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대응 3] “대중이 스스로 올바른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정보의 공유가 필요한 것이다.”

– ‘투명성’이란 정부가 시민에게 주는 일방의 시혜가 아니다.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의료기관을 공개하기로 결정을 하였고 위험시기에 이 의료기관을 방문한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보다 적극적인 조사를 실시하기로 하였습니다.”
–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프레시안에 이어 6월5일 조선일보는 평택성심병원을 실명으로 심층보도했고, 보건복지부도 오늘 B병원의 이름을 밝히고 전수조사를 실시하겠다고 했다.
함흥차사에 이은 만시지탄이지만 지금이라도 바른 결정을 했다.
‘공감’, ‘투명성’, ‘전문성’, ‘책임감’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핵심 가치다. 그 중 특히 왜 투명성일까?

소셜미디어로 인한 정보의 과잉 노출과 연결이라는 중요한 변수가 위기관리 원칙에 반영되지 않았다. 또 정부의 미디어와 대변인이 제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하다. 문형표 장관은 정부의 강박을 대변할 뿐이고, 해당 대변인은 마침 교체중이다. 질병관리본부는 트위터를 비공개로 닫고 있다. 정부 채널과 대변인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원칙 ‘미디어를 배려하라’를 실천하고 있지 않다.
더불어 ‘투명성’에 대한 근본적 이해의 부족이 크다.
다음 글을 보자.
“위기 커뮤니케이션의 실패가 가져다주는 충격은 비극일 수 있다.
(1) 정보공유 : 대중이 자신과 가족의 안전을 위해 스스로 올바른 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얻지 못한다면 생명을 잃게 된다.
(2) 명확한 가이드라인 : 대중에게 명확한 지시(clear direction)가 없다면 대중의 신뢰를 잃게 된다
(3) 대중의 신뢰 : 대중이 응급구조기관(emergency responders) 함께하지 않거나 정부의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다면 재난의 통제를 잃게 된다.“
– ‘회복력 커뮤니케이션 : 국토안보를 위한 새로운 위기커뮤니케이션 전략’, 샤론 왓슨(Sharon L. Watson), 미 해군대학원 박사학위 논문
명료하다.
메르스와 같은 광범위하게 확산된 대처의 위기, 심리의 위기 사안의 경우, 정부가 시혜적으로 정보를 닫았다 열었다 하는 것이 아니다. 대중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원칙이다.
물론 메르스 대응 초기 단계에서 최악의 상황을 고려한 위험군에 대한 ‘소개(疏開)’ 조치에 준하는 ‘극단적 통제와 격리 조치’는 필수적 과정이었음은 물론이다.
재난 대처 과정에서 정부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은 없었고, 대중은 정부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다.
비교적 사건의 시작은 통제할 수 있는 범위에 있었다. 그러나 정부 대처의 위기는 주체할 수 없는 범위로 확장되어 있다. 투명성에 대한 잘못된 이해도 한 몫을 했다.

– 퍼블릭스트래티지(에이케이스, 더랩에이치, 피크15 커뮤니케이션)

[메르스 대응 2] “확인 절차를 거친, 알고 있는 사실을 말하라”

– 희망적 사고를 버려라, 최악의 상황을 고려하라(‘평판사회’ 중 ‘위기관리의 개념들’)

“국민 여러분, 금번 메르스는 정부의 철저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감염 환자가 확산되었습니다. 우리 병원과 의료인들은 메르스 확산방지와 감염 환자의 치료를 위해 정부 대책에 적극적으로 협조를 하고 최선을 다하여 진료에 전념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도 난무하는 유언비어에 동요하지 말고 정부 시책과 병원계 대책에 적극 협조해 주십시오.”

