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를 위한 메모 17] 홍보하지 마라, 커뮤니케이션 하라. – 때로 홍보는 가치를 훼손하고 부적절한 관계를 만든다

사람들은 성공한 오너인 그 선배에게 PR 회사들을 추천했다.
홍보를 좀 해보라고.

며칠 전에 선배를 만났다.
결론은 항상 같았다.
역시 홍보할 일 없다고.

소송 등의 위기가 닥쳤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무언가를 해보라고 했지만 소송에만 집중 대응했다.
승소했다.
나쁜 이슈는 사라졌다.

광고와 언론 홍보를 동원하는 것은 그 만큼의 위험을 동반한다.
인력과 재정투입과 함께.
때로는 좋은 기사를 협찬과 광고를 통해 주고받는 나쁜 관계를 형성하기도 한다.

그는 핵심 기술과 상징을 갖고 있었고 저절로 굴러가는 이야기와 상품이 있었다.
상품 사용자들은 팬이 되고 광고가 되고 홍보맨이 된다.

결론은 이렇다.
인위적인 홍보는 하지 마라,
스스로 살아 움직이는 커뮤니케이션을 하라.
커뮤니케이션의 원형을 만들어라.

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이 최상의 병법이라 한다.
홍보하지 않고 스스로 커뮤니케이션이 작동하는 것, 그것이 최상의 전략이다.

유민영

[유민영의 위기전략 32] 사과를 하는 것은 좋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사과의 대상에게 정확히 인식되는 것이다 – 타겟과 목적이 불분명한 KB국민은행의 이상한 대국민 사과

KB국민은행의 사과문

KB국민은행의 사과문

29일자 전체 종합일간지 1면에 KB국민은행이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며 대국민사과 광고를 냈다. 그런데 국민은 어안이 벙벙하다. 언론도 큰 사건으로 다루지 않았고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국민이 되묻는다. “무슨 사과지?”, “저 광고비용도 결국 우리 돈 아니야?” 여기서 문제가 시작된다.

1. 지난 27일 KB국민은행은 오후 3시30분에 출입기자들에게 한 시간 후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할 것이라는 통지를 했다. 27일 오후 임영록 회장 주재 비상대책회의가 열렸고 바로 이건호 국민은행장의 대국민 사과가 결정된 것이다. 사전 예고도 없는 대단히 급작스런 대국민사과였다.

2. 예상되는 경우의 수는 두 가지 정도이다.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행장이라는 새 라인이 전 회장인 어윤대 체제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을 과감히 정리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이를 조직 혁신의 신호탄으로 사용했다는 분석이었다.
현재 진행되는 사건이긴 하지만 전임자 재직 때 발생한 악재를 활용해 대외 신뢰도를 제고하고, 현 체제의 내부 장악력 강화로 귀결시키려는 전형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더 유력한 것은 금융감독원의 특별 검사 등 거센 압박에 대한 KB국민은행의 불가피한 조응이었다는 분석이다. 예상보다 강한 조사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다 주인 없는 그들이 내놓은 것이 대국민사과라는 것이다.

3. 그러면, 숨은 것이 있는 것일까
취재기자들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러한 상황을 예측하지 못했다. 걷잡을 수 없던 커다란 동양그룹사태는 사라지고 아주 작은 KB국민은행 사태가 커지고 있는 것에 대해 불만도 확인된다. 다른 방법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최고수위의 대처를 통한 여러 상황의 수습을 위해 엉겁결에 내놓은 것이 대국민사과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4. 국민을 향하지 않은 대국민 사과
국민이 사고를 모르는데 국민에게 사과하는 상황이다. 타겟이 틀렸다.
주요 분석 지점이 아니어서 여기서 자세히 사과문을 분석하지는 않지만 ‘KB국민은행장 및 임직원 일동’명의의 대단히 의례적인 사과문이다. KB국민은행 임원진과 국민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너무 커다란 강이 놓여있다. 이로써 누가하는 지도 불분명하고, 무엇을 사과하는 지도 불분명한 사과문이 완성되었다. 사건과 관련해서 ‘국민주택채권 지금’이 언급되었을 뿐, 참으로 건성이다. 톤은 강하지만 대책은 없다.
문제는 앞의 ‘경우의 수’에 따르면 내부를 향한 메시지이거나 외부를 향한 수습의지인데 전혀 그런 느낌이 없다는 것이다. 내부는 사과문이 아니어도 긴장감이 돌고 있을 것이며 새로운 시스템이 이미 작동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대국민사과라는 최고의 사과 수준을 통해 금감원이라는 타겟을 압박하거나 이해시키려면 더 분명한 자세와 태도, 그리고 정확한 메시지로 접근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5. 특별감사를 실시하고 있는 금감원에 대한 사과라면?
모양이 볼썽사납다. (언론에 따르면)일단 금감원에 대국민사과가 보고된 시간이 발표 30분 전이란다. 금감원 입장에서 보면 물먹이는 것이다. 금감원을 설득해야 하는 것이라면 최대한 내밀하고 분명하게, 그리고 대책중심으로 접근해야 맞다. 그래야 타협도 가능하고 설득도 가능하다. 막대한 예산을 들인 국민에 대한 사과로 금감원에 대한 수습조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누구도 아는 사실이다. 급할수록 핵심요소를 통해 돌파해야 한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분명한 대책이 없다. 대국민사과에 준하는 사안이라면, 책임 소재를 포함한 특별대책이 동시에 제시됐어야 한다.

