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민영의 위기전략 36] 변호사를 대변인으로 채용한 것이 아니라면

가수 신해철씨 사망과 관련해 수술을 진행한 S병원 측과 담당 변호사는 논란의 진원지다. 변호사는 실명으로 등장하지 않고 익명으로 존재한다.
5일 언론에 따르면 그는 심낭 천공 문제에 대해 S병원의 책임을 회피하고 사망에 대해 복부수술과 심장수술을 진행한 A병원을 의심하고, 또 외출·외박 과정에서 식사를 기정사실로 지적하며 고인의 잘못을 문제로 삼아 논란을 빚었다. 이후 S병원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병원은 변호사 개인의 의견이고 공식입장이 아니라고 밝혔다.

몇 가지 요소를 살펴보자.
1. 해당 변호사는 대변인이 아니다.
2. 전문성을 가진 의사도 아니다.
3. 상황을 모두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지도 않다.
4. 환자정보를 함부로 유출해서는 안 된다.
5. 현재 사건은 법정이 아니라 여론이 주도한다.
6. 경찰의 수사가 진행 중이다.
7. 유가족과 소속사가 상황을 설명하지 않았다.
8. A병원을 적으로 만들었다.
9. A병원은 자신의 변호사를 부인했다.
10. 고인을 욕되게 했다.

변호사로서도 대변인으로서도 실격이다.

위의 10가지 항목이 무슨 의미인지 살펴봤다.
1. 변호사가 바로 대변인의 자격을 갖는 것은 아니다.
2. 의료분쟁 변호사가 의료전문가는 아니다.
3. 억측과 유추는 변호사의 덕목이 아니다.
4. 환자 치료 정보를 근거로 환자를 공격한 꼴이다.
5. 그렇다. 변호사는 여론의 법정을 모른다.
6. 경찰의 수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위험하다.
7. 유가족과 소속사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공박했다.
8. A병원은 S병원과 협력하지 않을 것이다.
9. 신뢰를 무너뜨린 변호사를 잘랐어야 한다.
10. 피해자 또는 희생자를 사람을 공격해서는 안 된다.

다음카카오 사건에서도 변호사가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과도한 발언을 하고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무모한 강변을 해 설화를 만들었다.
두 사람은 모두 해당 병원과 기업의 공식 대변인이 아니었다.

법률시장의 위기와 변화는 이미 오래된 이슈다. 또 법률시장을 포함해 경영 전략과 컨설팅, 입법, 회계, 대관 업무 및 광고 홍보, 그리고 위기관리 실행의 시장이 통합되고 있는 것도 주지의 사실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변호사 직무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모색, 실천이 이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이러한 추세에서 변호사들이 앞으로 대변인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대외 협력 및 관계, 언론 홍보, 이해관계자 설득의 영역에서 활동하기 위한 교육과 훈련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이해하고 전문성을 획득해야 한다.
변호사도 시대에 따라 역할이 변한다. 정당하다.
변호사는 변호사이고 또 동시에 대변인을 맡을 수 있다.
그러나 훈련된 전문성을 획득하지 않고서는 대신할 수 없다.

위기관리를 하는 컨설턴트들도 소송의 문제가 되면 자신의 영역을 엄격히 제한한다. 고객들에게는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변호사의 특수한 권한, 의뢰인의 비밀을 보호하고 면책을 받을 수 있는 권리( privilege)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위기관리컨설턴트의 역할은 소송지원 커뮤니케이션에 국한된다는 것을 확인한다.

변호사가 대변인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여론의 전략을 습득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공감의 능력에 대한 이해,
소통의 책임과 윤리,
커뮤니케이션 전략, 프레임, 메시지 훈련
충분한 훈련과 경험을 갖추어야 한다.

근래 종편과 보도채널에 변호사들의 출연이 급하게 늘었다. 앵커는 거침없이 모든 분야를 묻고 해당 변호사는 외교·국방을 포함해 정치평론을 하고 수사과정과 피해자 및 가해자 심리에 대한 격정적인 답변을 내놓는다. 위험하다.

 

유민영

[지식공유] 변호사, 회계사, 컨설턴트…프로페셔널 지식 서비스의 값어치는 어떻게 매겨야 하는가? – 뉴욕타임즈 경제 칼럼니스트 Adam Davidson 의 발견

새로운일계산방식

* 주: ‘생산성’이라는 개념을 지식 서비스에도 도입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 고민해 보신 적이 있나요? 만약 ‘생산성’이 적합한 지표가 아니라면 어떤 대안이 바람직할지에 대해서 궁리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프로페셔널 지식 서비스가 공장 컨베이어 벨트에서 생산되는 규격화된 제품처럼, 언제든지 교환가능한 기계부품처럼 가치가 측정되고 대우받는 것에 분개하고 다른 생각을 하게 된 한 회계사가 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1. 수많은 회계사들처럼 제이슨 블러머도 사실은 정말로 회계사가 되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메탈 밴드에서 기타를 연주하고 싶었다. 그러나 바를 전전하며 연주하는 것으로는 돈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진로를 바꾸었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안정적인 비즈니스로 뛰어들기로 한 것이다. 대학 졸업 후 그는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중간급 규모의 회계 펌에 입사해서 고객들의 소득 및 세금 문제를 담당했다. 그는 고객들에게 시간당 금액 청구를 했다. 그리고 그는 이를 매우 싫어했다.