5월30일 병원협회의 메르스 대응 발표문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 우선되어야 할 ‘전문성’의 가치를 어떻게 훼손해 혼선을 증폭시키고 신뢰를 상실하는 지를 확연하게 보여준다. 전문성이 객관성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을 잊은 처사다. “정부의 철저한 조치에도 불구하고”는 사실이 아니다. 제3자 검증과 자발적 협력의 역할을 의미를 잃었다.
국민이 정부 대응을 믿지 못하는 상황에서 병원협회와 의사는 전문성과 객관성을 가진 제3자로서의 위치를 확보함으로써 ‘하나의 팀, 하나의 목소리(one team, one voice)’의 전초를 마련해야 했다. 무조건 한 팀이 아니다.

냉정한 위치를 잃은 감정적 사고는 덧붙여진다.
“두려움이 가장 큰 적입니다. 불필요한 혼란과 오해를 극복한다면 이번 사태를 가장 신속하게 종식시킬 수 있습니다. 정부와 의료계를 믿어주십시오.”
여기서 미국 대공황 시기에 비상전권을 요구하는 대통령 루즈벨트의 말이 왜 인용되는지는 알 수 없다. 상책은 스스로가 신뢰가 되는 것이다. 중책은 믿게 만드는 것이다. 하책은 믿어달라고 호소하는 것이다.

정부의 희망적 사고를 병원협회가 이어받을 이유는 없었다. 과학자의 시선과 전문가의 메스로 차분하게 객관적 사실에 기초해 입장을 밝혔어야 했다. 하지만 병원협회는 한 걸음 더 나아가 혼란과 오해를 극복한다면 신속하게 상황을 종식시킬 수 있다고 호언한다. 전문가의 태도가 아니며 위기관리자의 자세가 아니다.

“‘위기관리의 전략가들은 초기 단계에서 의사결정 책임자와 담당자가 지양해야 할 대표적인 생각의 위험을 ‘희망적 사고’ 라고 규정한다. …… 그래서 위기전략을 짜는 사람들은’최악의 상황을 고려하라’는 원칙을 위기관리팀에 주문하고 그에 기초해 전략을 짠다.”(‘평판사회’)

하버드 케네디스쿨에서 위기리더십을 연구하는 아놀드 호윗 교수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네 가지 원칙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1. 알고 있는 (확인 절차를 거친) 사실을 말하라 (Say What You Know)
2. 취하고 있는 조치를 말하라 (Say What You’re Doing)
3. 시민들이 무엇을 해야 할지 말하라 (Say What Others Should Do)
4. 위기에 대한 해석을 제공하라 (Offer Perspective)

– 퍼블릭스트래티지(에이케이스, 더랩에이지, 피크15커뮤니케이션)

[메르스 대응 1] “B병원의 이름을 즉각 공개하라.”

– 투명성의 가치를 이해하고 공중(Public) 우선 원칙을 적용하라(*서울시 위기관리커뮤니케이션 가이드라인)

“민간에서 알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정부가 직접 병원명을 이야기할 수 없다”
– 김영택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과장, 조선비즈 임솔 기자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공개가 환자와 시민의 혼란을 막고 괴담을 막는다. 정보는 숨길 때 커지고 거짓을 만든다.

2014년 미국에 에볼라 바이러스가 상륙했을 때다. 로버트 깁스 전 백악관 대변인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중 커뮤니케이션을 자주, 상세하게 하라”고 밝혔다. 명백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홈페이지에 ‘텍사스 보건장로병원(Texas Health Presbyterian Hospital)’의 이름을 공개했고 언론은 정확하게 보도했다.

병원 이름을 밝히는 것은
1. 위험의 소재를 정확하게 제공해 대중의 적절한 행동을 유도한다. 위험 공유는 모든 위기대응의 전제조건이다.
2. 위험군에 속하지 않은 사람들의 불필요한 공포를 없앤다. 대형 재난․재해시 발생하는 거짓 상상력을 불허하는 것이다.
3. 위험군에 속한 잠재 환자들이 신속하게 검진에 응하도록 해 환자를 확인, 격리하고 2차․ 3차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심리적 재난의 포로가 되지 말아야 한다. 그러려면 사실적 대응을 해야 한다.
누구나 알아야 하는 중요하고 명백한 사실을 대중에게 공개해야 한다.

