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의 미래 3] 유투브, 무명 주 상원의원을 전국구 스타로 만들다. – “우리는 더 이상 뉴스 채널이 필요없다. 왜냐하면 유투브가 있으니까!”

1. 지난주 금요일, 태평양을 건너 한국 뉴스에도 널리 보도된 화제의 인물이 있다. 미국 텍사스주 상원의원 웬디 데이비스다. 그는 무려 12시간동안 의회 단상에 서서 연설을 했다. ‘필리버스터’ 라고 불리는 이 행동은 미국 의회에서 인정하는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연설이다. 텍사스주 의회 필리버스터 규정상 그는 앉지도, 기대지도, 먹지도 못하고 화장실도 못 가면서 12시간동안 쉬지 않고 마라톤 연설을 했다. 민주당 소속 데이비스 의원이 필리버스터를 한 이유는, 공화당 의원들이 발의한 더 엄격해지고 보수적인 낙태금지 법안통과를 저지하기 위해서였다.

2. 필리버스터를 하는 의원은 미국에서 많지도 않지만 아주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러데 왜 데이비스 의원만 이렇게 화제가 되었을까?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한 금발머리 백인 여성이면서 ‘싱글맘’ 이라는 어려움을 겪은 개인 스토리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핵심은 유투브 정확히는 유투브의 생중계 스트리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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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몇달 전, 텍사스 트리뷴이라는 비영리 언론은 텍사스주 의회를 촬영하는 카메라 화면에 대한 스트리밍 권한을 얻었다. 그리고 이 신문사는 의회의 법안통과 과정 화면을 유투브 채널에 연결해서 생중계 스트리밍을 하기 시작했다. 이 선택이 모든 것의 출발점이었다.
데이비스 의원의 필리버스터 장면은 자정을 넘을 무렵 무려 182,000명이 유투브로 보고 있었다. 이 숫자는 MSNBC (* 주: 미국의 진보적 성향의 케이블 뉴스채널) 시청자 수와 수준이다. 유투브로 생중계된 필리버스터는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너 이건 꼭 봐야해!” 라는 멘트와 함께 급속도로 알려졌고 “StandWithWendy” 와 같은 트위터 해시태그도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필리버스터가 끝난 다음날 아침, 그리고 그 후 주류 언론들과 뉴스 채널들은 이 소식을 받아서 연달아 보도했다. 그러나 “왜 케이블 뉴스 채널이 이런 걸 생중계하지 않는 것인가?” 라는 시청자들의 불만이 폭주한 다음이었다. 단숨에 전국구 스타가 된 데이비스 의원은 미국의 3대 공중파 방송국의 뉴스 프로그램에 모두 출연했다. 그리고 텍사스 트리뷴 신문사는 5일만에 미국 37개 주에서 3만 7천불의 기부금을 받았다. 전국적 관심을 받고 있다는 의미다.

4. 2011년 월가를 점령하라 (Occupy Wall Street) 시위를 필두로 터키, 브라질, 이집트 등에서 벌어지는 대규모 시위에 대한 유투브 생중계 스트리밍은 소셜미디어 상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10년간 ‘온라인 동영상’은 바이럴을 위한 최고의 도구 중 하나였다. 그러나 지금 시대는 ‘생중계 스트리밍’ 이 바이럴의 대표적 수단으로 부각되고 있다.
유투브의 트렌드 매니저 Kevin Allocca 는 “텍사스 트리뷴 같이 유투브를 사용해서 지역 뉴스를 전국적 화제로 만드는 것은 훌륭한 일입니다. 그리고 이런 사례는 앞으로 더 많이 나타날 것” 이라고 전망했다. 저널리즘 스쿨 교수인 Andrew Lih 는 텍사스 트리뷴에 대해 “의회 촬영 동영상은 이미 존재했던 것이다. 이 영상을 사람들이 몰려있는 유투브 같은 곳에 연결한 것이 대단한 것이다. 단순한 아이디어지만, 파워풀하다” 고 설명했다.

5. 미국 C-Span 이라는 케이블 채널에서는 국회에서 벌어지는 모든 장면을 생중계한다. 이 덕분에 미국 시민들은 자신이 뽑은 국회의원들이 어떤 법안에 찬성을 하고 반대를 하는지, 어떤 발언을 하고 언제 박수와 야유를 보내는지 모두 관찰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주 의회나 시 의회에서 무슨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투명하게 공개, 중계되는 과정은 부족한 편이다. 50개 주 중에서 약 12개 주는 동영상 없이 오디오 생중계 스트리밍만 제공한다. 대부분의 주들은 동영상을 제공하지만 생중계 스트리밍은 거의 없다. 이번 텍사스주의 경우에는 주의회 홈페이지에서 동영상 생중계 스트리밍을 제공하긴 했지만, 유투브보다 인터넷 사용자가 접근하기에는 매우 뒤떨어진 곳이었다.