2. 블러머(42세)는 회계 펌 업계에 ‘락앤롤’ 정신을 조금 불어넣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아버지가 운영하던 작은 회계 사무소를 인수한 후에 자신만의 원칙을 만들었다: 업무시간 기입표도 없고, 드레스 코드도 없으며, 가장 극단적인 것은 시간당 금액 청구 제도도 없앤 것이다. 사실 그는 시간당 금액 청구 제도가 그의 직업의 즐거움을 빼앗아가는 일련의 잘못들 중의 하나라고 확신했다. 그에게는 이 제도가 죽어가는 시대의 유물이자 회계 펌이 돈을 훨씬 더 많이 벌 수 있는 기회를 빼앗아가는 것으로 보였다.

3. 시간당 금액 청구 제도는 1950년대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미국 변호사 협회(ABA)가 변호사의 수입이 의사나 치과의사보다도 훨씬 떨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1958 Lawyer and His 1938 Dollar” 라는 영향력있는 팜플렛을 펴낸 것이이다. 이 팜플렛에서는 변호사 업계가 고정율 수수료를 피하고 대량생산 제조회사들의 효율성을 배워야 한다고 제안한다. 공장이 기계 부품을 쪼개어서 팔듯이, 변호사도 법률 서비스를 단순하고 다루기 쉬운 단위로 쪼개어서 판매해야 한다는 것이다. ABA는 1시간이라는 단위가 공장 컨베이어 벨트를 관리하듯이 변호사의 생산성을 감독하기에 적합한 단위라고 보았다. 이는 주니어 변호사들이 파트너가 되기를 꿈꾸며 밤을 새서 일하도록 만들었고, 회계사를 포함한 수많은 다른 프로페셔널 펌들이 도입하게 되었다.

4. 지난 수십년동안 미국 경제 구조는 변화했다. 글로벌 무역과 기술의 발전 때문에 어떤 산업이든지 간에 이제는 대량 생산의 시대만큼의 수익은 거의 불가능하게 되었다. (GE, 나이키, 애플과 같은 기업들은 진짜 돈은 창의적 아이디어에 있다는 사실을 일찍 깨달았다.) 프로페셔널 서비스에도 비슷한 일들이 발생했다. 특히 회계사의 경우, 최근까지 16세기에 회계사 직업 탄생의 첫 출발과 거의 달라진 점이 없었다. 이제 TurboTax 와 같은 회계 소프트웨어는 단순한 회계 일은 다 처리할 수 있다. 인도, 아일랜드, 동유럽과 남미의 저임금 회계사들은 서서히 미국의 회계 업무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예상만큼 빠른 속도는 아니지만.

5. 애플이 그저 MP3 플레이어 비즈니스에 머무르고 싶지 않았던 것처럼, 블러머도 시간당 수백달러의 금액을 청구하려 경쟁하는 수많은 회계사 중의 하나가 되고 싶지 않았다. 몇년 전 그는 시간당 금액 청구제도가 그의 가치를 오히려 깎아내린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시간당 금액 청구제도는 자신의 일을 ‘범용적인 상품’ 으로 만들 뿐이었다. 고객들에게 자신의 가치가 교환가능하고 유한하며 측정가능한 단위로서 돈과 얼마든지 거래가능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아마도, 시간당 금액 청구제도가 시간으로 측정할 수 없으며 측정해서도 안되는 특별하고 가치있는 통찰력을 요구하는 프로젝트보다는 길고 지루한 프로젝트를 선택하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것이었다. 역설적으로 그와 동료들은 복잡하고 미묘한 문제를 해결하는 일보다는 통상적이며 기계적인 일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6. 그러나 블러머는 그런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싶었고 그의 통찰력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걸리는 시간들보다 더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그는 니치 시장을 발견했다. 창의적인 프로페셔널들이 자신들의 스타트업이 큰 기업이 되기 전 단계에서 재무적 문제들에 대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장이었다. 그는 고객들이 돈을 벌 수 있도록, 그리고 아낄 수 있도록 도왔고 고객들은 그가 몇시간이나 일을 했는지 물어보지 않고 상당한 금액을 흔쾌히 지불했다. 블러머는 이 방법으로 크게 성공했고 자신들을 Cliff Jumpers (*주: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사람들) 라고 부르는 미국 전국 회계사 조합을 이끄는 리더가 되었다. 많은 Cliff Jumpers 는 전통적인 시간당 금액 청구제도를 버리고 특정 고객 그룹들을 대상으로 범용적이지 않은 회계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집중한다. 어떤 이들은 신사업을 매각하려는 창업자들을 상대로 집중하고, 어떤 이들은 작은 사업을 시작하려는 사람들과 일한다.