– 퍼블릭스트래지티지그룹(에이케이스, 더랩에이치, 피크15커뮤니케이션)
* 사스 대응과 세월호에서 배우지 못한 우리 정부와 사회는 혼란스럽다. 신뢰를 만들지 못하는 정부의 대응은 상황 이상의 공포를 확산시키고 있다. 개인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연재를 시작하는 이유다.

[유민영의 위기전략 39] 한 탤런트를 둘러싼 위기의 진행 – 당사자들이 모른 것은 자신이 서 있는 그라운드다.


새로운 유형의 위기관리 사건이 발생했다. 이 상황이 발생하고 전개된 조건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 유명 탤런트가 국회의원 어머니의 인턴사원을 매니저로 임시 채용하고 공유했다는 논란을 담은 오래된 보도가 인터넷 게시판에서 갑자기 불거졌다. 해당 탤런트의 부인인 판사는 화를 참지 못해 지인과 연결된 소셜미디어에 정제되지 않은 언어로 분노의 글을 썼다. 이를 본 후배 변호사는 분노에 동참해 글을 퍼나르며 더 격렬한 반응을 담아 공론의 장에서 여론에 불을 질렀다. 연예인의 일에 대해 대중은 사실보다 자세와 태도에 집중해 높은 관심을 보였고 이들 당사자들은 며칠간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적대적 매체를 점유하고 있는 대중은 격렬하게 둘로 나뉘어 대립했다. 일부 (언론이라 불리는)콘텐츠 사업자는 상황을 신속하게 전하며 부채질만 했다.
결국 현재 자신의 아이들과 함께 주가를 올리고 있는 당사자 탤런트가 두 가지 측면에서 사과했다. 과거의 사건에 대해 공직자 가족의 위치에서 처신에 대해 사과하고 아내의 잘못된 태도-적절하지 못한 표현에 대해 사과했다. 이어서 공직자 아내도 같은 어조로 사과했다.

1. 대중의 관심을 먹고 산다는 것이 위험이다
신상과 정체성에 대한 논란을 가진 국회의원과 아들 연예인, 그리고 아내 판사, 그리고 방송에 출연하는 후배 변호사라는 등장인물과 사건 자체가 가진 논란 요소는 대중적 관심과 화제의 구성요소를 충분히 갖췄다. 여기에 다중적 이해관계자와 미디어, 그리고 적대적 청중이 등장한 이 사건은 그 자체로 위험했다.

2. 현재의 이슈는 현재만을 다루지 않는다
갑자기 두 게시판에 오른 글이 의도가 있다 해도 그것은 차후의 일이 된다. 적대적 매체를 공유하는 대중과 하이에나와 같은 콘텐츠 사업자들은 과거의 이슈를 현재진행형으로 만들어버린다.
다시 정리해 보자면 하나의 사건은 실수와 맞물려 시간과 공간, 관계를 넘는 인터넷의 속성을 기반으로 한국에서 익명의 대중과 만나고 적대적 매체, 그리고 일부 콘텐츠사업자를 통해 ‘전파와 분노, 공격과 대립’의 구조 안에 들어가게 된다.

3. 공중의 미디어와 사적 공간은 구분되지 않는다
사건의 전개상 나설 수밖에 없을 때 사과를 위해 나선 당사자 탤런트는 자신이 뛰는 그라운드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다. 그 다음은 과거의 사건에 대해 아무 말을 만들지 않은 국회의원이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하겠다.
판사인 아내는 자신이 발언하는 위치와 미디어를 알지 못했거나 잠시 착각했다. 친구 공개는 사생활이 보호된다는 뜻이 아니다. 친구 공개는 고작 10cm의 벽을 갖고 있을 뿐이다. 호환마마 보다 무서운 페친(페이스북 친구)도 많다. 이른바 방변(방송 변호사)인 후배 변호사는 빨간불을 켠 카메라를 통해 자신이 누구와 만나는지를 알지 못했다. 사적 대화를 공적 미디어에 노출하는 것의 의미를 알지 못했다. 선배가 유명인의 아내인 것을 잊었으며, 청중과 대화하는 자신의 두 번째 직업인 방변을 잊었다. 재판이 아니라는 것도 생각지 못했다.

