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의 미래 54] 댓글에 대한 조금 창의적인 생각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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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댓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어떤 사람들은 극단적 악플로 가득한 쓰레기장을 연상할지 모른다. 누군가는 촌철살인의 베스트댓글들 때문에 웃었던 경험을 떠올릴지도 모른다.
문제가 되는 것은 악플들로 가득한 댓글란이다. 많은 사이트들은 악플들을 상대하는 것에 지쳐서 이제 댓글을 제한하고 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 연동시킨 후 댓글을 달 수 있게 하는 등 익명성을 포기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허핑턴포스트가 그렇다. 뉴욕타임스는 댓글담당 팀을 만들어 관리한다. 댓글에 대한 논의는 거의 어떻게 악플을 순화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런데 사실 댓글은 저널리즘을 강화하는 존재다. ‘대화’를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제한할지에 대한 논의보다 어떻게 순기능을 강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이유다.
국제 저널리즘 페스티벌에서 프로퍼블리카 선임연구원 아만다 자모라가 이야기한 ‘댓글에 대한 조금 창의적인 고민 3가지’를 보고 함께 고민하면 어떨까 한다.

“‘대화’는 저널리즘의 보충제입니다. ‘대화’는 커뮤니티의 속성이기도 하죠.” 자모라는 이렇게 말한다. “‘대화’의 경험 때문에 한 번 온 사람들이 다시 그 사이트를 찾는 겁니다.”

댓글에 대해 논의되고 있는 사안은 대개 어떻게 하면 악플들을 순화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자모라는 이런 논의에서 한 발 나아가라고 제안한다. 뉴스 편집자이자 커뮤니티 매니저라면 더 창의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독자들이 올려놓은 댓글들을 가지고 생각하는 대신, 대화와 커뮤니티에 대해 상상하세요.”

이를 위해, 자모라는 창의적으로 접근해야 할 세 가지 분야를 제시한다. 생각한 대로 척척 바꿀 수 있는 방안은 아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방식을 바꿀 수 있도록 자극할 수 있는 방안이다.

1. 디자인

“댓글에 있어서 좋은 디자인은 미적으로 아름다운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댓글과 대화에 대한 사용자경험이 디자인에 중요한 요소입니다. 또, 대화를 촉진하고 싶다면 독자들이 어떤 면에 기여해줬으면 하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워싱턴포스트 사이트에 실린 ‘인터넷 감시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이라는 꼭지를 보면, 사이트가 어떻게 사람들을 생산적인 토론으로 이끌 수 있는지 알게 될 것이다. 기사를 읽어보지도 않은 채 댓글을 달거나, 어떤 특정한 댓글을 물고 늘어져 싸움이 시작되는 식이 아닌 건설적 대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http://www.washingtonpost.com/politics/make-your-case-internet-surveillance/2013/06/10/f12ada1e-d1fd-11e2-8cbe-1bcbee06f8f8_allComments.html)

‘인터넷 감시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의 매커니즘은 다음과 같다.
1) 독자는 일단 질문을 읽게 된다. 질문: “정부가 미국시민들의 개인적인 인터넷 기록을 감찰해야 한다고 봅니까?”
2) ‘그렇다’ 혹은 ‘그렇지 않다’ 중 하나의 의견을 고른다.
3) 의견을 고른 후에야 댓글을 남길 수 있다. 타인의 댓글에 평점을 매길 권한도 생긴다.

이런 절차는 사람들이 기존 댓글과 다른, 건설적인 논의를 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다. 시의성 있는 주제에 대한 논의일 경우에 좀 더 적합한 절차다.

이런 구조를 설계할 때는, 주제와 관련 있고 성의껏 작성된 댓글만 남기면 된다. 댓글 각각에 평점을 매길 수 있는 기능을 설정하는 것도 좋다. 이 기능은 특히 정치성향에 따라 의견이 다를 수 있는 이슈라면 더욱 도움이 된다. 댓글을 쓸 때 한 번 더 생각하고 글을 쓰도록 유인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2. 생각구름

맥락이 맞닿은 댓글들을 한 번에 파악할 수 있게 하는 것도 건설적인 댓글문화를 만드는 데 좋은 방법이다. 독자들이 댓글을 쓸 때 주석을 달 수 있게 하는 것으로 가능할 수 있다.

“독자들이 어떤 세부적인 내용에 반응할 때는 어떤 특정한 방식으로 그들의 의견을 말하는 경향이 있어요.” 자모라는 말한다. 즉, 그 특정한 방식을 보인 댓글들을 묶는다면 비슷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ProPublica는 Readrboard 댓글 기능을 도입했다. 글자구름을 연상하면 이해가 쉽다.
ProPublica에서 리드보드를 만들 때 걱정은, 악플들이 많이 달려서 리드보드가 정상적으로 사람들의 생각들을 보여주지 못 할지 모른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러기는커녕 리드보드는 하나의 독립적인 댓글구조로 자리 잡았다.

