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영의 글쓰기 심화를 위한 노트 24] 반문(反問)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자. 독자를 깨어있게 하자.

정치인이 대중연설을 할 때면 청중들의 의견을 묻는 경우가 있다.
청중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게 우선의 목적이다.
한편으로는 주의를 집중시키는 역할도 한다.
대중연설에서는 대부분 ‘예’, ‘아니오’의 대답을 유도한다.
간단한 명사형 대답이나 호명(呼名)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살아있는 글은 독자와 함께 호흡한다.
수시로 독자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어야 한다.
또 독자의 주의를 끊임없이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
중간중간마다 독자에게 질문을 던져야 한다.
잠깐이라도 생각하게 만들어야 한다.
형식은 반문이지만,
결국은 자신의 생각을 강하게 주장하는 것이다.
다음의 글을 보자.

당신은 행복한 아침을 맞고 있습니까?
당신의 출근길은 쾌적하십니까?
만원 지하철 안에서 여유를 만끽하고 계십니까?
꽉 막힌 도로를 보며 노래를 흥얼거리기도 하십니까?
진땀을 흘리며 출근한 사무실, 지각한 당신을 째려보는 상사가 좋으십니까?

이러한 이야기들을 평이한 문장으로 서술하면 어떤 느낌이 될까?
긴장도 떨어지고 공감도 얻기 어렵다.
그럴수록 필자와 독자 사이가 멀어진다.
독자를 필자 옆에 붙들어놓기 위해서 노력하자.
수시로 독자를 콕 찔러보자.

 

윤태영

[글쓰기 심화를 위한 노트 16] 메시지를 강요하지 말자. 담담한 묘사로도 전달이 가능하다.

자신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글을 가끔 접한다.
주장엔 공감하지만 글의 전개방식이 못마땅하다.
나중에는 주장에 공감하는 것조차 부담스러워진다.
설득은 독자와 공감하는 과정이다.
자신의 주장만 일방적으로 되풀이하면 공감을 얻을 수 없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차분하게 논리를 전개해야 한다.
수필이나 서정적인 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런 글일수록 오히려 더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핵심을 정형화된 문구로 만들어 드러내기보다는,
담담하게 인물, 장면, 대화를 묘사하다 보면
의도한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다.
다음은 노 대통령 재임 중에 쓴 국정일기,
‘파격과 변화로 혁신, 또 혁신’에서 인용한 대목이다.
대통령의 이야기를 열거하면서 그의 캐릭터와 생각을 드러내고 있다.

대통령은 오늘도 끊임없이 사고의 전환을 역설한다. 특히 수도권 중심 사고를 벗어나 지방이 스스로 운명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는, 사고의 전환을 거듭거듭 이야기하고 있다. 낙후지역 개발 문제를 다룬 15일 국정과제회의에서도, 그 다음날 포항에서 열린 지역혁신협의회 회의에서도 대통령은 참여정부 균형발전 전략의 토대가 되고 있는 혁신의 철학을 진솔하게 표현했다.

“자원을 투입할 때에는 성공이 확신되는 쪽에 투자를 집중하겠다.”
“기존 사업도 성과가 검증되지 않으면 돈을 쓰지 않는다. 불용액으로 남는 한이 있어도 성과 있는 것에만 지원하겠다.”
“이제는 지방이 주도하고 중앙이 지원하는 체계로 간다.”
“옛날에는 대통령이 이렇게 내려오면 지시를 내리고 지역사회에 선물을 주었지만, 이제는 지역혁신협의회가 어떻게 토론하고 논의하는가가 더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과 그 지역 스스로의 노력이다.”
“더 이상 수도권을 쳐다보지 말고, 지방발전의 창의적 전략을 제출해 달라.”
“창을 열고 크게 바라보자.”
이렇듯 대통령은 쉼 없이 파격 또는 새로운 변화에 앞장서고 있다. 며칠 전 한·일정상회담 준비상황을 보고받는 자리에서의 일이다. 준비 팀이 보고하기를 이번 회담은 전 행사가 노타이로 진행된다고 했다. 대통령은 특유의 애드리브로 다시 한 번 좌중을 웃겼다.
“난 넥타이를 안 매면 인물이 죽는데….”