4. 대신 말하는 제3자는 무조건 선하거나 무조건 악하지 않다
코미디언 강호동씨가 잠시 은퇴했을 때 투기 의혹에 대해 연예계 동료들이 나서서 대신 말해주었다. 국가대표 기성용 선수가 사고를 쳤을 때 이청용 선수가 진정성을 적극 옹호해 주었다. 이 경우 미담을 대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효과가 크다. 대중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신뢰할 수 없는 처지의 사람을 방어해 주는 것이다.
이 경우 아내는 가족이이고 준 당사자이지만 사건에 등장하지 않은 제3자로 구분된다. 직업이 판사인 것은 상황을 더 꼬이게 만들 뿐이었다. 여기서 후배 변호사도 제3자다. 자신의 일도 아닌데 방방 뜨면서 대중에게 화를 내는 것은 제3자가 개입된 최악의 상황이다.

5. 대중은 자세와 태도를 본다
“이따위로”라는 아내의 말은 부정적 위력이 컸다. 아내와 후배는 불필요한 감정을 노출했다. 언어는 품위를 잃어 노골적이고 상대를 깔봐 공격적이다. 위에서 아래로 가르친다. 그리고 적대적이다. 이런 경우에는 판사와 변호사는 아주 나쁜 장식이 된다. “ 경우 없는” 꼬리가 더 중요할 때도 있다. 대중의 분노가 수렴되지 않는 상황과 폭발성을 내포한 소셜미디어 시대에는 개의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는 웩더독(Wag the dog)현상이 가중된다.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것이다. 후배는 사실이 아니라는 것에만 집착했다. 또 일부의 조롱과 비난을 일반화해 공격했다. 결국 많은 것을 무너뜨렸다. 위기의 순간, 대중은 물론 사실관계를 따진다. 동시에 똑같은 비중으로, 아니 더 높은 비중으로 당사자들의 자세와 태도를 본다. 또 자신이 행한 감정의 일을 잊고 상대에게는 높은 수위의 엄격함을 요구한다. 아내와 후배는 잘못된 자세와 태도를 통해 불섭을 쥐고 뛰어들어 스스로 타겟이 되었다.

6. 사과의 진정성이란 대중이 생각한 것 이상의 사과를 의미한다.
여기까지 딱 잘라 말하는 사과는 사실 없다. 그것은 조건이 되고 전제가 된다. 그러면 사과의 진정성은 사라진다. 당사자인 탤런트의 사과는 훌륭했다. 타겟이 된 아내를 질책하면서도 자신의 책임을 분명히 했다. 아내를 보호한다는 명목하에 전개되는, 사건을 연장시키는 어설픈 발언으로 감싸지 않았다. 현재의 잘못된 태도를 반성하고 논쟁이 시작된 과거의 처신까지로 거슬러 올라가 사과했다. 대중적 관심을 가진 자신의 위치를 인식했고, 공직자 아들로서의 위치까지 포괄해 사과했다. ‘아내를 탓한’ 이라는 명제는 마지막 줄에서 완벽하게 해소된다. “사랑하는 아내의 남편으로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
아내의 후배는 사과하면서도 분노를 담았고 토를 달았다. 아내는 사과문에서 “앞으로는 더욱 조심하고 공직자로서 본연의 지위에 더욱 충실하겠다”고 했다. 이럴 때 ‘지위’는 좋은 표현이 아니다.

 

유민영

[유민영의 위기전략 37] 재난의 골든 타임, 가장 먼저 도착한 사람이 현장지휘관이 된다

 

1. 2014년 5월 70대 남성이 매봉역에서 도곡역으로 가는 전동차 안에 준비한 시너를 바닥에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붙이는 상황이 발생했다. 현장에는 다행히 서울메트로 역무원 권순중씨가 타고 있었다. 그는 신속하게 화재를 진화하는 동시에 주변 시민에게 기관실과 119에 신고해달라는 구체적 행동을 요청했다. 엄청난 인명 피해를 부를 수 있었던 폐쇄된 지하철 공간의 심각한 화재는 큰 사고 없이 진압되었다.