6. 특별감사 기간 중이라는 타이밍은 어떤가?
이건호 행장이 “최대한 명백하게 사고 원인을 밝히고 책임 있는 사람에게는 책임을 묻고 제도적 허점이 있다면 보완할 것”, “직원 의식에 문제가 있었다면 의식개혁을 위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했다면 구체적인 조치와 대안이 동시에 발표됐어야 한다. 그런데 특별검사 기간 중이다. 그러니 이 행장의 발언이나 대국민사과문에 내용이 들어가기가 어려운 것이다. 결과를 봐야하는 것이다. 아니면 선제적 해결을 했어야 하는 것이다.
위기에 닥친 기업에는 둘 중의 하나만 허용된다.

7. 그러면 광고를 낸 언론을 아군으로 얻었을까?
그렇지 않다. 급하게 정해서 찾아오는 사람들의 광고를 언론이 마다할 일은 없다. 그러나 급한 을이 되어 온 광고주를 위해 취재기자가 타협할 필요는 없다.

8. 오너 없는 기업의 위기전략과 관리
KB국민은행, KT, 대우건설의 공통점은 공공기관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정부의 지배를 받는다. 또 하나의 공통점은 오너가 없다는 것이다. 고용된 전문경영인들은 법과 제도를 넘을 수 없다. 그런데 위기관리는 그 범주를 넘는다. 그러나 전문경영인은 위기관리 대책이 전면적일 수 없다. 거기서 현실의 벽과 갭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들은 사기업의 오너들처럼 자신이 보장받지 않은 무엇을 보장할 수 없다. 충성을 요구할 수도 없다. 그러니 조사만 받으면 당사자들은 하염없이 무너지는 것이다.
가혹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현실이다. 불가피한 것은 받아들이고 대처할 수밖에 없다.

9. KB국민은행은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진퇴양난의 상황을 이해한다고 해도 대국민사과 전략을 사용할 때는 현명해야 한다. 다시 쓸 수 없는 전략이어서 그렇고,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어서 그렇고, 결정적으로 다른 전략으로 대체할 없어서도 그렇다.
금감원의 칼날과 언론의 펜끝은 차가운 날씨만큼이나 오늘도 매섭다.

유민영

[저널리즘의 미래 9] 인터넷은 어떻게 저널리즘을 구할 수 있을까?

워싱턴포스트

* 주: 아마존닷컴의 대표 제프 베조스가 워싱턴포스트를 매입하면서 전통미디어 관계자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충격이 큰 것 같습니다. 전통미디어의 운영방식을 바꾸지 않고서는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 사건으로 인식하기 때문인 듯한데요, 워싱턴포스트가 베조스에게 팔린 것이 워싱턴포스트를 한 단계 발전시킬지, 악화시킬지에 대한 생각들이 다양합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 글을 읽으시면 생각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허핑턴포스트 블로그의 글을 번역했습니다. 예일대 법학교수이자 <Voting with Dollars>의 저자인 브루스 아커만과 이안 에어스의 글입니다.

1. 언론의 현재

제프 베조스에게 워싱턴포스트가 팔린 것은 프로페셔널저널리즘 쇠퇴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다. 워싱턴포스트의 사주는 신문분야 경험이 전무한 억만장자에게 워싱턴포스트를 팔았다.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귀중한 국가적 자산이 한 개인의 손에 들어간 것이다. 어쩌면 베조스는 종전과 다른 방식으로 워싱턴포스트를 운영해야겠다는 책임감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느끼지 못했다면, 그나마 남아 있던 진지한 저널리즘의 원천은 말라버릴 것이다.

저널리즘 측면에서, 영어권 국가가 위기에 처했다면 비영어권 국가는 재앙을 맞은 수준이다. 광고주들은 영어권 매체에 광고하는 것을 선호한다. 영어를 읽는 독자층이 두텁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국의 뉴욕타임스나 영국의 가디언의 인터넷판에 광고를 하려는 광고주들은 줄을 선다. 반면 예를 들어 포르투갈어를 쓰는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인터넷매체의 경우, 진지한 저널리즘은 사치에 가깝다. 이런 경우에 포르투갈 신문을 읽는 사람이 점차 없어지게 된다면, 그 나라의 민주주의는 안 봐도 뻔하다.

2. 블로그가 대안이 될 수 있을까?

블로그 기반의 저널이 진지한 저널리즘을 대체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거는 것도 현실적이지 않다. 1) 공인, 셀러브리티, 국제적 중요 인물 등을 취재하는 것이 아마추어 블로거들에게 허용될 리 만무하다. 그런 취재를 하려면 오랜 시간에 거친 트레이닝과 경험이 전제되어야 한다. 2) 물론 수많은 독자들 중 꼭 있는 ‘지적하는 전문가’들을 만족시킬 만한 역량도 필수다. 3) 매일 이슈에 깨어 있어야 하고, 장기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느냐도 블로그 기반 저널이 해결해야 할 숙제다. 블로그에 대한 맹신은 아마 후대에는 팩트를 확인도 하지 않고 글을 써대는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의 악몽쯤으로 분류될 것이다.

