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와 유민영의 새로운 발견] 교황과 잡스, 두 탁월한 리더의 공통점

고수(高手)끼리는 통하는 법이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스티브 잡스와 프란치스코 교황도 말이다. 두 사람은 각각 2010년과 2013년 ‘타임’지 선정 올해의 인물로 꼽혔다. 잡스는 CNBC, 교황은 ‘포천’지가 꼽은 가장 영향력 있는 리더였다.

두 사람은 혁신가다. 한국에서 화제를 몰고 다닌 교황에게 경영자들은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바로 혁신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마케팅 전문가로서 17년 넘게 스티브 잡스를 도왔던 켄 시걸의 저서 ‘미친 듯이 심플’을 보면 스티브 잡스와 교황이 일하는 방식 사이에 몇 가지 유사한 패턴을 발견할 수 있다.

①뚜렷함과 상징

하수(下手) 경영자들은 “혁신해야 한다”고만 외친다. 고수(高手)들은 그 혁신의 방향이 무엇인지 뚜렷하게 보여준다. 잡스에겐 ‘심플한 디자인’이고, 교황에겐 ‘가난한 교회’다. 두 사람은 모두 취임 초부터 혁신의 방향을 단순화하고 명확하게 보여주었다.

켄 시걸은 명확함이 조직을 변화하고 전진시킨다고 말한다. 뚜렷하게 보여주는 방법의 하나는 상징을 활용하는 것이다. 조지 오웰의 ‘1984’를 패러디한 애플의 광고 캠페인은 스티브 잡스가 상징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잘 보여준다. 교황 역시 2013년 선출 당시 청빈의 삶을 상징하는 ‘프란치스코’를 즉위명으로 정함으로써 자신이 추구하는 리더십 어젠다가 무엇이며 개혁의 방향이 무엇인지 명확히 했다. 이건희 회장이 불량 제품을 쌓아놓고 화형식을 펼친 상징적 이벤트를 통해 품질에 대한 그의 의지를 직원들에게 명확하게 알려주었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스티브 잡스와 프란치스코 교황

②반복과 일관성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 기간 중 입국 순간부터 매일 세월호 유족을 만났다. 광화문 광장에서는 시복식을 위한 카퍼레이드를 하던 중 유가족에게 다가가 손을 잡았다. 약자와 희생자 편에 선다는 걸 반복해 몸으로 보여줌으로써 자신의 뜻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한다.

반복이 중요한 이유는 혁신에 일관성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잡스는 제품 디자인에서만 단순함을 추구한 게 아니었다. 프레젠테이션에서부터 회의 방식, 웹사이트 디자인과 광고 캠페인에 이르기까지 단순함의 철학을 반복했고, 일관되게 나아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르헨티나 사제 시절에서부터 교황이 된 이후에도 일관되고 반복적으로 검소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경영자들은 각종 행사나 인터뷰, 연설을 통해 많은 약속을 한다. 하지만 이를 꾸준히 반복해 일관성을 만들어내는 리더는 소수다.

③’과감’과 ‘진심’

교황은 방한 기간 중 78세라는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만큼 강행군을 계속했다. 앉아있기보다 서 있었고, 장애인들과 약자들을 만날 때면 진심으로 어루만져주고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어떤 일정도 대충 하는 법이 없었다. 또한 세월호 유가족들의 요청은 조정을 거치지 않고 과감하게 수용했다. 이러한 행동은 사람들에게 그가 진심을 다해 상대방을 배려한다는 신뢰를 만들어낸다.

기업에서 혁신이 실패하는 이유는 ‘과감하게’ 실행하지 않기 때문이다. 켄 시걸은 많은 기업이 애플처럼 단순화 혁신을 하지 못하는 건 조직 내 특정 영역에서만 시도하는 정도로 그치기 때문이라고 했다. 혁신의 방향이 정해지고 나면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모든 분야에서 실행에 옮겨야 한다. 스티브 잡스에게 ‘거의 했다’라는 말은 통하지 않았다. 그가 정한 혁신의 기준은 타협 불가능했다. 과감하게 진심으로 실행하지 않으면 혁신하는 것이 아니다.

④다르게 생각하기

애플의 유명한 광고 슬로건인 ‘다르게 생각하기(think different)’는 애플의 정신 그 자체였다. 그는 전화와 음반 시장, 컴퓨터를 새롭게 해석해 아이폰·아이튠스·아이패드를 히트시켰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람들로 하여금 교황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게 하고 있다. 그는 방한을 앞두고 한 잡지 인터뷰에서 “다른 이의 믿음을 존중하고, 개종시키려 들지 말자”고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말이 아닌 삶 속에서의 실천을 통해 사람들을 매혹하는 것이 교회의 진정한 성장을 의미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무신론자에 대해서도 “그 사람만이 가진 인간성을 심판할 권한이 나에게는 없다”면서 예수를 안 믿고 교회에 다니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 지옥에 간다는 의견들과 거리를 두었다. 심지어 동성애자에 대해서도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다.

⑤인간적으로 소통하기

독설가인 잡스가 인간적으로 소통했다는 데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생각해 보라. 파워포인트에 글자만 빽빽하게 담거나, 뻔한 이야기로 회의나 행사에서 연설하는 경영자들과, 글씨는 거의 쓰지 않고 주로 그림을 통해 단순한 프레젠테이션을 했던 스티브 잡스 중 누가 더 인간적인 소통을 했는지.