6.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50개주 의회 전원이 오디오 생중계 스트리밍은 하고 있다. 시간과 의지가 있다면, 누구라도 접속해서 의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들어볼 수 있다는 뜻이다. 주 의회 생중계 스트리밍 확산에 노력하는 한 전문가는 이렇게 말했다. “시민이라면 정부가 어떻게 일하는지 관찰할 천부인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기자는 아닙니다. 기자가 하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을 위해서 1차적 소스를 제공할 수 있지요”

박소령

* [저널리즘의 미래]에 대한 이전 글들을 읽으시려면
– 저널리즘의 미래 1 뉴미디어 시대에 대처하는 뉴욕타임스의 전략, 링크
– 저널리즘의 미래 2 소셜미디어는 저널리즘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가? – 미국 CBS 방송국 앵커/기자 Sean McLaughlin 과의 인터뷰, 링크

참고: 뉴욕타임스, 링크

[RT] “난 월드컵에 가지 않을 거예요.” by 브라질 사진작가 – “반정부 시위 자랑스럽다.” by 브라질 대통령

*주: “더 나은 국가를 위해 많은 사람이 투쟁하는 모습이 자랑스럽다. 시위대 규모는 브라질 민주주의의 힘을 보여주는 증거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의 말입니다. 

현재 브라질에서는 25만여 명이 공직부패, 민생난에 항의하는 대대적 시위가 일고 있습니다.
이러한 반정부 시위에 대통령이 환영입장을 밝힌 것은 매우 이례적인데요, 대통령 스스로가 과거 군사독재시절 저항운동에 투신했고 옥살이까지 했던 경험에서 나온 말이라는 분석입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국민들의 지지를 회복하겠다는 의도도 있다는 월스트리트저널의 분석도 있습니다.

시위가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된 데에는 유튜브 영상이 한몫 했는데요,
“난 월드컵에 가지 않을 거예요”라는 제목을 달아 더 화제가 됐습니다.
무슨 이야기가 담겼을까요? 뉴스페퍼민트의 번역을 전문 소개합니다. 영상도 추천합니다.

[지금 브라질에서는 무슨 일이, 왜 일어나고 있나?]
뉴스페퍼민트, http://wp.me/p2zsVO-3HV

브라질에서 일어나고 있는 대규모 시위 소식이 시시각각 뉴스를 장식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석기사들 가운데, 브라질에서 일어난 소요의 근본적인 원인을 짧고 간결하게 정리한 유튜브 동영상 클립 하나를 소개합니다. 카를라 다우덴이라는 사진작가는 지금 브라질에 필요한 건 수십, 수백억 원짜리 경기장이 아니라 교육과 의료 등 공공서비스, 그리고 일자리와 먹을거리라고 잘라 말합니다. 유튜브에 올라온 설명을 보면 이 영상은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기 전에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무자비한 토건족과 개발의 논리, 그리고 자본과 권력에 과잉 충성한 경찰 때문에 용산참사라는 비극을 겪었던 우리 사회가 삼수 끝에 유치에 성공한 평창올림픽을 치르는 데도 귀담아들을 만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난 월드컵에 가지 않을 거예요.”

누군가를 만났을 때 제가 브라질 사람이라고 하면 “나 월드컵 보러 갈 건데!” 혹은 “월드컵 개최해서 부럽다, 나도 가고 싶어”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좋다, 좋다 하지만 그 비용은 어마어마합니다. 300억 달러(34조 원). 지난 세 차례 월드컵을 치르는 데 든 비용을 다 합친 것보다 많아요. 이 정도 돈이 문맹률이 10%가 넘는, 먹을 거리가 부족해 끼니를 제대로 못 먹는 빈곤층이 1,300만 명인 나라에서 경기장을 짓는 데 쏟아부어도 과연 괜찮은 돈인가요? 열악한 의료 서비스 탓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제대로 치료를 못 받고 죽어가는지 아세요? (환자들은 많은데 치료할 약도, 기구도 없어 분노하는 의사의 절규가 이어집니다) 어떤 정치인들은 월드컵, 올림픽을 브라질을 한 단계 더 성장시키는 발판이 될 거라고 말하죠. 어처구니 없는 소리예요. 어마어마한 세금으로 짓는 경기장에서 치른 월드컵 통해서 나오는 수입의 대부분은 FIFA가 가져가요. 대회기간 동안 거둬들일 관광 수입은요? 그 관광지를 가꾸고 운영해 온, 이미 돈이 많은 사람들 몫이죠. 대다수 서민들에게는 아무 것도 남는 게 없어요.