결국, 기존 저널리스트는 대체불가능하다. 문제는 기존 저널리즘의 비즈니스 모델이 새로운 기술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 했다는 것이다.

3. 진지한 저널리즘은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 것인가? – 하지 말아야 할 것과 해야 할 것

진지한 저널리즘을 경제적으로 지원해줄 ‘보이지 않는 손’을 기다리는 것은 현재 저널리즘이 감당할 수 없는 영역이다. 사실, 경제지는 유료 온라인 저널리즘 모델을 성공적으로 해내고 있다. 주류 언론들도 이 흐름을 따라가려 하고 있다. 하지만, 페이팔(PayPal:국제송금시스템)에 익숙지 않은 수천만 독자들은 어떻게 할 것인지의 문제가 남는다. 다른 창의적 방법이 필요한 시점이다.

BBC스타일을 따르려고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BBC스타일이란 정부 정보의 독점적 공급자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인데 이는 사실 기반의 보도를 훼손할 수 있다. 정부가 권력으로 방송·신문사를 압박하면, 언론의 기능이 심각하게 타격을 입을 것이다. 특히 영어권 국가가 아닌 곳에서 위험하다. 틀린 팩트가 있어도 바로잡아줄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인터넷 뉴스의 경우, 몇몇 곳들이 우리의 충고를 받아들여 다음 실험을 했다. 각각 기사 끝부분에 “이 기사가 당신이 정치분야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줬습니까?”라는 질문을 단 것이다. 이 질문에 동의하는 독자들은 ‘yes’에 체크하면 그 기록이 국가언론기금에 전달된다. 좋은 기록을 확보하면 정부로부터 그에 걸맞은 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즉 독자들이 클릭을 많이 할수록 돈을 더 벌게 된다. 센세이셔널한 타블로이드 기사를 지지하는 독자 그룹이 생길 수도 있다. 아직 진지한 내용의 기사가 큰 지지를 받기는 어렵겠지만 타블로이드 기사는 가능할 것이다. 상식, 자유의 가치, 정치적 외압에 반하는 단체 등이 뉴스의 질을 결정할 것이다.

물론, 어떤 견제 조치는 필요하다. 언론기금이 그냥 원조해주는 수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언론 보험(잘못된 팩트로 인해 명예훼손을 했을 때를 대비한 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언론사를 제한해야 할 것이다.

이 말은, 신문·방송사는 사실확인담당자 집단을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지 않으면 신문·방송사 운영 보험의 비용이 치솟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마저도 시장성이 있다고 국가기금에서 검증받은 언론사에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인터넷이 과거의 신문 비즈니스 모델을 파괴했을지는 모르겠지만 현재 언론 산업을 더 역동적으로 만들고 21세기에 걸맞은 시스템으로 재설계하는 데에 인터넷은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우리는 거대한 예산 부족 상태에서 살고 있다. 인터넷 언론을 운영하는 것은 단순히 하나의 대안이 아니다. 민주주의적 시스템으로 전환할 수 있는 핵심 열쇠다. 적어도 현재 상태에서 ‘보이지 않는 손’에 저널리즘이 정상화되긴 힘들다.

워싱턴포스트 매각으로 인해 의회의 공화당 의원들이 국가언론기금에 예산을 뚝 떼어주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미 예산을 다른 곳으로 쪼개는 데 골머리를 앓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것이 단순이 몽상에 그치진 않을 것이다. 적어도 유럽에서는 이미 그렇다. 프랑스와 독일이 앞서고 있다. 유럽의 나라들은 자국의 것을 지원하는 데 적극적이기 때문에, 한 국가가 성공적인 모델을 만들면 그 모델을 따라갈 것이다.

번역 김정현

* [저널리즘의 미래]에 대한 이전 글들을 읽으시려면
– 저널리즘의 미래 1 뉴미디어 시대에 대처하는 뉴욕타임스의 전략, 링크
– 저널리즘의 미래 2 소셜미디어는 저널리즘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가? – 미국 CBS 방송국 앵커/기자 Sean McLaughlin 과의 인터뷰, 링크
– 저널리즘의 미래 3 유투브, 무명 주 상원의원을 전국구 스타로 만들다. – “우리는 더 이상 뉴스 채널이 필요없다. 왜냐하면 유투브가 있으니까!”, 링크
– 저널리즘의 미래 4 파이낸셜 타임스 편집장 Lionel Barber 가 동료들에게 보낸 이메일 – 우리는 왜 Digital First Strategy 를 추진해야 하는가?, 링크
– 저널리즘의 미래 5 저널리즘의 경계, 의제설정을 넘어 새로운 행동주의로 – 허핑턴 포스트의 새로운 프로젝트 B Team – People, Planet, Profit, 링크
– 저널리즘의 미래 6 볼 것이냐 말 것이냐, 독자가 선택하다-시즈널 이슈에 대한 독자의 선택권, 링크
– 저널리즘의 미래 7 가디언의 철학 “디지털 퍼스트”가 가디언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 반응형 UI와 일러스트로 자기 PR을 하다, 링크

출처: 허핑턴 포스트 블로그, http://www.huffingtonpost.com/bruce-ackerman/internet-save-journalism_b_3719304.html?utm_hp_ref=tw

[커뮤니케이션 단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언론에 대처하는 방법 – 취재와 사진은 보장하라, 메시지는 최소화하라.