일반 소비자는 이해하기 어려운 온갖 제품 스펙을 나열하는 것보다 1세대 아이팟을 출시하면서 “주머니 속의 노래 1000곡”으로 설명하는 방식이 훨씬 더 인간적이다. 스티브 잡스는 사람들이 “매일 사용하는 언어”를 가장 인간적인 단어라 보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교황은 2013년 한 연설에서 “대화를 한다는 것은 상대방이 뭔가 좋은 것을 갖고 있다고 확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7일 해미 순교성지에서 아시아 주교단에게는 “공감하는 능력이 진정한 대화를 가능하게 한다”고 했다.

김호, 유민영

[김호와 유민영의 새로운 발견] 발코니가 아니라 플로어에 서라

의료 사고가 흔히 소송으로 이어지는 이유가 무엇일까. 2006년 당시 힐러리 클린턴과 버락 오바마 상원 의원은 학술지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에 기고한 칼럼에서 그 이유로 ‘의사들이 소송이 두려워 방어적으로 환자들을 대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 의사와 환자가 마음을 열고 소통할 수 있도록 연방 의료법 체계를 바꾸자고 제안했다. 미국 50개 주(州) 중 36개 주에는 ‘사과법(apology law)’이란 제도가 있다. 클린턴과 오바마의 주장은, 이런 법을 연방법으로 만들자는 것이었다.

1986년 매사추세츠주에서 시작한 이 법의 요지는 의료 사고 현장에서 환자 측에게 의사가 “미안하다(I am sorry)”고 말한 것이 법정에서 의사에게 불리한 증거로 채택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왜 이런 법이 생겼을까? 환자가 갑자기 사망했을 때 의사는 책임 유무를 떠나 환자 가족의 아픔에 공감하는 태도를 보이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의사 입장에서는 공감의 표현이 혹시라도 법정에서 불리하게 쓰일까 두려움도 있다. 사과법은 의사들의 이런 두려움을 완화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사과하는 일러스트

미국 비영리 기구 소리웍스(SorryWorks) 창립자 더그 워체식은 사과법이 특히 의사를 대상으로 만들어진 이유는 생명을 다루는 직업 특성상 사과하기 가장 힘든 직종이 의사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사과법이 없다 하더라도 “미안하다”는 말은 피해자를 위한 공감의 표현이므로 두려움을 가질 이유가 없으며, 오히려 환자 측의 분노를 줄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 미국의 주요 대형 병원들은 ‘사과법’의 정신을 반영한 의료 사고 대응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는 기업 위기관리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어떤 사고가 터졌을 때 우리 기업의 사과는 형식적인 ‘사과문’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으며, 공감과 같은 사과의 철학이 빠져 있는 경우가 많다. 두 가지만 살펴보자.

첫째, ‘대중이 어디에 서 있는가? (Where the public stands?)’ 위기를 어느 방향에서 보는지에 따라 사과에 대한 태도는 180도 바뀐다. 로펌은 기업과 오너를 법정에서 보호하는 관점에서 위기 대응 전략을 수립한다. 하지만 위기는 여론의 위치에 설 때 정확하게 보인다.

얼마 전 미국 대형 마트인 타깃(Target)에서 1억명이 넘는 고객 신용 정보가 해커에 의해 유출됐다. 그 회사의 스타인하펠 대표는 위기 대응에서 한 가지에 집중했다. “고객을 위해 옳은 조치를 취한다.”

그는 홍보팀의 보도 자료 초안을 본 뒤 마치 변호사가 쓴 것처럼 기업의 입장만을 보호했다면서 불만을 제기했고, 직원들은 보도 자료를 다시 썼다. 오너의 시선으로 안(기업)에서 밖(여론)을 바라보는 것(인사이드 아웃)과 대중의 시선으로 밖에서 안을 바라보는 것(아웃사이드 인)은 위기 대응에 큰 차이를 가져온다. 인사이드 아웃 시각에서 위기 해결의 잘못은 시작되고, 제대로 된 사과와 공감은 더더욱 힘들다.

둘째, ‘발코니’가 아니라 ‘플로어’에 서라. 대기업에서 사고가 터지면 오너들은 흔히 발코니에 선다. 그리고 ‘월급사장’의 사과 뒤에 숨는다.

그러나 최근 코오롱 이웅렬 회장은 계열사가 지은 경주리조트에서 인명 사고가 났을 때 이제까지의 위치와 다른 곳에 섰다. 직접 현장(플로어)에 나섰고, 피해자와 만나 사과했다. 거대 기업의 상속자로 그를 기억하던 대중의 태도는 누그러졌다. 결정적 변인은 위치이고, 이것이 모든 것을 결정했다.

사과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리더가 어떤 태도를 보이는가이다. 위기로부터 오너를 분리시켜 내는 방향으로는 공감을 얻기 어렵다.

미국의 ‘사과법’ 사례로부터 우리는 형식적인 사과문으로부터 탈피하는 방법을 고민할 때가 되었다. 기업이 위기에 처한다면 ‘기억’과 ‘소멸’ 사이에서 어디에 설지를 결정해야 한다. 위기에 처한 사람들은 보통 소멸이라는 희망의 편에 선다. 그러나 승자는 기억의 편이다. 대중이 지켜보고 있으며 앞으로도 기억할 것이라는 지점에서 위기 전략을 설계해야 한다. 타깃의 스타인하펠 대표의 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타깃은 해킹 사건으로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해킹에 어떻게 대처했느냐로 기억될 것이다.”

김호, 유민영

[커뮤니케이션 단신] 성공에 이르기 위한 9가지 습관

성공을 위한 Tip은?