윤태영

[커뮤니케이션 포인트] 너의 목소리를 들을게 – 듣는 것이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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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가 화제다. 극중 수하(이종석 분)는 다른 사람의 말을 들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진실공방을 벌어지는 법정 장면에서 수하는 유일하게 진실을 파악할 수 있는 인물로 그려진다.
타인의 마음을 들을 수 있는 모티브는 예전에도 있었다. 2000년에 개봉한 <왓 위민 원트 (What Women Want)>의 주인공은 여성의 마음을 들을 수 있는 능력을 예기치 않게 얻게 된 남성 광고기획자다. 주인공은 그 능력을 사용해 여성고객을 타겟으로 하는 광고를 기획한다. 결국 그는 원하던 광고를 따내는 데 성공한다.

현대 사회에서 타인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사람에게는 많은 기회가 찾아온다.

1. 마음을 듣는 사람: 신뢰의 커뮤니케이션

드라마나 영화처럼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이 현실에는 없지만 타인의 마음을 들을 수 있는 사람은 있다. 정신과 의사다. 그들의 사회적 발언의 힘이 커지고 있다. 이들의 권위는 사람들의 내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는 것에서 나온다.

“마음이 아픈 아이와 그 부모들을 만나다 보면 정말 이런 동상이몽이 없어요. 부모는 ‘우리 아이가 엄마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몰라요’라고 말하는데 정작 아이는 ‘엄마와는 말이 안 통해요’라며 답답해해요. 정말 엄청난 간극이죠.” (서천석 소아정신과 의사, <베스트베이비>, 링크)

서천석 의사는 그런 사람 중 하나다. 그는 라디오프로그램과 네이버 매거진, 각종 패널 등으로 활동한다. 자신의 위치로 인해 많은 부모들과 아이들의 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기 때문에 대중들은 그의 말을 신뢰한다.

“위로는 상대에게 내 시간을 선물하는 것입니다. 상대에게 아무 말 하지 못하더라도, 함께 충분히 옆에 머물면서, 당신이 내게 중요하다는 것을 시간을 통해 증명하는 것이 위로입니다.” (서천석 의사, <경향신문>, 링크)

결국 전문성이다. 사람들은 단순히 의사이기 때문에 마음을 털어놓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듣는 것의 전문성을 갈고 닦은 의사에게 마음을 연다.

2. 비밀을 듣는 사람: 익명의 커뮤니케이션

타인의 비밀을 모으는 사람도 있다.

프랭크 워런은 지난 2004년 재미로 사람들의 비밀을 모으기 시작했다. 포스트카드 3000장을 준비해 워싱턴에 놓아둔 것이다. 남들에게 한 번도 털어놓지 않은 비밀을 보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사람들은 기꺼이 비밀을 보냈다. 사람들은 자신의 비밀을 익명으로 털어놓을 수 있는 대나무숲을 발견한 것이었고, 프랭크는 그 사람들로부터 다양한 사연을 받고 세상을 다른 눈으로 바라볼 기회를 얻었다.

프랭크는 워싱턴뿐만 아니라 텍사스, 벤쿠버, 심지어 이라크에서까지 비밀엽서를 받았다. 그가 모은 비밀엽서는 50만 장에 달한다. 비밀엽서에는 황당하거나 슬프거나 인간애가 담긴 사연들이 담겨 있었다.

그는 수많은 비밀엽서를 공개하는 사이트(http://postsecret.com/)를 만들어 다른 사람들과 소식을 나누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우연히 주운 필름을 현상한 사진을 보냈는데, 사이트에 게재된 그 사진을 보고 실제 주인이 찾아가기도 했다.

프랭크는 세상 곳곳에 잠들어 있는 스토리들을 끄집어내는 사람이 됐다. 수많은 사람들의 비밀로 구성한 세상을 이야기할 수 있게 된 그는 테드(TED)에서 감동적인 강연을 할 만큼 성장했다. (http://on.ted.com/PostSecret).

3. 불만을 듣는 사람: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한 사람이 차를 타고 던킨도너츠 드라이브 스로우에서 커피와 도넛을 주문했다. 점원이 실수로 커피를 쏟았다. 흰 셔츠와 새로 뽑은 차에 커피가 스며들었다. 그는 이 상황을 트위터에 올렸다. 15분 후 그는 던킨도너츠 측으로부터 그의 전화번호를 묻는 트윗을 받았고 정중하게 사과하는 전화와 10달러 기프트카드를 받았다. 그는 블로그에 이렇게 포스팅했다. “진정 소셜미디어의 시대다. 소셜미디어가 내 목소리를 듣고 있다.”