7. 이 시장을 깨닫지 못했더라면 아마도 Cliff Jumpers 들은 현대 경제학이 맞딱드린 가장 어려운 도전들의 선두에 서 있었을 것이다. 생산성을 측정하는 것은 경제 정책의 1순위다. 미국 연방준비은행(FRB)이 의사결정을 내릴 때 생산성은 특히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생산성을 측정하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철강 회사가 과거보다 더 효율적으로 철강 제품을 생산하는 것을 측정하는 것은 쉽다. 그러나 우리는 아이디어의 금전적 가치나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인재의 가치를 측정하는 방법을 알지 못한다. 서비스 산업의 생산성 분야에서 선두적인 사상가이자 경제학자인 브루킹스 연구소의 배리 보스워스는 “1900년대 중반과 비교할때 생산성은 오늘날 우리 경제에서 크게 중요한 부분이 아니지만 우리는 아직도 생산성을 측정하기 위해서 통계 자원의 90% 를 투자하고 있다”고 말한다.

8. 많은 경제학자들은 “프로페셔널 지식 노동자”들의 가치를 부분으로 쪼개려고 애쓴다. 보스워스 왈, 변호사와 회계사들이 이미 이런 과정을 겪었지만 의사와 교사 같은 직업에서는 거의 불가능하다. 한편, 노동통계국(Bureau of Labor Statistics)은 미국 산업 중 겨우 60% 에 대해서 생산성을 측정하고 있다. 즉, 급속도로 성장하는 산업들 대부분을 포함해서 우리 경제의 약 절반에 대해서는 생산성을 모르고 있다는 뜻이다. 많은 경제학자들이 우려듯이, 만약 교육과 헬스케어 분야가 생산성을 더 높이지 못한다면, 향상시키기 위한 정부 정책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조차 알기 어려울 것이다. 무엇을 측정할지조차 모르기 때문에.

9. 20세기 동안 산업은 독특한 수공업 제품들을 생산하는 작은 공방들로부터 출발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작은 공방들은 똑같은 제품들을 수없이 찍어내는 거대한 공장으로 탈바꿈했다. 이제 종합을 해보자. 특별함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시대에서는 기업들이 고객 한명 한명이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고객 맞춤형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하이테크 효율성이 필요하다. 이것은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대단한 이득이 될 것이다. 하지만 큰 문제는 우리가 이것을 어떻게 측정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블러머는 공식을 만들고 재무제표를 만드는 것은 새롭게 일하는 방법과 양립할 수 없다고 말한다. 고객들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해서 충분한 (청구하지 않는) 시간을 보낸 후에야 그들에게 금액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하는 환경이 근본적으로 변화되고 있는 것이 명확한 요즘,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직업 중 하나에서 튀어나온 몇명의 아웃라이어들이 새로운 길을 만드는 것은 적합해 보인다.

박소령

사진 포함 출처: 뉴욕타임즈, 링크

[커뮤니케이션 포인트] 법정,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에 직면하다 – 변호사, 파워포인트로 대결하다.

법정

미국드라마에 나오는 법정에 비해 한국의 법정은 대단히 정적이다. 검사와 변호사는 판사의 주문에 따라 순서를 지켜 자신의 자리를 벗어나지 않고 공격하고 변론한다. 자유로운 동선으로 움직이는 한국 영화의 많은 장면들은 극적 재미를 위해 사실과 달리 만들어진 것이다. 또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은 텍스트 중심의 말과 문서로 철저히 국한된다. 그나마 입체적으로 보여지는 것은 증거물, 고성과 울음 정도로 볼 수 있을 것이다.

15일 오늘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는 LG전자(원고)와 삼성전자(피고)가 파워포인트를 통한 프리젠테이션으로 서로의 입장을 변론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김앤장, 삼성전자는 율촌을 변호인으로 내세웠다. LG전자가 먼저 프리젠테이션을 요구했고 삼성전자도 이에 대응하겠다고 맞섰다. 결국 재판부가 양쪽의 의견을 수용해 7월8일 날짜를 잡았고 1주일 연기해 이날 열린다.

삼성전자가 유튜브에 올렸다 삭제한 동영상 ‘냉장고 용량의 불편한 진실’이 발단이 되어 진행되고 있는 100억원 대의 손해배상 소송은 서로의 입장이 첨예하다. LG전자 측 김앤장은 KS 기준이 아닌 다른 실험방법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있고 삼성전자측은 실험방법에 대한 문제제기가 용량 부족의 쟁점을 흐린다는 것이다.