성공을 위한 Tip은?

0. ‘성공학 교과서’가 있으면 좋겠지만 그런 것은 없다. 하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향하려는 노력을 멈출 순 없다. 자신의 꿈을 깨닫는 법과 그 과정에서 더 생산적인 사람이 되는 법을 소개한 패스트 컴퍼니(Fast company)의 기사를 소개한다. 뛰어난 생산성을 가진, 성공한 사람들의 습관을 요약한 글이다. 누구나 쉽게 시도해 볼 수 있는 항목들이다.

1. 일찍 일어나라

끔찍하게 들릴 수 있다. 근데 한 번 생각해 보자. 밤 늦도록 영화나 보다가 늦잠을 자느니, 적당한 시간에 잠자리에 들어 일찍 일어나면 다음 날이 ‘훨씬’ 생산적이지 않을까? 다른 사람보다 일찍 일어나면 다가올 하루의 일과를 계획할 수 있고 가장 중요하게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생산성 극대화를 위해 새벽 4시에 일어나는 어콰이어 창업자 폴 드조(Paul Dejoe)의 경우를 보자.

‘내가 하루 중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건 압박, 기대감에서 자유로운 시간이다. 토요일 아침과 비행기 안이 내게 가장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시간인 것처럼, 새벽 4시가 생산적인 순간이 되었다. 그 느낌이 좋아서 이렇게 한다. 휴가도 필요 없고 따로 시간을 낼 필요도 없다. 그저 다른 사람들이 일어나기 전 하루 두 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결국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 단언컨대 그것도 훨씬 많이.

2. 작은 약속도 꼭 지켜라

말은 쉽다. 그렇지만 중요한 고객관계는 약속들을 통해 만들어진다. 당신 삶도 마찬가지 아닐까? 아마도 그럴 것이다. 성공은 모든 이들과의 ‘상호 신뢰관계’ 속에서 이뤄진다. 직장을 즐겁게 만들겠다고 얘기했는가? 그럼 당장 그렇게 하라.

3. 스토리텔링을 배워라

인생에서 성공하고 싶은데 직장이 없거나 새로운 직장을 찾고 있는가? 꿈의 직장을 향해 첫걸음을 내딛으려면? 훌륭한 스토리를 말하는 법을 배워라. 당신의 입사 면접부터 시작해서.
대기업들은 스토리텔링이 브랜딩을 위한 비밀무기라는 것을 잘 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자료뭉치나 파워포인트 슬라이드 등엔 끌리지 않기 때문이다. 감정에 이끌리는 게 사람이다.
타인에게 확실한 인상을 남기는 좋은 방법은 간단하다. 잡담을 넘어선, 의미 있는 내러티브를 풀어내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4. 지시하지 말고 이끌라

리더와 보스는 하늘과 땅만큼 이나 다르다. 다음 영상(링크)을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5. 실패를 두려워 말고, 실패에 당황하지도 마라

다이슨 청소기를 개발한 제임스 다이슨(James Dyson)에게 실패란 낯선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는 실패를 기꺼이 받아들인다.

‘나는 완제품을 만들 때까지 5127개의 시제품을 만들었다. 5126번의 실패가 있었다. 하지만 각각의 제품을 만들면서 배울 수 있었다. 그것이 내가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결코 실패를 개의치 않는다. 나는 ‘얼마나 많은 실패를 했느냐’로 학교성적을 매겨야 한다고 늘 생각해 왔다. 남들이 하지 않는 일을 시도하고 무수한 실패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본 아이들이야 말로 가장 창의적일 것이다.’

다이슨은 뭔가 새로운 것을 발견하려면 몇 번 실패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는 향상을 위해선, 당신이 진심으로 원치 않는 일은 그만둬도 괜찮다는 얘기다.

6. 질문하라 그것도 많이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다음 같은 말을 보면, 그는 위대한 기업가가 될 수도 있었을 것 같다.

‘새로운 질문, 새로운 가능성을 제기하고, 오랜 문제에 대해 새로운 각도로 살펴보려면 창의적 상상력이 필요하다. 이것이 과학을 진정한 발전으로 이끈다.’

모든 이들은 때때로 멈춰서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

당신이 세상에 있는 목적이 뭔가?
당신을 멈추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당신을 발견하기 위한 페트리 접시는 무엇인가?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을 얻었는가?

7. 당신에게도, 남들에게도 정직하라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 있다. 당신은 열정적인가, 망상에 가득 차 있는가?
망상이란 단어는 양날의 검이다. 생산성 측면에서만 본다면, 스스로를 세뇌해 최고의 성과를 낼 수도 있다. 하지만 커리어가 인생의 다른 중요한 부분을 갉아먹고 있다면 당신 삶의 우선순위를 다시 매겨봐야 할지도 모른다.

‘사실 난 열정과 망상에 어떤 뚜렷한 차이가 있는지 모른다. 내가 볼 때 많은 기업가들이 자신이 알지도 못하는 사이, 자신만의 세계로 너무 깊이 빠져든다. 나도 그랬다. 내 안에 스스로 만든 망상에서 나를 꺼내준 건 한도초과 된 신용카드, 텅 빈 은행잔고와 절망에 빠진 아내였다. 성공해야 한다는 강박증 때문에 나는 현실을 보지 못했었다. 다행히 내 경우에는 결국 해피엔딩이 되었다. 하지만 내가 만일 충격적인 현실을 직시하지 않았더라면 난 나의 사업을 정직하게 평가할 수 없었을 테고 더 견실한 기업으로 만들 수도 없었을 것이다.’