“댓글 담당자가 할 일은, 댓글의 프레임을 약간 만져주는 것입니다. 어디서 시작해서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 사람들에게 가이드라인을 주는 겁니다. ‘무엇을 말하든 자유입니다. 원하는 모든 것을 하세요’라고 말하는 게 아니란 거죠.”

3. 댓글 구조 바꾸기

온라인 스토리 자체에 피드백을 줄 수 있도록 하는 댓글 구조도 상상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각 대학교 별 인턴십 현황’에 대한 글을 작성할 때는 대학생들에게 평점과 평가를 얻을 수 있다. 최저임금과 관련된 경험과 그에 대한 생각을 얻을 수도 있다. 임금을 얼마나 받는지, 어떤 산업군에 종사하는지를 묻는 식으로 말이다. 이런 종류의 정보성 댓글이라면 언제나 도움이 되게 마련이다.

출처: http://www.journalism.co.uk/news/3-ways-to-think-more-creatively-about-comments/s2/a556675/

[커뮤니케이션 단신] 유튜브 댓글 개편, 구글플러스와 연동

1. 9월 24일, 유튜브 댓글 방식이 개편되었다. 유튜브의 공식 블로그는 “당신이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동영상을 보고 있다면, 어떤 종류의 댓글을 보고 싶겠습니까? 저스틴 팀버레이크 본인이나 이 동영상을 좋아하는 사람, 혹은 어쩌다 랜덤으로 들른 사람의 댓글?” 이라는 질문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2. 유튜브 댓글 개편의 가장 큰 방향은 구글플러스와의 연동이다. 또한 댓글 노출 순서에 우선순위를 두었는데, 동영상 제작자나 인기인들의 댓글이 상단에 노출되며, 구글플러스의 서클에 추가된 지인들의 댓글도 위에 노출된다. 댓글을 전체공개할 수도 있고, 구글플러스의 일부 서클에 속한 사람들에게만 공개할 수도 있다. 특정 단어가 속한 댓글은 자동차단되게 할 수도 있고, 어떤 댓글은 자동수락될 수도 있다. 즉, 특정 팬들이 단어를 지정해 댓글을 쓰면 그 댓글은 동영상 게시자의 수동 수락 없이 자동으로 등록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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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번 댓글 개편은 폐쇄형 SNS에서 느낄 수 있는 친밀함, 지인들의 댓글이 중요한 사용자들에게는 반가운 방식이지만, 자유로운 소통이나 재기발랄한 댓글을 우연히 만날 기회는 줄어들 수 있다는 점에서 조금 아쉽다. 댓글 노출의 우선순위 로직에 대해 사용자가 공감하지 못한다면 최악의 개편이 될 수 있다. 구글플러스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고육책이겠지만, 구글플러스를 개설만 하고 아무런 서클 활동을 하지 않는 사용자들이 다시 활발하게 사용할만한 매력적인 점이 드러나지 않는다.

송혜원
출처: 링크

[저널리즘의 미래 16] 댓글도 기사의 일부다 – 허핑턴포스트와 뉴욕타임즈의 댓글 정책

1. 허핑턴포스트 편집장 아리아나 허핑턴은 9월부터 익명 계정 생성을 전면 차단한다고 밝혔다. 허핑턴은 “표현의 자유는 자신의 발언에 책임을 지고 익명 뒤에 숨지 않는 이들을 위한 것”이라며 성숙한 인터넷 문화 정착을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2. 허핑턴포스트의 매니징 에디터 지미 소니(Jimmy Soni)가 8월 26일에 올린 ‘허핑턴포스트가 익명 계정을 끝내는 이유’ 라는 글을 보면 9월부터 실시될 내용이 조금 더 자세히 나와 있다. 9월부터 익명 계정을 만들 수 없으며, 인증은 내부적으로 검증될 것이라고 한다. 또한 기존에 만들었던 익명 계정은 여전히 익명으로 남아 있을 수 있다. 새롭게 계정을 만드는 경우에만 익명이 허용되지 않는다.