오세오세오세

오늘 동아일보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근황 기사가 실렸다.
언론을 통해 등장은 하되 메시지는 최소화했다.
지면의 반을 차지하는 꽤 긴 기사였는데, 오 전 시장이 전달한 것은 간단했다.
동아도 그냥 받지는 않았다. 승자는 사진 캡션이다.

1. 메시지: 메시지는 없다

기사 내용 중 향후 정치적 행보라든지 오 전 시장이 취해야 할 전략이라든지 하는 내용은 모두 지인에게서 얻은 멘트이거나 정계의 전반적인 시각에 대해 기자가 풀어 쓴 것뿐이었다. 하지 않아도 될 말을 굳이 언론에 흘려 정치적으로 해석될 가능성을 남기지는 않겠다는 듯, 오 전 시장은 두 가지만 말했다.

ㄱ. 2014년 6월 지방선거 출마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
ㄴ. 완전한 야인으로 살고 있다는 메시지. 그리고 그에 대한 생활 이야기

2. 이미지 : 그리고 한 장의 사진이 있었다.

긴 기사들이 대개 그렇듯 이 기사에도 적절히 큰 사진이 곁들여졌다.
그런데 캡션이 대박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2011년 8월 사퇴 이후 좀처럼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그는 12일 본보 기자에게 “반성과 자숙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정식 인터뷰와 사진 취재를 극구 사양했다. 그 대신 그는 이날 오후 자택이 있는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한 공원에서 사색하는 모습을 찍어 보내왔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제공>

오 전 시장은 기사에 사용될 이미지에서 혹시라도 풍길 수 있는 부정적 해석도 경계한 듯하다. 사진 취재를 극구 사양한 오 전 시장은 ‘미래를 꿈꾸는 정치인’이라는 꼭지에 적합한 사진을 보내왔다. 넥타이 없는 흰 와이셔츠에서 ‘야인’의 이미지를, 먼 곳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미래’를 암시하려는 듯한.
그의 꿈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김정현

[유민영의 위기전략] 네이버의 위기 대응에 대한 열 가지 제언 – 네이버는 위기다

네이버재벌3 

지난 30년 동안 새롭게 창업해서 매출액 1조원(2012년, 2조3893억원)이 넘는 회사는 웅진과 NHN 밖에 없었다. 시가 총액은 12조를 넘었다. B2B(기업간 거래) 기업은 사례가 없고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기업으로 유이하다는 것이다. 아니다. 웅진이 사라지고 있으니 유일하다.네이버에 대해 언론이 ‘경제민주화’와 ‘재벌’프레임을 걸었다.

1. 매일경제가 기획 기사를 날렸다. 9일 자 1면에 <네이버는 영세상인들의 무덤> 제하의 톱기사와 4.5면 관련 기사를 올린 것이다. 1면 톱에 4·5면을 통으로 턴 것이다. 4면과 5면의 제호는 살벌하기 까지 하다. ‘약탈자 네이버’ 매경의 전략은 네이버를 패서 시장의 교란자로 포지셔닝하는 것이고, 프레임은 네이버는 당신의 친구가 아니라 약자를 위협하는 ‘황소개구리’(언론을 위협하는 네이버가 아니라)라는 것이며, 메시지는 영세상인들에 대한 약탈자이다. 보조 프레임으로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부각과 갑을전쟁의 요소를 연결했다. 네이버는 경제민주화의 대상이라는 것이다.

2. 다음은 조선일보가 나섰다. 11일 조선일보는 1면 사이드 톱으로 <네이버 계열사 4년새 26→52개, 70~80년대 재벌형태와 ‘판박이’> 기사를 올리고 8면을 통으로 털었다. 8면에는 기획 제목은 <온라인 문어발 재벌 NAVER>다. 문어발은 한국 재벌의 상징이다. 조선은 기사 전반에 걸쳐 문어발을 아이콘으로 상징화했다. 8면에는 째진 눈을 가진 검은 문어가 각 영역을 둘둘 말아 지배하는 그림이 형상화되었다. 조선의 전략은 네이버는 나쁜 재벌일 뿐이라는 것이다. 당연히 프레임은 네이버는 재벌과 같은 나쁜 시장 지배자라는 것이다. 메시지는 나쁜 문어 네이버다.