8. 쉬어라

우리 회사 패스트 컴퍼니는 한 달이나 일정 기간 동안 디지털 세상과의 접속을 끊고 숨을 돌리는 시간을 갖는다.
완벽히 단절될 필요는 없겠지만, 며칠이나 몇 시간 혹은 몇 주 동안 거리를 두어보면 당신 마음의 변화를 느낄 것이다. 또한 어느새 사그라진 열망을 불러일으킬 지도 모른다.

9. 메모하고 정돈하라

무엇인가 더 깊이 몰입하고자 한다면 메모를 해 봐라.
멍청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진짜 한 번 해 봐라. 메모하는 습관은 당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더 잘 이해하도록 돕는 열쇠다.

이병훈 (객원 필진)

출처: 패스트 컴퍼니 링크

[두 대통령과 함께한 전략적 글쓰기 10] 말을 하고 글을 쓰며 이에 대해 책임지는 자, 그것이 리더다

“영웅이란?”
– 리더는 무엇으로 사는가

리더는 무엇으로 구성원을 이끌까?
과거에는 힘이었다.
중앙정보부, 국세청, 검찰 등으로 상징되는 권력으로 눌렀다.
돈이었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권력이나 금력이 통하지 않는 시대다.

그렇다면 정보일까?
조금 일리가 있다.
아니, 상당히 강력한 무기다.
다양하고 깊이 있는 정보는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할뿐 아니라,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의 근거가 되기도 하고, 구성원들에게 동의와 공감을 얻어낼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기도 하다.

리더들이 매일 같이 사람을 만나고,
책과 신문, 방송을 가까이 하는 것도 이러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일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정보보다 더 중요한 수단이 있다.
바로 말과 글이다.

말과 글이야말로 모든 것의 종합판이다.
말 한마디에 리더가 갖고 있는 정보와 생각과 지향을 다 함축해 낼 수 있고, 또 진심이 담긴 리더의 글 한 줄이 구성원들의 마음을 움직여 조직이나 국가의 장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늘 강조했다.
“지도자는 자기의 생각을 조리 있게, 쉽고, 간결하게 말하고 글로 쓸 줄 알아야 합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영웅론’도 이와 무관치 않다.
대통령은 ‘영웅’이란 단어를 좋아했다.
‘민주주의의 영웅’, ‘인권의 영웅’ 이런 식으로 영웅이란 말을 자주 썼다.
그런데 대통령의 영웅론은 색다르다.
“영웅이란 높은 데에 올라가 포즈를 취하고 국민이 원하는 바를 말하는 사람이다. 자기의 생각이 아니라 국민의 생각을 대신 말해주는 사람이 영웅이다.”
그러니까 리더는 말하는 사람, 글 쓰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도 평소 같은 생각을 얘기했다.
“지금의 리더는 아무 것도 가진 게 없다. 정경유착의 시대도 막을 내렸고, 권력기관도 국민의 품으로 돌아갔다. 대통령이 권력과 돈으로 통치하던 시대는 끝났다. 오직 가진 것이라고는 말과 글, 그리고 도덕적 권위뿐이다.”

리더가 되면 같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일까?
두 대통령은 리더에 관해서 또 다른 비슷한 얘기를 한다.

김대중 대통령
“리더는 글을 자기가 써야 한다. 자기의 생각을 써야 한다. 글은 역사에 남는다. 다른 사람이 쓴 연설문을 낭독하고, 미사여구를 모아 만든 연설문을 자기 것인 양 역사에 남기는 것은 잘못이다. 부족하더라도 자기가 써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
“연설문을 직접 쓰지 못하면 리더가 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대통령은 연설비서실에 지시한 적이 있다.
전 공무원을 대상으로 연설문 작성 온라인 교육을 시행하라는 것이었다.

또 있다.

김대중 대통령
“국민이 이해하지 못할 때는 내 표현이 잘못 되지는 않았는지, 어렵게 말한 것은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설명하는 방식을 달리 해보자.”

노무현 대통령
“농부는 밭을 탓하지 않는다.”

국민들이 간혹 대통령의 진의를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있었다.
진정성을 인정해주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몰라주는 국민들이 야속할 법도 했다.
그러나 두 대통령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늘 자기 자신의 책임으로 돌렸다.

종합하면 이렇다.
리더는 말을 하고 글을 쓰는 사람이다.
리더는 자기 글을 자기가 쓸 줄 알아야 한다.
리더는 설사 그것이 잘못 전달되어도 남의 탓을 해선 안 된다.

결코 리더 되기 쉽지 않다.

강원국 (라이팅 컨설턴트, 객원 필진)

[유민영의 위기전략] 기성용과 윤석영의 소셜 미디어, Two Team, Two Spirit, Two Goal을 만들다 – 사랑에 대한 진지함, 축구에 대한 가벼움

기성용페북

* 축구 칼럼리스트 김현회의 폭로는 뇌관이다. 사실과 거짓 사이에 기성용은 기로에 섰다. 사실이라면 폭탄이 될 것이고 거짓이라면 그나마 수습의 기회가 될 것이다

나흘 된 새신랑, 기성용이 위기의 한복판에 섰다.
소셜미디어는 좋을 때는 한없이 좋다. 그러나 나쁠 때는 한없이 나쁘다. 기성용은 그것을 몰랐다.
SBS ‘힐링캠프’에 나온 기성용은 철없는 소년과 사랑스런 신랑의 모습을 둘 다 띠고 있었다.