3. 허핑턴포스트의 댓글은 2010년에 만든 ‘배지(badge)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배지는 작성자의 이름이나 글에 붙는 시각 이미지인데, ‘네트워커(networker)’ ‘수퍼유저(superuser)’ ‘모더레이터(moderator)’로 나뉜다. 팬과 추종자가 많으면 네트워커, 댓글을 많이 달거나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서 이야기를 많이 공유하면 수퍼유저, 또 적절치 못한 댓글을 신고해 허핑턴포스트 스태프들이 그걸 보고 실제 댓글을 삭제했을 경우에 모더레이터 배지를 받게 된다. 모더레이터는 일종의 자정 기능을 하는 자원봉사 요원으로 신고한 댓글 중 100개 이상이 삭제될 경우 직접 댓글을 삭제할 권한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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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지미 소니는 허핑턴포스트에 한 달에 9백만 개의 댓글이 달리며, 이 중 4분의 3은 엄청난 속도로 달리는 스팸과 광고 댓글이거나 내보낼 수 없을 정도의 심한 비방을 담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현재 운영중인 40명의 모더레이터들은 맥락 속에서 토론과 대화를 이어가거나, 베스트 댓글을 추천하는 대신 쓰레기 댓글을 청소하는데 힘을 소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익명 계정 생성 방지를 통해 독자들 사이의 진정한 대화를 위한 긍정적인 환경을 만들 것이며, 현재 남아있는 부정적이고 더러운 댓글은 지우지 않고 남겨둘 것이라고 밝혔다.

5. 뉴욕타임즈는 양질의 댓글을 독려하고 독자 커뮤니티를 활성하기 위해 ‘레벨 업’ 시스템을 2011년 도입했다. 지속적으로 양질의 댓글을 달아온 독자들에게는 “신뢰할만한 독자(Trusted)”라는 표시와 체크 마크가 이름 옆에 붙게 된다. “신뢰할만한 독자”의 댓글은 편집장의 리뷰 없이 바로 게재가 된다. 이러한 댓글은 독자뿐만 아니라 기사를 작성한 기자도 이들의 의견에 쉽게 답할 수 있어 양방향 소통이 가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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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7월부터는 댓글 하이라이팅 기능을 넣어 “독자의 시선(Readers’ Perspectives)”이라는 섹션으로 기사 중간에 댓글을 끌어올려 주목도를 높이기도 했고, 각 지역에 관련된 기사는 그 지역 독자의 댓글을 보여주기도 한다. 중국 관련 기사에 중국어로 된 댓글이 영어 번역본과 함께 실리는 식이다. 뉴욕타임즈의 최종 목표는 독자와 기자 사이의 경계를 없애고 독자가 스토리의 일부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6. 한국은 평균 이용자 10만명 이상 사이트에 대해 2007년 7월 인터넷 본인확인제(실명제)를 도입했으나 2012년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인터넷 본인확인제가 폐지됐다. 악플의 소폭 감소가 제한적 본인확인제 시행의 결과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그 인과관계를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 없고, 또한 본인확인제 실시 이후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위축효과(chilling effect)에 대한 고려 없이 그 효과만을 단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7. 모더레이터조차 쓰레기 댓글에 파묻혀 자정기능을 잃고 있다는 허핑턴포스트와 독자의 댓글이 기사의 일부가 되도록 하겠다는 뉴욕타임즈. 창의력이 번뜩이는 베스트 댓글과 익명성에 기댄 악플 사이에서 ‘성숙한 인터넷’과 저널리즘을 만들어가는 외줄타기가 쉽지 않다.

송혜원

* [저널리즘의 미래] 이전 글들을 보시려면: 링크
출처:
허핑턴포스트, 링크
GIGAOM, 링크

[대통령의 커뮤니케이션] 대통령의 언어, 협상의 언어, 반박의 언어, 언론의 편집 – 한 국가의 역사와 전략으로서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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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기록의 산물이다. 우리가 역사책을 읽는 것은 기록 속에 담긴 정서와 의미를 간접 체험하는 행위다. 역사는 승리한 자의 기록이라고 역사학자 E.H 카는 말했다. 하지만, 우리가 남겨야 하는 건 승자의 기록만은 아니다. ’현재의 우리‘가 사라지고 난 다음 후손들은 우리가 남긴 기록에서 ’현재의 우리‘를 어렴풋이 짐작할 것이기 때문이다.’

– 2007 남북정상회담 공동취재단 : 2007 남북정상회담 취재기 <50년 금단의 선을 걸어서 넘다> 발간사 중에서

1. 노무현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은 회담을 기록하고 문서로 남길 것을 지시했다. 대화록이 공개될 것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기록을 남겼던 것은 후대에게 ‘사실’을 ‘전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후속 정권이 남북정상회담 혹은 남북관계를 해결하는 데 있어 참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전략이 달라도 반드시 참고해야 하는 자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언론에 자신의 말이 리크(leak)가 되었을 경우, 자신이 한 말이 정확하다면 한 번도 유출된 것에 대해서는 나무라지 않았다. 잘못된 전달에 대해 질책했던 적은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정상회담의 기록을 그대로 기록할 것을 지시했을 때 이미 공개될 것으로 예견했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을 외교의 전략과 국가정보로 활용하기를 바란, 전임 대통령의 의무라고 봤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때 기록은 정치가 아니라 정보다.