조선과 매경이 경제민주화의 프레임을 차용한 것이다. 언론 자신과의 경쟁 구도는 당연히 뺐다. 설명되지 않는다.네2

3. 우연인지 필연인지 이번 주 시사인도 시기가 겹쳤다. 한국의 파워집단 특집 네 번째 로 ‘네이버’를 꼽은 것이다. 9페이지를 깔았고 세 개의 기사를 만들었다. 포괄적인 자체 기사를 올렸고, 인터넷 언론사 기자의 기고와 외부 전문가 기고 글을 통해 넓게 접근했다.
그런데 시사인이 그리는 네이버도 보수 언론과 크게 다르지 않다. ‘슈퍼 갑‘, ’포식자‘, ’초토화‘등으로 표현되는 시장의 상황을 소개하면 비판의 목소리에 동참했다.
날것의 언어가 동원되는 치졸한 적대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우호가 아닌 것은 확실하다. 기사의 기저에 흐르는 비판의 논조는 크게 다르지 않다. 진보언론도 공룡 네이버 앞에서 화를 내고 있는 것이다. 신문의 위기가 특별한 해결책을 갖지 못하는 한, 대다수의 언론도 네이버에 적대의 감정을 표현하게 될 것이다.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이 상황은 사실 신문의 위기, 언론의 위기로부터 전가된 측면이 크다. 신문이 현재와 미래의 답을 찾지 못하니, 앉아서 자신의 이익을 빼앗아가는 이웃집 사돈을 공격해 들어가는 것이다. 현재 시장은 한정되어 있고 새로운 시장은 열리지 않으니 답이 없는 것이다. 새로운 통로가 열리지 못하면 정글은 평화 보다는 전쟁을 불가피하게 선택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네이버의 억울함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또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네이버가 자초하고 만들어온 시장 지배자의 규칙과 행태가 이러한 상황을 만들어온 것도 부정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이해진 NHN 이사회 의장은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NHN 김상헌 대표가 기자간담회를 했다. 그런데 좀 공허하다. “비판 경청, 오해, 선도벤처기업으로 상생, 본업 충실-문어발 확장 안 해”의 수준이다. “벤처기업 지원 역할“ 역시 방어의 기제로 사용되었고 ”글로벌 경쟁“을 반복했을 뿐이다. 공격에 답변할 뿐, 공격의 프레임을 하나도 넘어서고 있지 못하다. 무엇보다 작은 실수 하나도 인정하고 있지 않은 것이 더 위험해 보인다.
물러설 수 없는 신문이 작심하고 전쟁을 건 마당에 일상화된 의제로 수수하게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차분한 것이 아니라 대응 전략이 없다고 이해될 수도 있다.
신문은 흙탕물에 자신을 던져 공격함으로써 상대가 흙탕물 안의 세계로 들어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과도하게 네이버가 신문의 비판에 반발하듯이 뛰어들 필요는 없겠다. 그렇지만 소비자의 마음이 바뀌는 것은 경계할 일이다. 곳곳에서 그런 조짐은 발견되어왔던 것이 아닌가.

다음은 네이버가 이러한 위기를 넘는 데 유념해야 할 것들이다.

1. 상황을 판단하고 정의하라.
현 상황에 대한 네이버의 정의가 필요하다. 당연히 저들이 만든 링 위에 올라갈 필요는 없다. 그렇지만 네이버가 이 상황을 어떻게 판단하고 규정하고 있는 지는 설명해야 한다. 정의해 줘야 한다. 파상공세가 계속되면 사람들은 의심의 크기를 키운다. 무엇을 내주어야 하는지도 판단해야 할 시점이다. 모든 것을 지키려고 하면 모든 것을 잃는다.

2. 누구보다 소비자에게 설명하라.
소비자를 향해 정확하게 대응해야 한다. 대립의 국면에 닥친 당사자들의 커다란 착각 중 하나는 말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 의존해 양측이 팽팽하다고 느끼거나 우세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합리적 대중은 일부 공감하면서 입장을 드러내고 있지 않을 지도 모른다. 이미 영향을 미친 것이다.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소비자를 향해 ‘전방위’로 대응해야 하는 시점이다.

3. 구글도 한다고 설명하지 마라.
네이버 내부의 주장 중 하나다. 구글도 하니 네이버도 하는 일도 욕하지 말라는 것이다. 아주 간단히 말해서 구글도 나쁘고 네이버도 나쁘다고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논법은 항상 위험하다. 네이버의 답을 찾아야 한다. 구글에게 한국의 포털 시장을 뺐기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자부심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4. 조중동의 주장으로 대립각을 세우지 마라.
신문 모두의 문제다. 뉴스스탠드는 모든 언론에 불을 질렀다. 그러니 조중동만의 문제가 아니다. 물론 그렇게 하면 각을 세우는 것도 편하고 마음도 편해진다. 마치 정의롭거나 진보적으로 잠시 위안을 삼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상대만 흥분시킬 뿐이다. 더 큰 문제는 이 상황이 조중동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5. 객관을 만들고 유지하라.
주관의 영역은 호기롭긴 하지만 설득력은 떨어진다. 독한 시장지배자라는 의심을 받는 현 상황이 잘못된 것인지, 불가피한 것인지, 악의적인 것인지 소비자는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외부의 스피커들이 이 상황을 증명해주어야 한다. 필요하면 객관성을 담보해 줄 공정한 위원회도 만들어야 한다. 작은 것을 주고 큰 것을 얻기 위해 그렇다. 내부의 사람들에게도 이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위험의 상황에 갔을 때 일심동체라고 느꼈던 내부자들이 제일 먼저 생각이 달랐음을 확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객관은 그야말로 모두가 공유해야 하는 사실이고 정확하게 내부자와 이해관계자가 모두가 함께 이해하는 확고부동한 실체가 되어야 한다.