1. 소셜미디어에 존재하는 기성용의 언어는 두 개의 타겟을 향해 있었다.
하나는 한없는 사랑의 타겟, 한혜진이며 하나는 한없는 열망의 타겟, 축구였다.

그런데 두 개의 타겟에 대한 언어가 크게 달랐다. 달라도 너무 달랐다.

한혜진을 위한 언어는 절제, 사려, 존중의 언어다. 그는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세를 보였다.

“사실 저는 영국으로 왔기에 그 어떤 상황도 접하지 못할 테지만 한국에 있는 그분은 여러 가지로 걱정이 됩니다. 많은 분이 오해하시고 또 기사로도 여러 방면으로 보도가 되고 있지만 저희가 앞으로 잘 만날 수 있게 그저 지켜봐 주시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
– 3월 28일, 기성용, 페이스북

최강희 감독에 대한 언어는 공격, 분노, 야유의 언어다. 그는 사랑하는 축구를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세를 보였다.

“리더는 묵직해야 한다. 안아줄 수 있어야 한다. 모든 사람을 적으로 만들면 리더 자격이 없다”
– 6월 2일, 기성용, 트위터

2. 하나의 상징은 사랑을, 또 하나의 상징은 충성을 담았다.

운동화에 새긴 ‘HJ’는 프로포즈의 아이콘이다. 모자 위에 새겨진 ‘MB’는 충성의 아이콘이다.

국가 대표선수의 축구화에 새겨진 은밀한 기호는 비판의 대상이 되었지만 이해될 수 있는 일이었다. 사랑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MB 모자는 우연한 선택이라도 해도 시기가 너무 좋지 않았다. 위기는 항상 우연을 동반한다.
둘 이 합쳐지자 축구가 연애가 되어버렸고, 새로운 감독을 원하는 정치가 되어버렸다.

3. 하나는 책임의 태도였고, 하나는 무책임의 태도였다.

힐링캠프에서 보여준 한혜진에 대한 기성용의 프로포즈는 사랑의 마음을 듬뿍 담았다. 선남선녀들의 가슴을 흔들었다.
책임을 다하는 사랑과 헌신의 자세였다.

때로는 자세와 태도, 행동이 모든 것에 우선하고 상황을 지배한다.

리더에 대한 문제제기를 한 트위터가 문제되자 그는 너무 가볍게 움직였다. 성찰이나 사과 없이 ‘목사님의 설교’로 뭉개버렸다.
책임을 방기한 반항과 방종의 자세였다.

힐링캠프라는 하나의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성대한 결혼식을 마친 기성용은 서둘러 런던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런데 공항에 나온 기자들에게 일언반구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의무는 없지만 성의를 보일 수 있는 일이었다.

결국 최강희 감독의 반격과 언론의 공박을 불렀다.

4. 둘이 되면 패거리가 되고 가중처벌이 된다.

본래의 자리로 돌아간 최강희 감독은 원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거침없는 봉동이장 최강희는 닥공(닥치고 공격)을 쏟아 부었다.
트위터 내용을 문제 삼은 것이다.

“용기가 있으면 찾아와야지 뉘앙스를 풍기는 짓은 하면 안 된다. 비겁하다”
– 7월 2일, 최강희 감독

여기서 기성용은 사과했어야 한다. 그러나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문을 닫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팬들과 소통하며 소소한 즐거움을 나누고 표현하고 싶었다.” “하지만 오히려 이를 통해 오해를 샀다.”
– 7월 3일, 기성용, 팬카페 글

직면하지 않고 피한 것이다.

거기에 아주 좋지 않은 동료가 나섰다. 윤석영이다.
최 감독의 가벼운 혈액형 얘기를 정색하고 반박했다.

이렇게 되자 해외파와 국내파의 문제가 현실이 되었다. 그들은 개인이 아니라 패싸움을 시작한 것이다. 이것이 제일 나쁜 프레임이다.

윤석영은 사과했지만 사건은 이제 국가대표팀과 홍명보 감독을 이미 흔들어 버렸다.

5. 두 개의 팀, 두 개의 정신, 두 개의 목표

준비된 커뮤니케이터, 홍명보는 언어를 지배할 줄 알았다.
월드컵대표팀 감독 취임 기자회견에서 그는 그가 올라갈 링을 지정했다.
그리고 슬로건을 제시했다.
이렇게 명백하게 자신의 전략과 목표, 프레임, 방법론을 제시한 감독은 히딩크 이후로 없었다.

그래서 ‘One Team, One Spirit, One Goal’과 한국형 축구라는 홍명보 감독의 어젠다가 탄생했던 것이다.
일부 논란을 잠재우고 상황을 장악했다.

그런데 ‘홍명보의 아이들’이 패거리로 나서 상황을 역전시켜 버렸다.

홍명보는 스피드로 무장한 한국형 축구에 대해 설명하는 대신 소셜미디어에 대한 태도와 입장을 제시해야 했다.

“해외에서 뛰는 선수들은 외로움을 달래려고 SNS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런던올림픽 때도 선수들에게 대회 동안에는 SNS를 자제해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선수들에게 SNS를 사용하지 말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대표팀 소집 기간만큼은 대표팀 내부의 일이 외부로 알려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 7월 4일, 홍명보

이 와중에도 홍명보는 균형을 지켰다. 그러나 공허해 보인다.