던킨도너츠 측의 실수에 화가 나 있던 그를 던킨도너츠에 우호적인 고객으로 바꿀 수 있었던 사람은 누구일까? 어떻게 이렇게 할 수 있었을까?

소셜미디어를 분석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아이디어를 얻고 불만을 찾아내어 시정하는 일을 담당하는 사람이 있다. CLO(Chief Listening Officer)다. 위기관리 혹은 예방과는 별개로, ‘듣는 것’은 브랜드가 항상 고객과 커뮤니케이션하고 있다는 신호를 준다. 이는 고객들에게 신뢰를 준다.

4. 타부서의 목소리를 듣게 하는 사람: 소속감 커뮤니케이션

‘스티브잡스는 매주 각 부서 멤버들과 만났다. 매 월요일 아침마다 전 부서의 멤버들이 회의실에 모여 커피토크 시간을 30분간 가졌다. 주말 상황을 체크했고, 새로운 주에 할 수 있는 것들을 논의했다. 이 모임에서 모든 직원들은 확신을 가졌다. 애플의 프로젝트에서 낙오되거나 뒤처지는 부서는 없다고. 직원들의 소속감은 애플에 있어 매우 중요했다. 직원들이 커피토크 시간에 얻었던 공짜 도넛의 가치만큼이나 중요했다. 매 월요일마다 이들이 모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들은 어마어마하게 바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모임의 구심점에 잡스가 있었기에 모임은 원활하게 유지되었다. 이 모임을 통해 구성원들은 모든 부서가 온전하게 통합되어 있다고 느끼게 되었다. 애플의 소매 유통구조, 아이튠즈를 통한 전자상거래, 그리고 지니어스 바(애플스토어에서 모든 것을 상담하는 전문요원이 있는 곳) 등이 혁신적으로 이뤄진 데에는 이런 배경이 뒷받침되어 있었다.’ (출처: 더메이크굿닷컴, 링크)

5. 듣는 것을 넘어서: 공감의 커뮤니케이션

도입부에서 언급했던 사례를 다시 보자.
<왓 위민 원트>에서 주인공은 여성의 마음을 들을 수 있었지만 그것이 곧 여성의 마음을 얻는 것으로 이어지지는 못 했다. ‘공감’이 결여됐기 때문이었다. (참고: 조선일보, 링크)

‘미국 퍼듀 대학 조사에 따르면 89%의 고객은 “제품에 하자가 있더라도 해당 기업이 나의 불만을 경청하고 효과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준다면 그 기업의 제품을 재구매할 의사가 있다.” (LG 비즈니스 인사이트, 2013.02.06.)

누군가가 불만을 제기하는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기계적인 불만처리가 아니라 충분한 공감과 진정한 사과, 그리고 선제적으로 문제의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김정현

사진출처: 패스트컴퍼니

[커뮤니케이터 – 오바마 따라잡기 4] 타고나고나, 훈련되거나, 조직되거나

토네이도오바마

위기에 처한 오바마 대통령은 전방위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스토리가 있는 적장의 장수를 데려오며 불법도청의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하려 합니다. 그런 와중에 허리케인의 상처를 입은 공화당 주지사 지역을 무시로 방문하고 딸의 농구팀 코치로도 뜁니다.
오바마의 공감 능력은 어디까지 일까요?

1. 뒤에 선 카메라를 향해 이런 모습이 잡힐 수 있다는 것은 온몸의 촉수가 한 순간도 상황을 놓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기자와 훌륭한 전속 사진사가 있다고 해도 이것은 타고났다고 볼 수 있고, 철저하게 훈련된 것의 총합이다. 매우 중요한 대통령의 능력이다.

2. 이 와중에 오바마는 매주 막내딸 샤샤의 농구팀 코치로 뛴다. 그의 표정과 인터뷰는 천연덕스럽기까지 하다. 그는 인간의 모습을 한 정치인을 보여준다. 미워할 수 없게 만드는 힘이라고 하겠다.

3. 다음커뮤니케이션 임원 임정욱씨는 그의 트위터 (@estima7) 에서 “오바마는 미국인들에게 ‘One of us’라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평했다.

그나저나 모두들 좋은 주말 보내세요.

by 유민영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

사진출처: 백악관 홈페이지 photo of the 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