2. 2015년 1월 11일 주말 오전에 화재가 발생한 의정부 소재 아파트에는 진옥진 소방관 이 살고 있었다. 8층에 사는 그는 화재가 발생하자 우왕좌왕하고 있는 주민들에게 자신의 위치에서 행동 요령을 제시하고 안전한 대피를 유도했다.

1) 최초 상황을 판단했다. 아래층에서 위로 불이 번지고 있다는 판단을 했다.
2) 동요하는 주민을 진정시켰다. 상황을 파악해 외치며 주민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켰다.
3) 바로 구체적 행동을 제시했다. 엘리베이터를 타지 말고 옥상으로 올라가도록 유도했다.
4) 순간 탄력성을 발휘했다. 현장의 위기관리자는 끊임없는 판단을 요구받는다. 그는 옥상으로 가는 출구를 뚫었고 10층 옥상에 연기가 퍼지자 옆층 옥상으로 이동하는 판단을 했고 장치를 마련했다.
5) 스스로 구조의 역할을 수행했다. 10층 옥상에 연기가 퍼지자 옆 동으로 판자를 대어 주민들을 이동시켰다.

3. 두 가지 사례는 말해준다. 현장에 도착한 첫 번째 지휘자가 제일 중요하다는 것. 종이 매뉴얼이 아니라 몸으로 배운 매뉴얼이 현장의 매뉴얼이 된다는 것. 결국 훈련된 사람이다. 재난 상황에 대처할 실제형 훈련(시뮬레이션 리허설)이 중요한 이유다. 누구나 현장지휘부가 될 수 있다는 생각, 그것이 핵심이다.
진 소방관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결정의 잘못될까봐 걱정이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그가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공백에 빠진 화재 현장에서 시간을 놓친 많은 피해자들이 발생했다.

4. 매뉴얼과 안전 관리자에 국한된 훈련은 한계가 크다. 민방위 훈련과 같은 형식적 훈련은 실효성이 적다.
좋은 준비 사례가 하나 있다. 서울시 소방방재본부가 주도해 서울 전역을 포괄하는 10만 위기관리자를 양성하고 실제형 교육과 훈련을 받게 만들려는 계획은 그런 점에서 재난을 대비하는 최선의 정책이며 방책이다.

유민영

[유민영의 위기전략 36] 변호사를 대변인으로 채용한 것이 아니라면

가수 신해철씨 사망과 관련해 수술을 진행한 S병원 측과 담당 변호사는 논란의 진원지다. 변호사는 실명으로 등장하지 않고 익명으로 존재한다.
5일 언론에 따르면 그는 심낭 천공 문제에 대해 S병원의 책임을 회피하고 사망에 대해 복부수술과 심장수술을 진행한 A병원을 의심하고, 또 외출·외박 과정에서 식사를 기정사실로 지적하며 고인의 잘못을 문제로 삼아 논란을 빚었다. 이후 S병원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병원은 변호사 개인의 의견이고 공식입장이 아니라고 밝혔다.

몇 가지 요소를 살펴보자.
1. 해당 변호사는 대변인이 아니다.
2. 전문성을 가진 의사도 아니다.
3. 상황을 모두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지도 않다.
4. 환자정보를 함부로 유출해서는 안 된다.
5. 현재 사건은 법정이 아니라 여론이 주도한다.
6. 경찰의 수사가 진행 중이다.
7. 유가족과 소속사가 상황을 설명하지 않았다.
8. A병원을 적으로 만들었다.
9. A병원은 자신의 변호사를 부인했다.
10. 고인을 욕되게 했다.

변호사로서도 대변인으로서도 실격이다.