6. 네이버를 대표하는 커뮤니케이터가 등장해야 한다.
네이버는 오너는 드러나지 않고 대변인도 없다. 대표이사와 홍보실장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조중동에 반대하며 네이버를 마음으로 응원하는 사람은 있을 수 있지만, 지금은 진심으로 네이버를 위해 움직이는 화이트스피커가 너무 적다. 내부의 커뮤니케이션도 전략과 지침에 따라 정확하게 조직되고 있는 지도 의문이다. 단계별·영역별 상황에 따라 적절한 내부의 스피커와 외부의 스피커가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스피커가 1) 상황과 전략을 이해하고, 2) 네이버의 가치와 스토리를 체화하고, 3) 성실과 신뢰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네이버의 현재 대응은 갑의 포지션이 할 수 있는 대응이다. 아쉬울 것이 없다가 아니라, 최대한 성의껏 진심을 다해 대응해야 다음 단계의 관계를 만들 수가 있는 것이다.

7. 부정하지 말라.
‘네이버는 미디어가 아니다’, ‘네이버는 모른다’는 답이 아니다. 네이버는 한국의 대표적인 미디어 플랫폼이다. 인터랙티브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발전해야 하는 미디어다. 고의가 아니라도 네이버는 매우 나쁜 바이럴 마케팅을 지휘하고 있다. 네이버가 정한 규칙에 따라 온라인광고업자와 오픈 마켓과 부동산업자들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지식인은 심각하게 훼손되었고 검색의 엄밀함도 의심받고 있다. 네이버의 콘텐츠로 인해 소비자들이 사실과 다른 정보를 접하고 혼동을 일으키는 경우 네이버에 전혀 책임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8. 포지티브 플랜이 작동해야 한다.
주장 대 주장으로 부딪혀서는 안 된다. 네이버의 현재 일일업무 작동법이 아니라 기업가치, 브랜드, 시나리오 등을 포괄하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그랜드 디자인이 제시되어야 한다. 그래야 현재진행형의 업무가 설명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한국 산업구조를 위해서도 대단히 중요하다. 우리가 한국의 경제발전모델에서 재벌 중심이 아닌 ‘플랜 B’를 확고하게 기대하기 위해서도 그렇다. 기업가 정신이 숨쉬는 새로운 기업의 미래에 대해 설명할 의무를 갖는다. (물론 그것은 김정주, 이재웅, 김택진에게도 적용되는 문제다.)

9. 기업가정신, 기업시민의 위치로 복귀하라.
한국에 사는 다른 기업과 다르지 않다고 설명하는 것은 치명적이다. 소비자와 수많은 창업자들은 네이버를 아직 다른 대기업을 보고 싶다. 그로 인해 지불해야 하는 비용과 시간, 인력은 막대할 것이다. 그러나 비용만으로 타산할 문제일까? B2B는 아니라 하더라도 B2C 기업 중에서 이만한 성과는 쉽게 오르지 못할 나무다. 네이버의 창업정신을 설명하고 그 안에서 과거와 현재, 미래를 설명할 수 있어야 네이버가 다른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오래된 얘기다. 모두가 오렌지 일 때 사과일 필요가 있다. 네이버는 사람들의 마음에 ‘플랜 B’다. 위기에 닥쳤을 때 초심을 운운하는 것은 과거를 향하라는 것이 아니라 과거·현재·미래를 지배하는 가치를 구현하라는 것이다. 그들에게 지금 서바이벌스킬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10. 실수하지 마라.
제일 중요한 일이다. 성난 네이버 간부와 직원들이 개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분노의 글을 내놓고 있다. 정말 위험하다. 감정 대응은 실효가 거의 없다. 분풀이를 하고 많은 사람들이 동조했다고 해서 상황이 개선되는 것은 없다. 진흙탕 속으로 한 걸음 빠져드는 것 뿐이다. 위기대응에서 개인이란 없다. 수습사원마저도 네이버를 대표한다. 실수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콘트롤 타워, 위기전담팀, 전략과 지침, 시나리오 플래닝, 이해관계자 협력 관계, 대외·대관 전략 및 실행, 내·외부 커뮤니케이션 교육 및 트레이닝, 효과적 커뮤니케이션 등 점검해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어떤 위기도 보통은 기회를 동반한다. 네이버가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의 특징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가길 바란다.

유민영

사진출처: 네이버 웹툰 <역전! 야매요리> ’17화 결전! 덤벼라 키친요정! 上’, 링크

[유민영의 위기전략] 자사의 항공기 사고를 대하는 아시아나의 자세 1 – 사고 상황과 국내 대응을 중심으로

한국시간으로 7월 6일 오후 4시 45분 인천공항을 출발한 아시아나 항공기 214편이 7월 7일 새벽 3시 27분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착륙하던 중 사고가 발생했다. 방파제에 꼬리 부분이 부딪힌 후 꼬리 부분이 잘려 나갔고 착륙 직후 화재가 발생했다. 두 명이 사망했고 수십 명이 크게 부상당했다. 사고 발생 대응, 그리고 첫 번째 사과, 후속 관리에 이르기까지의 아시아나 항공의 대응을 살펴봤다. 아시아나의 인명사고를 포함한 첫 번째 대형 사고는 1993년 7월 발생했다. 20년 만이다.