6. 사라진 U20의 선전, K리그의 분투

4일 새벽 대한민국청소년 대표팀은 청소년 대표팀은 U20 월드컵에서 콜롬비아와의 16강전에서 전후반 연장전까지 1대 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8대 7로 승리했다.
오랜만의 8강이었고 피나는 승부였다. 그러나 기성용과 윤석영에 묻혔다.
한국축구의 긍정 이슈를 두 사람이 흔들어버린 것이다.

또 유탄을 맞은 것은 K리그다. 수정 K리그는 지난 달 선수들의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 포스터를 배포했다. 그러나 그것보다 국내파는 흥행에 대한 더 큰 부담을 안게 됐다. 해외파의 소셜 미디어는 흥행 카드가 아니라 ‘악당’이 되어버렸다.

승리를 해야 하는 홍명보 감독과 흥행을 해야 하는 K리그는 이렇게 갈라졌다.

7. 홍명보 수습 공격에 나서다.

홍명보 감독은 7월 4일 전임 최강희 감독을 만나기 위해 전주로 향했다.

전격적이다. 주저하지 않고 핵심을 돌파하는 것이다.

시간이 핵심이라는 것을 그는 안 것이다.
메시지도 공표했다.
솔선수범하니 선수들도 따르라는 것이다.

그가 감독인 것이 다행이다.

8. 소셜미디어는 죄인인가?

“나의 매뉴얼에 SNS는 없다”
– 7월 4일, 홍명보

사랑을 할 때 기성용의 소셜미디어는 정중하고 사려깊고 신중하다. 축구를 할 때 기성용의 소셜미디어는 그렇지 못했다.
축구 선수들도 이제 스스로 커뮤니케이터이고, 1인미디어이며, 플랫폼이다.
언론을 피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소셜미디어도 피할 수 없다.

2002년 월드컵 때 축구협회는 아주 상세한 ‘언론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선수들을 가르쳤다.
박지성을 비롯해 수많은 선수들의 커뮤니케이션이 이때 성장했다.

소셜미디어를 적이 아닌 친구를 만드는 전략, 지금 한국 축구의 과제다.

유민영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

* 김현회 칼럼: http://sports.news.nate.com/view/20130704n05137?mid=s0301

[첫문장, 끝문장] 린인, 셰릴 샌드버그 (2013년작)

“여성들은 진짜로 일을 그만두기 전에 미리 마음 속으로 그만둔다.
제도와 법, 사회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여성들 스스로 내면의 변화를 이뤄야 한다.”

* 페이스북 최고운영자 셰릴 샌드버그가 어제 방한했다. 지난 4월 출간한 자신의 책 <린인> 을 홍보에 주력하는 일정이다. 미국에서는 출간되자마자 아마존, 뉴욕타임스 등에서 단숨에 1위에 올랐던 것과 달리 한국에서 <린인> 에 대한 인기는 잠잠한 편이다. 왜 그럴까? 좋은 유대계 집안에서 태어나 하버드, 맥킨지, 재무부, 구글, 페이스북 등 성공가도만을 달려온 여성 리더가 던지는 메시지는 얼마나 보편타당할 수 있을까? <린인> 책의 토대가 된 셰릴 샌드버그의 2010년 TED 강의 하이라이트와 책의 처음과 끝을 소개한다.

book

– TED, 우리는 왜 여성 리더가 이렇게도 없는가 (Why we have too few women leaders)

하버드 비지니스 스쿨에서 하이디 로이젠이란 여성을 대상으로 실시한 유명한 연구입니다. 그리고 하이디씨는 실리콘 밸리에 위치한 한 회사의 중역이구요. 그리고 이 분은 성공적인 벤쳐 투자자가 되기 위해 그녀의 연줄을 이용합니다. 2002년, 그리 오래 되진 않았죠. 당시 콜럼비아 대학의 한 교수가 이 사례를 지켜보고 논문을 발표했죠. 그리고 자신의 두 그룹으로 나뉜 학생들에게 이것을 배포했는데 한 단어만 바꿨어요. 바로 하이디를 하워드로요. 하지만 이 한 단어가 엄청난 차이를 불어일으켰습니다. 그리고 교수는 학생들에게 설문을 했는데, 좋은소식은 남,여학생 모두 하이디와 하워드 둘 다 동등하게 능력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입니다. 여기까진 좋죠. 나쁜소식은, 모든 학생이 하워드만 좋아했다는 겁니다. “정말 대단한 사람같아요, 밑에서 일하고 싶을 정도네요” “하루종일 그 분하고 낚시하고 싶어요.” 그런데 하이디의 경우는? 잘 모르겠네요. 라는 겁니다. 좀 독단적이고 이기적일 것 같아요, 정치성향도 좀 셀것 같구요. 같이 일하고 싶은 상사인지는 모르겠어요. 라는 겁니다. 바로 이런것이 문제입니다. 우리 딸과 우리 여성 동료들에게 말해야합니다. 아니 우리 자신에게도요, 바로 우리가 승진할 수 있고, 회의에서 당당히 탁자에 앉을 수 있는 자격이 있다구요. 더 나아가, 아직도 여성들이 이러한 문제, 심지어 남자형제를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는 세상에 살고 있는 여성에게도 말해야합니다.