1. 새로운 위기, 새로운 방법을 찾게 하다.
근래 대기업 관련 재판이 심상치 않다. 법정 이외에서 벌어지는 전관예우와 사법고시 기수의 위력이 곧 법정의 위력이 되지 않는 분위기다. 김앤장도 근래 많은 패배를 맛보았고, 법정에서 벌어지는 법리 다툼 이전의 전통적 관계 설정과 해결에만 의존할 수 없는 환경이다. 김앤장의 파워포인트에 의한 프레젠테이션 요구에 율촌도 맞붙었고, 판사가 수용을 했다. 법정에서 그들은 새로운 방법으로 그들의 변론을 강화시켜야 한다. 전통의 최강자 김앤장이 새로운 기술을 먼저 제안했다는 것이 오늘의 상황을 대변한다.

2. 새로운 기술로 싸우다.
한국에서 물론 파워포인트를 통한 변론이 처음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삼성과 LG가, 율촌과 김앤장을 대리인으로 내세워 본격적으로 맞붙는 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법정에서 새로운 규칙과 기술이 일반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변론의 새로운 방법과 수준, 논리에 의해 비교우위가 결정되고 재판의 성패가 갈린다는 점에서 새로운 재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는 이유다. 변호사는 새로운 위기에 직면했다. 김앤장도 예외가 아니다.

3. 텍스트에 기반한 전통 변론의 한계를 넘다.
말과 글, 언어를 사용하는 변론의 기술은 새로운 미디어의 출현과 표현방법의 변화에도 굳건히 자신의 위치를 지켜왔다. 그러나 뉴욕타임즈 편집장이 근래 새롭게 얘기했던 대로 이제 뉴스도 읽는 것이 아니라 보는 것이 되고 있다. 이미지와 동영상은 이제 변호사의 무기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변론의 대상과 매개, 방법은 이미 말과 글에 국한되지 않는다. 텍스트로 구현되지 않는 세상은 변론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이제 변호사도 세상의 변화에 걸맞게, 다르게 말해야 한다.

4. 법리와 커뮤니케이션 기술에 집중하다.
변호사들도 근래에는 여론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소셜미디어를 포함해 커뮤니케이션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법리 다툼 이전과 이후에 벌어지는 막후의 관계에 치중하는 변호사, 그리고 낡은 법전에서 나온 듯한 딱딱한 변호사는 이제 오늘의 변호사를 제대로 상징하지 않는다. 물론 아직 낡은 방법과 체제가 유지되고 있으나 변화가 이미 시작되었고 근본적 혁신을 예고하고 있다. 법정 안팎의 관계에만 의존하는 변호사도 여전히 역할을 할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법리와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한 새로운 변호사 역시 시대의 요구이고 대세다.

5. 결국 법정의 관계가 아니라 공중 여론의 법정이다.
한국 법조계는 사법고시 기수와 전관예우로 상징된다. 그것을 고집하던 로펌과 국내 유수의 기업들은 기업 비리 관련한 재판정에서 근래 철퇴를 맞았다. 법정에서 재판에 이겼다고 해도 대중 여론에서 진다면 기업의 평판과 명성은 추락할 것이다. 이겨도 이긴 것이 아니다. 더 나아가 판사도 여론의 향배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서 법정 밖의 여론이 법정 안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이제 법정의 승리 전략을 잘 때 로펌들도 포괄적인 위기전략을 짜는 곳이 많아지고 있다. 법정의 승리와 여론의 승리를 동시에 안아야한다. 그것이 현대 재판의 영역이고 범주이고 기술이다.

올해 대기업에 큰 위기가 생겼고 김앤장·태평양을 비롯한 대형 로펌에게는 대목 장이 펼쳐지고 있다. 대기업의 위기로 로펌의 기회인 것이다.
그러나 내면으로 들어가 보면 로펌과 변호사의 위기라고 한다. 기존 업무 영역의 경계 파괴에 따라 컨설팅 회사, 회계 법인과 싸워야 하고 PR 회사의 영역도 포괄해야 한다. 법정을 넘어서는 대응 전략을 짜야 하고 여론의 법정에서 벌어지는 위기전략도 함께 짜야 한다.
로스쿨 정책에 따라 사법고시를 거치치 않은 다수의 변호사가 등장했고 FTA체결 이후 외국 대형 로펌들이 발을 내딛은 채로 호시탐탐 한국 시장을 넘나들고 있다. 여기에 시대적 변하에 따라 대표적인 구체제인 전관예우와 사법시험 기수에 기초한 전통 질서도 공격받고 상처받고 있다. 변호사 사회는 새로운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유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