아시아나의 대응에 대한 정보는 아직 제한적이다. 미국 현지의 공항과 병원의 상황을 다 체크할 수 없는 상황도 아시아나의 대응에 어려움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승객과 승무원 들은 최선을 다해 더 큰 참사를 막았고 예상보다 사상자도 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그러나 외신들은 일제히 사고 당시 조종을 했던 기장이 해당 기종 B777기에 대해 43시간 만을 운항했다는 것을 일제히 보도하고 있다. 아시아나는 기장 4명이 비행 1만시간 전후의 베테랑이라고 설명했다. 기체결함이 아니라면, 기장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포함해 많은 숙제들이 여기에 걸린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는 아직 답을 알 수 없다. 시간이 걸릴 것이다.

아시아나의 초기대응은 훌륭한 점도 있고, 아쉬운 점도 몇 가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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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위기의 순간, 무엇보다 상황에 집중하라
승무원들의 헌신이 현장의 극단적 위기를 막는 데 기여했으며, 이후 수습의 위기관리 과정에서 훌륭한 방어 기제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오히려 머리가 명료해지면서 무슨 일을 할지 몸이 움직였다”,
“항공기에 불이 붙었을 때도 ‘나 어떡하지’라는 생각 보다는 빨리 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로지 생각은 승객들을 탈출시키자는 목표 하나에만 집중했다. 몇 명을 탈출시켰는지, 얼마나 걸렸는지는 기억나지 않고 한 분이라도 더 탈출시켜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 7월 7일 (현지시각) 오후, 이윤혜 사무장, 샌프란시스코 현지 기자회견

1-1 승무원들의 침착하고 헌신적인 대처가 화제다. 항공기에 탑승한 최고참, 18년 경력의 이윤혜 사무장은 꼬리뼈를 다친 것도 모르고 승객을 구조했다고 한다. 그녀는 항공기에서 마지막으로 탈출했다. 윤영두 사장은 두 번째 기자회견에서 기자들로부터 우호적 질문을 받았다. “아시아나 항공 승무원들의 적절한 대처가 인명피해를 최소화한 것으로 보이는데, 사고 발생 시 아시아나 항공의 대처 매뉴얼은 무엇인가?”

1-2 이윤혜 사무장은 샌프란시스코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위기의 상황에 아시아나는 언론과 여론의 호감을 얻는 내부의 ‘화이트 스피커’를 갖게 되었다.

1-3 위기의 상황은 벌어진 일이다. 그러나 훈련되고 경험이 많은 승무원들은 상황을 최소화할 수 있다.

1-4 그렇다고 완벽하게 안전한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어려운 뒷칸을 책임졌던 태국인 승무원은 위독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가 기내의 모든 사실을 다 알 수는 없다.

2. 최대한 신속하게 대처하라. 초기 신뢰를 형성하라.
CEO의 움직임은 눈에 보여야 한다. 위기 상황에 맞서 온몸으로 맞서야 하고 진두지휘해야 한다. 피해자 가족과 언론, 여론은 그것을 기대하고 기억한다.

“금번 사고로 인해 탑승객 및 가족분들을 비롯한 국민 여러분들게 커다란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 7월 7일 오후 3시, 사건 발생 12시간 후, 윤영두 대표이사 1차 기자회견, 아시아나 항공 본사

2-1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윤영두 아시아나 사장은 사고 발생 시 중국 웨이하이에서 개최된 계열사 금호타이어 주최 골프대회에 참석했다가 급히 귀국했다. 사건 당일인 7일 오후 1시 중국 동방항공을 통해 귀국을 했다면 최대한 빨리 귀국한 것으로 보인다. 타사 항공기를 이용했다면 그만큼 급박하게 움직인 것의 방증이라 하겠다. 잘한 일이다.

2-2 아쉬운 점도 있다. 사고 발생 12시간 만에 기자회견을 한 것이다. CEO가 중국에 있어 최초 대처가 어려운 점은 이해가 되지만, 7일 아침 7시 47분 아시아나 홈페이지에 배포된 [1차 보도자료-OZ214편 관련 보도자료]에는 상황 설명만 있다 ‘현재 상황에서 확인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로 시작해 기본 정보만 정리되어 있고 ‘가능한 한 빨리 추가적인 사항을 공표하겠다.’로 끝난다. 중국에서도 충분히 지휘할 수 있었다. 최소한 최초 자료에 오후 3시 기자회견문의 내용이 들어갔어야 한다. CEO의 이름과 함께. 기자들과 카메라는 신속히 인천공항에 도착했고 임원 중 누군가가 브리핑을 대처할 수도 있었다. 아무리 급했다고 해도 첫 번째 보도자료에는 사과와 CEO의 이름이 빠져있다. 피해자 가족에 대한 신속대응 전화번호도 빠졌다. 너무 건조했다.