슬픈점은 이 모든 것이 쉽게 잊혀진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 여러분께 저를 정말 부끄럽게 했던 일화 하나 들려 드리고자 합니다. 중요한 이야기입니다. 얼마 전 저희 페이스북 직원들을 상대로 같은 주제로 강연을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몇 시간 후, 제 책상 가 쪽에 앉아 있던 페이스북 여성직원 한명이 있었는데, 저랑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했습니다. 저는 좋다고 했고, 앉아서 우리는 이야기를 했어요. 그 분은, “오늘 하나 배웠네요. 이젠 손을 계속 올리고 있어야 된다는 것을요.” 라고 했습니다. “그게 무슨 뜻이죠?” 라고 저는 물었습니다. 그녀가 말하길, “보세요, 아까 강연하시면서 이제 두 개의 질문만 더 받고 끝내겠다고 하셨는데 제가 다른 직원들하고 같이 손을 올렸을 때, 질문 두 개를 받으셨죠. 그리고 저는 손을 내렸어요, 아니 모든 여성직원들은 다 내렸죠. 질문기회가 끝났으니까요, 그런데도 손을 든 남자직원들 질문을 더 받으셨죠.” 제 머리가 띵하더군요. 만약 저라면, 분명히 강연하면서 그런걸 신경이나 썼을까요. 실제로 강연 중, 저는 남자의 손이 계속 올려져있는지 여성이 그런지 전혀 눈치조차 못채거든요. 한 회사, 혹은 기관의 요직에 있으면서 우리들은 남성이 여성보다 더 기회를 많이 쟁취하는 것을 얼마나 잘 보고 있나요. 이젠 여성들을 구석이 아니라 탁자에 동등히 앉혀야 합니다.

– 첫문장: <서문> 혁명을 내면화하자. 구글에서 온라인 판매 및 그룹 운영을 이끌던 2004년 여름, 나는 첫 아이를 임신했다. 3년 반 전 입사했을 때만 해도 구글은 낡은 건물에 들어선 신생 회사로, 직원은 몇백 명 뿐이었고 미래도 불투명했다. 내가 임신 중기에 접어들었을 때 구글은 수천 명의 직원들이 일하는 회사로 성장해서 여러 동의 건물이 들어선 단지에 둥지를 틀었다.
임신한 몸으로 일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 게다가 내 경우, 대게 임신 3개월이면 끝난다는 입덧이 9개월 내내 지속됐다. 두 발은 제 형태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퉁퉁 부어서 신발을 두 치수나 크게 신어야 했다. 체중이 32킬로그램 가까이 불어나는 바람에 탁자에 올려놓아야 겨우 두 발이 보였다. 유달리 눈썰미가 예리한 엔지니어가 임신한 내 모습에서 ‘고래 프로젝트 Project Whale’ 라는 명칭을 생각해냈다고 대놓고 말할 정도였다.

– 끝문장: 나는 내 아이들이 스스로 머물고 싶어하는 자리에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자신의 진정한 열정을 발견하면 그것에 곧장 달려들기를 희망한다.

출처:
– 와이즈베리, 안기순 역, 2013년 초판 1쇄
– TED, 링크 

[스포츠 커뮤니케이션] 넥센 염경엽 감독

한국 스포츠계에 새로운 유형의 리더쉽이 등장하는 것 같다. 새로운 리더쉽은 선수 시절의 화려함을 자산으로 삼지 않는다. 실패와 시행착오, 음지에서의 활동을 자산으로 삼고 있다. 이 자산은 겸손함으로 귀결된다. ‘겸손함’은 묘하게도 ‘자신감’이라는 얼핏 반대말에 가까운 단어와 공존한다.

1. 들어나 봤나? 야구선수 염경엽
10시즌 통산타율은 0.195 (1991~2000) 마지막 다섯시즌은 100타수를 채우지 못했고 두 시즌(1996, 1997)의 타율은 0이다. 커리어 하이를 찍은 해의 타율이 0.265. 통산 홈런은 5개에 그친다. 선수 시절 빛을 보지 못했던 이가 감독이 되면서 최고로 변신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성공한 결과를 가지고 그의 궤적을 짜맞추는 것은 그들의 인생역정을 비추어 볼 때 결례가 될 가능성이 높지만 그래도 워낙에 흥미진진한 면목을 두루 갖춘 양반이라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넥센의 초보 감독, 염경엽 감독의 발언들을 챙겨 본다.


2. 알을 깨고 나올 때가 가장 위험하다

새로이 감독에 부임하게 되었을 때 신임 감독은 말을 조심해야 한다. 전임 감독에 대한 팬들의 애정이 남아있는 상태라면 더더욱 그렇다. 전임 김시진 감독은 넥센의 빈약한 재정에도 불구하고 어렵사리 팀을 꾸려왔다는 다소 동정적인 프레임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김시진 감독의 스탭이었던 염경엽 감독이 차기 감독으로 선임된다. 이 시기 염경엽 감독의 메시지는 훌륭하다.

“고맙다. 하지만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 전임 김시진 감독을 모신 입장에서 송구스럽기도 하고 ‘감독님 계실 때 더 잘 모셨어야 하는데’하는 죄송한 마음도 든다. 많은 분이 실망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길 밖엔 없을 것 같다.”

감독 취임을 축하하는 기자의 첫 말에 대한 답변이다. 김시진 전임 감독을 배려하는 메시지를 명확히 했다

“우리 팀의 장단점을 물으셨고, 우리 팀의 미래가 어떠냐고 질문하셨다. 간단히 내가 생각하고 있던 이야기를 들려드렸다. 그러다 10월 6일 만났을 때 전반적인 야구관과 감독이 되면 어떤 식으로 팀을 이끌 생각이냐고 물으셨다. 최종적으로 어제(9일) 구체적인 모든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눴다.”