2. 국가정보원

국가정보원은 국가의 정보를 지키는 곳이다. 국내외의 수많은 정보와 관계를 다루는 국가 최고 정보관리 기관인 국정원은 고도의 전략적 판단과 기술을 담보해 일하는 곳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2007남북정상회담 발췌문의 공개는 부적절했다. 결정적으로 핵심요소에 대한 가치관리를 간과했다. 대내적으로는 최고급 정보가 언제, 어디서, 누구를 위해 관리되고 사용되어야 하는 것에 대한 실패라고 볼 수 있으며 대외적으로는 국가 최고급 정보를 만천하에 노출시키는 실수를 국정원이 주도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것이 최대의 패착이다. 공개의 이유로 국가안위를 강조한 군인 출신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은 외교의 ‘전략적 모호성’과 ‘한국 이니셔티브’를 이해하고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최고급 정보는 함부로 남에게 주는 것이 아니다. 국가이익이 모든 것에 우선하는 외교 전쟁에서는 더욱 그렇다. 국정원 댓글 사건이 이념의 이슈로 가려질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심각한 오해다. 위기는 그렇게 가려지지 않는다.

3. 박근혜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은 정파의 수장이 아니다. 정부의 대표다. 국가를 대표해서 외교를 관장하는 최종책임자다. 그런 점에서 이번 메시지 관리는 아쉽다. 정부의 연속선상에서 외교•국방•안보의 최고관리자라는 점을 놓쳤다. 박 대통령의 지지도가 상승곡선을 그리고 유지되고 있는 것은 정부의 대표이며 국가의 위기관리자로서의 일관성과 안정성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니었다. 아마도 타협할 수 없는 신념의 문제로 접근한 것이다. 그래서 국가 외교 수장으로서의 스텐스를 잃게 된 것이다. 대한민국 외교는 스스로 최고급 정보를 유출한 것에 대한 후속 위기를 겪게 될 것이다.

대통령은 정보를 다룰 때 정권의 신념으로 다루기보다는 정부의 원칙으로 다루는 것이 맞다.

박 대통령의 외교는 정통파 우완 투수를 연상시킨다. 클래식 외교다. 그런데 자신의 철학과 스타일이 그렇다고 해도 전임 대통령의 생각과 같을 수는 없다. 특히 외교가 밀고 당기기, 타협과 협박이 상존하는 ‘협상의 언어’가 통용되는 영역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리고 국정원은 국가 최고 기밀을 다루는 특수기관이다. 국정원이 발췌본을 공개한 이 상황을 청와대 관계자가 ‘몰랐다’고 설명하는 것은 국정 관리의 공백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4. 야권

야권은 반대하는 사람이 아니라 새로운 대안을 내놓는 사람들이다. 야권은 반대하고 저항하는 곳이라는 구체제의 명제는 수정되어야 한다. 사실 공개와 비공개의 논쟁은 부차적이었다. 이미 NLL에 대한 노 전 대통령의 언급과 진의는 남북정상회담을 전후해 이미 공개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내용에 먼저 접근했어야 한다. 대선 때는 아예 NLL발언 자체가 없었다고 부인했다. 박선원 전 국가안보전략 비서관이 경향신문에 정상회담 전과 후 준비와 평가의 복기를 통해 회담 내용에 접근하기 전까지는 형식 논리만이 득세했다.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것이다.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물인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10.4선언)’ 5.항에는 ‘남과 북은 해주지역과 주변해역을 포괄하는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설치하고 공동어로구역과 평화수역 설정, 경제특구건설과 해주항 활용, 민간선박의 해주직항로 통과, 한강하구 공동이용 등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하였다’고 되어 있다. 이것이 이 논쟁의 핵심이었다. 방어하는 프레임은 결코 성공하지 못한다.

5. 언론

`마지막으로 일부 보수 언론은 치사한 플레이를 했다. 몇 몇 언론의 동일한 제목은 차치하고, 위원장‘님’이라는 제목을 통해 마치 노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을 모시는 것처럼 표현한 것은 과장이다. 일부러 의도한 것이다. 형식의 측면에서, 대면해서 서로에게 존대하지 않은 회담이란 없다. ‘보고’라는 말의 주체도 노 전 대통령이 아니었다. 물론 비판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정상회담 초기 부분 대화에서의 노 전 대통령의 파격적 언사에 대해 오히려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설득력이 생기는 법이다. 사실 보다 논쟁에 집중한 결과다.

위기는 그저 소모되고 있다. 위기전략은 내부의 논쟁과 외부의 관계를 철저히 구분한다. 기본 중의 기본이다. 정파의 논쟁 앞에서 국익은 훼손되었다.

이 과정을 통해 모두가 소중한 교훈을 얻었기를 기대해 본다.

유민영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