도 한다. 우리는 2000년대 이후 IT의 세계에 살고있고 최근엔 모바일의 세계에 살고 있으며 우리 중 일부는 돈을 빌려야만 살 수 있는 세계에 살고 있다. ‘돈 빌려주기’가 우리 시대의 부를 ‘창출’하는 주요산업이 되었다는 사실은 여러모로 슬프다.

김봉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무례하고 공격적인 인터뷰, 베스트셀러를 만들다 – 폭스 뉴스 역사상 가장 창피한 인터뷰

1. 스타크래프트의 프로토스 유저라면 관심을 갖을 만한 제목의 책이 미국에서 나왔다. 책 제목은 ‘Zealot’ 하지만 이 책은 게임 속의 질럿이 아니라 예수를 다루고 있는 책이다. (zealot은 광신자, 열성분자를 의미한다.)

2. 예수의 전기인 ‘Zealot’의 저자 Reza Aslan은 무슬림이다. 이 책이 화제가 되기 시작한 것은 보수적인 색채가 강한 채널, 폭스 뉴스가 공격적인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부터다. 이 인터뷰 프로그램의 이름은 “Spirited Debate”. 인터뷰 속 질문은 원색적이다. “당신은 무슬림인데 왜 기독교의 창시자에 대한 책을 썼습니까?” 답변은 명쾌하고 설득력이 있다. “나는 종교 분야에 4개의 학위를 가지고 있는 학자입니다. 그중에 하나는 신약성서이기도 하구요. 또 성서 그리스어에 능통합니다. 기독교의 기원에 대해 이십년간 꾸준히 연구해 왔구요.” 인용된 대화로는 충분히 공격성이 느껴지지 않을지는 모르겠다. 조금 더 길게 인용해 보자. “무슬림이 예수의 전기를 쓴다는 것은 민주당원이 로널드 레이건에 대한 비우호적인 전기를 쓰는 것과 비슷한 것 아닐까요?” 저자의 답변이 멋지다. “아니죠. 만역에 그 민주당원이 정치학 박사이고 로널드 레이건에 대해 20여년 열심히 연구했다면 비슷하겠죠.”

3. 약 10분 분량의 인터뷰는 인터넷에서 회자가 되기 시작했고 온라인 매체 Buzzfeed는 ‘폭스 뉴스 역사상 가장 창피한 인터뷰가 아닐까?’라는 클릭할 수 밖에 없는 자극적인 제목을 달아서 이 소식을 알렸다. 이후 인터뷰 동영상은 거의 400만 회 시청되었고 저자는 트위터 상에서 순식간에 5,000명의 팔로워를 확보하게 된다. 이틀간 책의 매출은 35% 신장했고 아마존의 베스트셀러 순위 1위까지 올라가게 되었다. 출판사는 부랴부랴 5만부를 추가 인쇄했다.

4. 무례하고 공격적인 질문에 갇히지 않고 이를 적절하게 활용하여 베스트셀러로 만든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절대 이런 종류의 홍보는 돈으로 살 수가 없지요.”

김봉수

동영상 링크: http://video.foxnews.com/v/2568059649001/zealot-author-reza-aslan-responds-to-critics/

Lauren-Green-and-Reza-Asl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