후임 감독의 선임이 구단 내 파워게임, 정치의 영역인 아닌 ‘면접 시험’의 결과임을 밝혔다. 이 지점을 명확히 하며 전임 김시진 감독의 스탭 출신으로서 새 감독이 되어야 하는 딜레마를 밀끔히 해소했다. 김시진 전임 감독이 새로이 롯데에 자리를 잡게 되면서 염 감독은 모든 부담을 내려놓게 된다. 최상의 조건이다. 이제 김시진 감독은 이제 전임자가 아니고 적장일 뿐이니까.

3. 데뷔 감독이 할 수 있는 차별화의 최대치 – 한국 프로야구의 고정관념에 대한 문제제기
대개 전임 감독과의 선긋기로 비춰지는 차별화는 대내외적으로 팀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 (김성근-이만수의 사례) 염감독의 차별화는 스마트하다. 그의 차별화는 기존의 한국 프로야구 전체를 대상으로 한다. 신인 감독만 시도할 수 있는 차별화 프래임이다. 그의 차별화는 사례와 경험으로 촘촘하고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 제시된다.

– 2군은 맞춤형 선수를 만드는 곳이 돼야만 한다. 2군에서 중심타자라고 해도 1군에 올라오면 7, 8, 9번에 배치된다.
– 코치진에 내 사람 끼워넣기는 없다. 2군 코칭스태프는 구단이 구단의 장기 비전에 맞는 사람들로 배치하라.
– 왜 스프링캠프에서 주전 경쟁을 하나? 캠프 시작하는 날, 보직과 주전 비주전 통보를 했다.
– 주전 선수들이 시즌 개막전에 맞춰 컨디셜 조절을 한다면 백업선수들은 주전과의 실력 격차를 줄이기 위해 훈련량을 소화해야 한다.
– 문제는 출루율이 낮은 걸 뻔히 아는데도 출루율 높이는 훈련을 거의 받지 않았다는 거예요. 계속 공을 보게 하고 있어요.
– 미국 마이너리그를 보세요. 투수, 타격, 수비, 주루 등 모든 분야가 매뉴얼로 정리돼 있어요.

그의 생각들은 넥센 내부에서 자신의 컬러를 명확히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있다. 그의 차별화는 전체 프로야구단을 대상으로 시도되고 있다. 기존 넥센의 야구를 포함하나 더 큰 프레임 내에서 메시지를 전개하고 있다. 차별화의 핵심은 기존 프로야구단의 고정관념과 상식에 대한 도전이다. 그렇기 때문에 신선하다. 처음 감독으로 데뷔하는 진짜 신임 감독이 아니면 절대 던질 수 없는 메시지다. 염감독은 그 기회를 충분히 살렸다.

4. 염경엽 차별화의 실체 – 남다른 이력과 준비과정 그리고 겸손
3에서 언급한 차별화는 신임 감독으로서 차별화였다. 시의성이 강한 이슈였기 때문에 그의 브랜드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은 유형의 차별화였다. 시간이 지나면 소비되고 그냥 조용해질 성격의 것이었다.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3에서의 차별화가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인지에 대한 부분으로 넘어간다. 메시지를 더 확대, 심화한하면서 차별화의 실체를 제시한다.

“지난 2004년 현대에서 운영팀 과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삼성과 한국시리즈에서 9차전까지 가는 혈전을 벌인 끝에 우승을 거뒀을 때도 염 감독에겐 기쁨과 서글픔이 교차했던 순간이다. 염 감독은 “장대비가 쏟아지던 당시 잠실구장에서 택시가 안 잡혀 잠실 롯데호텔까지 뛰어가서 우승 축하연을 준비했다”며 “프런트였기에 그라운드에서 우승의 감격을 누리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내가 뭐하고 있는지라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야구를 좀 더 잘했더라면, 선수 생활을 계속 했을 수도 아니면 코치를 할 수도 있었다는 생각에 더욱 서글펐다는 것이다.”

그가 시도한 두번째 차별화는 그의 이력에서 출발한다. 스카우터, 운영팀 과장 등을 거쳐 감독이 된 그의 이력은 독특하다.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 아니면 감독이 되기 힘든 한국 프로야구에서 그가 가진 독특한 이력을 십분 활용한다. 일곱권의 빽빽한 다이어리는 그의 이력이 묻어있는 비주얼 상징으로서 자기 역할을 충분히 한다. 그리고 인생역전식의 스토리는 겸손함으로 마무리 된다.

넥센의 좋은 성적이 이어지고 있으나 그의 겸손함에는 흔들림이 없다. 시간이 지나면서 겸손함이 단지 겸손함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어찌보면 그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겸손할 수 있었던 것 같다.(자신감과 자존감이 없기 때문에 허세를 부리고 무례한 경우를 우리는 많이 보아오지 않았는가?) 한국 프로야구 전반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무적인 경험을 가지고 있는 그의 커리어는 스타 플레이어 출신 감독이 보지 못했던, 생각치 못했던 많은 것들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는 이 자산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다. 우리는 ‘겸손한 자신감’이라는 독특한 포지셔닝을 획득한 새로운 타입의 리더를 목격하고 있다.

by green

참고 및 이미지 출처
박동희 칼럼, 2012/10/10, 염경엽 “코치진에 내 사람 끼워넣기는 없다.”, 박동희 기자,  링크
스포츠조선, 2013/06/06, 넥센 염경엽 감독, 쓰린 경험은 나의 힘!, 남정석 기자, 링크
동아일보, 2012/10/27, 염경엽 넥센 새 감독의 억센 인생 ‘감독석까지 달려간 대주자’, 조동주 기자,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