위의 10가지 항목이 무슨 의미인지 살펴봤다.
1. 변호사가 바로 대변인의 자격을 갖는 것은 아니다.
2. 의료분쟁 변호사가 의료전문가는 아니다.
3. 억측과 유추는 변호사의 덕목이 아니다.
4. 환자 치료 정보를 근거로 환자를 공격한 꼴이다.
5. 그렇다. 변호사는 여론의 법정을 모른다.
6. 경찰의 수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위험하다.
7. 유가족과 소속사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공박했다.
8. A병원은 S병원과 협력하지 않을 것이다.
9. 신뢰를 무너뜨린 변호사를 잘랐어야 한다.
10. 피해자 또는 희생자를 사람을 공격해서는 안 된다.

다음카카오 사건에서도 변호사가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과도한 발언을 하고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무모한 강변을 해 설화를 만들었다.
두 사람은 모두 해당 병원과 기업의 공식 대변인이 아니었다.

법률시장의 위기와 변화는 이미 오래된 이슈다. 또 법률시장을 포함해 경영 전략과 컨설팅, 입법, 회계, 대관 업무 및 광고 홍보, 그리고 위기관리 실행의 시장이 통합되고 있는 것도 주지의 사실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변호사 직무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모색, 실천이 이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이러한 추세에서 변호사들이 앞으로 대변인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대외 협력 및 관계, 언론 홍보, 이해관계자 설득의 영역에서 활동하기 위한 교육과 훈련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이해하고 전문성을 획득해야 한다.
변호사도 시대에 따라 역할이 변한다. 정당하다.
변호사는 변호사이고 또 동시에 대변인을 맡을 수 있다.
그러나 훈련된 전문성을 획득하지 않고서는 대신할 수 없다.

위기관리를 하는 컨설턴트들도 소송의 문제가 되면 자신의 영역을 엄격히 제한한다. 고객들에게는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변호사의 특수한 권한, 의뢰인의 비밀을 보호하고 면책을 받을 수 있는 권리( privilege)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위기관리컨설턴트의 역할은 소송지원 커뮤니케이션에 국한된다는 것을 확인한다.

변호사가 대변인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여론의 전략을 습득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공감의 능력에 대한 이해,
소통의 책임과 윤리,
커뮤니케이션 전략, 프레임, 메시지 훈련
충분한 훈련과 경험을 갖추어야 한다.

근래 종편과 보도채널에 변호사들의 출연이 급하게 늘었다. 앵커는 거침없이 모든 분야를 묻고 해당 변호사는 외교·국방을 포함해 정치평론을 하고 수사과정과 피해자 및 가해자 심리에 대한 격정적인 답변을 내놓는다. 위험하다.

 

유민영

[위기전략] 고전이 된 브랜드들 – 평판지옥에서 살아남기

*주: 위기는 불시에 찾아온다. 위기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위기의 발생 자체는 통제 불가능한 영역에 있기 때문이다. 위기란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다가오거나, ‘예측했다고 하더라도 막을 수 없는’ 식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기의 크기를 최소화한다거나 위기를 수습하고 평판을 회복하는 것은 통제 가능한 영역에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를 소개한다. 위기관리의 고전이라 할 만큼 널리 알려진 사례들이지만 다시 복기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PR데일리)

위기는 생기게 마련이다.
또 어떻게든 위기는 수습될 것이다. 그러나 위기의 수습이 평판의 회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평판 회복의 속도는 다음에 달려 있다.

1) 위기 이전 평판이 어땠는지 – 좋은 이미지를 많이 쌓아왔었는지
2) 위기가 예방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이었는지
3) 위기를 통해 진 일 보 했음을 보여주고 있는지
‘평판지옥’에서 살아남은 대표적 브랜드 5개를 소개한다.

1. 존슨앤존슨 타이레놀 리콜 (1982)

1982년, 존슨앤존슨은 위기의 중심에 서 있었다. 시카고 인근에 사는 사람 7명이 갑자기 죽었던 것이다. 그들은 모두 죽기 몇 시간 전 타이레놀을 복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국은 타이레놀병을 검사했다. 약에는 시안화 칼륨이 다량 함유되어 있었다. 각각 병들은 서로 다른 공장에서 만들어졌고 서로 다른 상점에서 구매됐다.