한 가지 더. 요즘 브라질의 빈민가인 파벨라에는 중무장한 경찰들이 치안을 확보한답시고 대대적인 작전을 펼치고 있죠. (관련 뉴스페퍼민트 기사http://wp.me/p2zsVO-3Et) 마약과 이를 거래하는 범죄조직원들을 소탕한다는 작전인데, 이런 강경진압 일변도로 정말 갱들을 근절할 수 있을까요? 브라질 사람들은 이를 두고 “먼지를 카펫 아래로 쑤셔넣는다(putting the dirt under the rug)”라고 해요. 언발에 오줌누기나 다름 없죠. 월드컵과 올림픽 관련 시설을 짓기 위해 강제로 땅을 수용한다는 정부의 일방적인 통보에 원래 살고 있던 사람들은 집을 잃고 거리로 내몰렸습니다. 원주민 인디오들도 마찬가지 신세가 됐죠. 이게 정말 민주주의 맞습니까?

월드컵, 올림픽은 지구촌의 축제입니다. 저도 알아요.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가 아니라 훨씬 큰 의미가 있죠. 하지만 브라질에는, 적어도 현재의 브라질에는 경기장보다 당장 필요한 것이 훨씬 많습니다. 한 번 지어놓은 경기장이 대회를 치르고 나면 세금 먹는 애물단지가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더더욱 그래요. 지금 브라질에 필요한 건 교육과 의료 서비스의 확충, 그리고 가난한 이들이 간절히 원하는 먹을거리입니다. 나랏돈은 우선순위를 똑바로 정해놓고 써야 하는 겁니다.

그리고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브라질 월드컵 개최가 확정된 뒤 한 연설이 2분 가량 이어집니다. 연설 내용은 한없이 밝은 미래의 청사진을 이야기하지만, 해당 영상 속 브라질의 현실은 정반대입니다. 충분히 논란의 여지가 있는 문제입니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全文번역] 뉴욕타임즈 – 터키 시위대도 경찰도 다함께 관객으로 만든 한 밤의 피아노 연주

“제 아이디어는 음악으로 정치인들에게 영감을 주자는 것이었습니다.”
“이 피아니스트는 이곳에서 역사를 만들고 있어요.”

* 주: 백마디 글보다 한 장의 사진이나 일분짜리 영상이 더 많은 것을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 사례가 그렇습니다. 비틀즈의 렛잇비를 연주하는 피아노 선율에 따라, 시위대도 경찰도 피아니스트도 다함께 노래를 부르고 크게 웃습니다. 음악의 힘을 보여주는, 마법과 같은 연주 장면 동영상을 이곳에서 보세요.

링크: http://nyti.ms/12v74rW

Music in Istanbul Is Intermission for a Protest

최루탄과 물대포를 맞으며 몇일째 시위를 이어가던 탁심 광장 내 게지 공원 사람들은 수요일 밤에도 경찰과의 충돌을 예상하면서 긴장에 싸여있었다. 대신, 그들에게 찾아온 것은 피아노 연주 공연이었다.

독일인 피아니스트 다비드 마르텔로는 뉴에이지 아티스트로, 3명의 팀과 함께 그랜드 피아노를 트레일러에 싣고 도착했다. 공원 입구에 피아노를 내려 놓은 후, 그는 연주를 시작했다. 사람들은 동작을 멈췄다. 들썩이던 군중들이 조용해지면서 마르텔로를 둘러싸고 연주를 듣기 시작한 것이다. 연주 장면을 촬영한 사진, 동영상들은 블로그, 온라인 뉴스,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전세계에 삽시간에 전파되었다.

목요일 밤, 소문이 돌고 돌아 이 31세 피아니스트가 다시 연주하는 장면을 보기 위해서 약 1,500명의 사람들이 공원에 모였다. 연주 중간에, 마르텔로는 자신이 전세계 주요 도시들을 돌면서 연주투어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요일 아침에 불가리아의 소피아에 있었는데 시위대를 직접 보기 위해서 이스탄불을 경유하고자 했다. 시위는 게지 공원의 개발을 반대하기 위해서 시작되었고 이제는 총리의 독재정치에 대한 반발로 확산되고 있다.

“제 아이디어는 음악으로 정치인들에게 영감을 주자는 것이었습니다.” 중절모를 쓰고, 터키 국기를 상징하는 빨간색 옷을 입은 마르텔로의 말이다. 탁심 광장은 집회와 공연으로 오랫동안 유명한 공간이었지만, 마르텔로의 공연은 관중들의 넋을 빼 놓을 정도로 특별했다. 그는 목요일 밤에는 14시간 연속으로 연주를 했다.

1주일 이상 공원에서 시위중이던 제이넵 투르크멘 (24세)은 “그랜드 피아노가 한가운데 있고, 경찰들도 저 뒤에 있죠… 이 피아니스트는 이곳에서 역사를 만들고 있어요.” 라고 말했다. 터키 공화국을 건국한 무스타파 아타투르크의 동상을 보호하던 경찰들도 진압용 방패에 몸을 기대고 관객의 일부가 되어 함께 연주를 들었다.

by 박소령

출처: 뉴욕타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