존슨앤존슨은 유통업자와 의약 전문가에 경고문을 발송했다. 그리고 전 세계의 타이레놀을 리콜했다. 3천100만 병이 리콜됐다. 1억2천500달러에 달하는 양이었다. 핫라인도 개설했다. 그리고서 존슨앤존슨의 공장에서 독성이 유입된 것인지 아닌지 검사했다.
조사관들은 어떤 사람이 상점 상점을 돌아다니면서 병에 칼륨알약을 넣었다고 결론 내렸다. 존슨앤존슨은 진범이 누군지 밝히기 위해 FBI, 시카고 경찰, 그리고 식약처(FDA)와 협조해 일했다. (그러나 범인은 붙잡히지 않았다.)

다시 타이레놀이 판매되기 시작했을 때, 타이레놀은 소비자가 개봉하기 전에는 그 누구도 건드릴 수 없게 봉해져 있었다. 2.5달러짜리 쿠폰도 있었다.

사람들은 당연하게도 타이레놀을 사는 데 찝찝함을 느꼈다. 1년 뒤인 1983년, 의회는 ‘악의적으로 제품을 변조하는’ 것을 연방범죄로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존슨앤존슨은 위기에 잘 대처했다. 빨리 움직였고, 조사관들에 협조했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했으며 재빠르게 리콜했다.
2. 페리에 리콜 (1990)

1990년, 페리에는 “자연의 청정함”으로 명성을 쌓고 있었다. 독성물질인 벤젠이 발견되기 전까지는 그랬다.

노스캐롤라이나 당국은 주 수원공급처의 청결도 검사에서 페리에가 완벽히 정수되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했다. FDA는 페리에 정수검사가 다른 주에서 실시된 것이었다고 밝혔다. FDA 대변인은 또한 샘플테스트에서 인체에 해를 줄 만큼 검출된 건 아니라고 말했다.
하지만 페리에는 1억 6천만 병에 달하는 페리에를 리콜하기로 결정했다. 이슈가 터진 바로 그 주에 그렇게 결정했다. 오염된 페리에는 그 중 단 13병뿐이라는 계산이 나왔음에도 그렇게 했다.

원인은 인재(Human-Error)로 밝혀졌다. 두 가지 이야기가 돌아다녔다. 플라스틱병 공장에서 필터를 갈아 끼우는 것을 잊어버렸다는 것이 하나였고, 다른 하나는 공장 직원이 생산라인을 청소했던 용액에 벤젠이 함유되어 있었다는 거였다.

며칠 후 페리에는 기자회견을 열었고 거기서 진짜 원인을 밝혔다. 누군가 플라스틱 병 공장에서 필터 갈아 끼우는 것을 잊었고 그 때문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벤젠이 물에 들어갔다는 것이었다.

페리에가 24시간 핫라인을 개설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점들은 본점에서 어떤 지침을 거의 받지 못 했다. 이 때문에 대중들은 정보를 얻기 힘들었다. 페리에의 주식 거래는 며칠간 중단됐다가 141달러 하락한 가격에 다시 거래됐다.

1992년, 네슬레(Nestle)가 페리에를 인수했다. 현재 페리에는 140개국에서 매년 10억 병이 팔린다.
3. 제트블루 딜레이 JetBlue delays (2007)

제트블루 항공사는 고객중심적 가치들이 역행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눈보라가 몰아치던 발렌타인데이에도 제트블루는 비행을 취소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 결정 때문에 1천 명이 넘는 고객들이 이륙되지 않는 비행기에 방치되어야 했다. 어떤 비행기는 승객을 태운 채 활주로에서 무려 11시간을 서 있었다. 수천 명의 승객들이 공항까지 와서 얻은 것은 ‘당신의 비행기가 취소되었다’는 정보였다.

제트블루 대표는 황금시간대 TV쇼 여러 개에 출연했다. 유튜브에도 사과영상을 올렸다. 이런 사태는 더 이상 벌어지지 않을 것이며, 제트블루가 ‘다른 회사’로 거듭날 것임을 약속했다. 제트블루는 ‘비행자의 헌장(flyer’s bill of right)‘을 썼다. 고객에 대한 제트블루의 책임을 공식화하는 내용이었다.

제트블루는 ‘위기에서 배운’ 기업이 됐다. 이제 제트블루는 날씨가 좋지 않을 것 같으면 비행을 미리 취소한다. (2014년 겨울 폭풍 건을 보자. 비행은 빠르게 취소됐으며 그 정보를 전달하고 보상했다.)
4. 도미노 스캔들 (2009)

2009년, 노스캐롤라이나의 도미노피자 직원 2명은 비위생적인 것을 자신들이 만들고 있는 피자에 넣는 동영상을 찍었다. 그리고 그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버렸다. 전세계에서 대서특필됐다.

유튜브 영상 클릭 수가 1백만을 넘겼을 당시 어떤 블로거가 그 영상의 존재에 대해 도미노 측에 알렸었다는 것이 방송되면서 상황은 더 악화되었다.

도미노 대표는 강력한 어조의 선언문을 유튜브에 올렸다. 직후 도미노는 트위터 계정을 만들었다. 사람들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 말이다.

도미노는 이제 소셜미디어계 스타다. 당시 만들었던 트위터계정은 정보로 그득해서 오히려 사람들로 하여금 도미노의 공식계정을 팔로우하도록 독려한다. 도미노가 가지고 있는 모든 트위터계정은 친근하고 고객서비스가 좋기로 유명하다. 유튜브계정은 150만 뷰를 가지고 있으며 미국 페이스북페이지는 970만 명이 ‘좋아요’하고 있다.

5. 쉘과 니거델타 Shell and the Niger Delta (1995)

브랜드로서의 쉘은 성공적으로 살아남았지만, 니거델타 위기로부터의 치유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1995년, 나이지리아 어느 지역의 부족 리더는 니거델타의 오염된 환경을 깨끗이 해달라고 쉘에 요청했다. 기름 때문에 지역의 우물은 썩어가고 있었고 사람들은 그 때문에 죽어가고 있었다. 리더는 우물에 깨끗한 물을 돌려달라고 요구했고, 쉘의 수익 일부를 지역사람들과 나눠달라고 말했다.

쉘은 1995년 6월 나이지리아를 떠났다. 평화적인 시위가 일어나고 결국 정부군의 학살로 이어졌을 때였다. 정부는 반정부 시위의 리더를 사형에 처했고 다른 몇몇 사람들도 죽였다. 쉘은 묵인했다. 쉘의 평판은 땅에 떨어졌다.

쉘은 학교와 병원 그리고 환경에 공헌하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상황에 맞는 요구에 응하기로 약속했다. 2년 만에 쉘의 평판은 바뀌었다. 정직하고 청렴하며 사람을 존중하는 기업이라고 인식되었다. 지속가능하고 공존 가능한 기업으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쉘이 당시 상황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거나 사과하지는 않았다. 현재 쉘은 인권을 존중하고 있지만 여전히 잊을 만하면 한 번씩 평판지옥으로 끌려가곤 한다. 예를 들면 이렇다. 암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최근 니거델타의 사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잘못 신고했다는 이유로 쉘을 고발했다. 사업은 잘 돌아가고 있지만, 브랜드는 아직 평판 지옥에서 벗어나지 못 했다.

어떤 브랜드들이 위기에 잘 대처하고 비슷한 위기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잘 대처하는 데 반해 다른 브랜드들은 그들의 역할을 외면해버린다. 위기가 온다면 우리는 장기간의 평판과 단기간의 수익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 모든 브랜드는 ‘선행(goodwill)’을 저축해놓아야 한다. 위기는 곧 완벽한 기회다.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가 뭔지, 어떤 것이 맞는 것인지 알게 될 것이니.

출처: http://www.prdaily.com/Main/Articles/17175.asp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