2-3 박삼구 회장이 윤 사장과 함께 귀국했고 보고와 대처방안이 정리되었을 것이다. 그리고는 시야에서 사라졌다. 이 점도 아쉽다. 물론 최종 사과의 과정이 있을 것이므로 그룹 회장이 대처할지 여부는 그때 판단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박 회장이 이 상황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상황을 지휘하는 것은 한국의 오너체제에서 타당한 일이다. 그렇다면 콘트롤타워로서 그의 역할은 노출되고 설명되어야 한다. 그것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겪을 수 있는 최대의 위기에 대처하는 최종 책임자의 자세다. 각별한 대처는 사후 위기수습과정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2-4 8일 윤영두 사장이 두 번째 기자회견을 열었다. 윤 사장이 직접 나와서 설명하고 브리핑했다. 기자들의 질문에도 충실하게 성의껏 대답했다. 답할 수 없는 정보는 왜 그러한 지에 대해서도 성실하게 답변했다. 한 번의 사과와 브리핑이 결코 모든 것을 말해주지 않는다. 위기의 전개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임원에게 자신의 역할을 대신 맡기지 않는 윤 사장의 태도는 훌륭하다. (7월 8일, 2차 기자회견, 프레스 센터)

3. 언론과 소셜미디어에 확인할 수 있는 최대한의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하라.
‘신속’과 ‘대처’의 언어는 공식적으로 담백하게, ‘염려’와 ‘걱정’의 언어는 인간적으로 따뜻하게 해야 한다.

‘어제 오후 인천공항을 출발하여 샌프란시스코를 향하던 OZ214편이 착륙 중 사고가 발생하였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은 인명피해 및 정확한 사고 원인에 대해서 파악 중으로, 이후 확인되는 사항은 추가로 안내 드리겠습니다.’
– 7월 7일 오전 8시 50분 경, 아시아나 트위터 (한국 시간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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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외신과 한국 언론에는 이미 두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기사가 제공되었다. 아시아나는 사건 이튿날까지 인명피해 및 정확한 사고 원인에 대해 파악중 이라고 밝히고 있다. 현재까지 (7월 8일 오후 6시 기준) 홈페이지와 트위터에 제공된 세 건의 보도자료에는 사망에 대한 언급이 없다. 후속 브리핑이나 확인 과정에서 언론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실은 가능하면 빠르고 정확하게, 그리고 담백하게 전달되어야 한다. 사망자에 대한 언급은 그래서 중요한 것인데 빠뜨린 것이다.

3-2 경황중이라 그렇겠지만 아시아나의 트위터는 답답하리 만큼 의례적이다. 중간 중간 확인할 수 있는 내용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1차 보도자료 내용은 올라가지도 않았다. 긴급 상황이라 우리말/영어도 동시에 쓰는 것이 좋은데 그렇지 못하다. 무엇보다 내용이 너무 부실하다.

3-3 물론 여기서 승무원들의 미담을 써서는 안 된다. 그것은 오버다. 그렇지만 상황의 전개와 피해자를 걱정하는 염려와 안타까움의 마음은 전달해야 한다. 현지 병원 상황에 대한 정보의 부재는 인정할 수 있지만 빈도나 내용으로 보면 아시아나의 트위터는 매우 일상적인 상황이다. 140자의 한계라고 하기에는 성의 부족이다.

3-4 현장에서 신속하게 상황을 전달하는 언론에 신경을 쓰는 것은 당연하다. 그와 마찬가지로 순간순간 여론을 움직이는 소셜미디어도 비슷하게 신경을 써야 한다. 서로 협조를 구해야 하고 설명이 더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소셜미디어에도 정보를 동일하게 제공하는 것이 좋다. 소셜미디어는 나쁜 뉴스만을 전파하지 않는다. 훌륭한 대처도 함께 전파한다.

4. 피해자 중심의 위기관리가 필요하다- 당사자에게는 연락할 수 없다. 가족과 대리인에게 연락할 방도가 없다.

‘[아시아나항공 OZ214편 탑승자 안내센터 전용 연락처 안내] 금일 발생한 OZ214편 관련, 한국 02-2669-4015, 미국 800-227-4262로 연락하신 후, 탑승자 성명, 생년월일을 알려주시면 탑승여부를 안내 드립니다.’
– 7월 7일 오후 2시 21분 경, 아시아나 트위터 (한국시간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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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 사고는 자신이 피해자가 된다. 그렇다면 가족과 대리인에게 알릴 방도가 있어야 한다. 항공기 티켓을 사려는 사람에게 아시아나는 이름, 탑승자생년월일, 개인의 휴대폰번호와 이메일을 요구한다. 대한항공도 이름, 연락처, 도착지 연락처, 이메일을 요구한다. 가족과 대리인이 없다. 미국은 비자 서류심사 때 한국 및 미국 현지의 연락가능한 사람의 이름, 전화번호, 주소, 관계, 소속 정보를 요구한다. 무비자의 경우는 미국내 현지 체류 주소만 적는다. 그러나 이것은 미국 정부의 데이터베이스다.

결국 피해자의 가족들은 먼저 연락을 받지 못했다. 촌음을 다투는 시간에 그들은 정보를 제공받지 못한다. 당사자와 연락이 안 된 피해자의 가족들 몇몇은 인천공항으로 달려오기도 했으나 뾰족한 정보를 얻지 못했다. 사고를 대비한 데이터의 확보, 그것도 위기관리의 중요한 요소다. 위기는 상황 후에도 지속되기 때문이다. 항공사의 근본적 대책이 있어야 하겠다. 피해자 가족에게 항공사가 먼저 전화할 수 있다면 가족은 첫 과정에서부터 항공사의 정보와 의지를 신뢰하게 될 것이다. 위기대처와 매뉴얼에 빠져있는 상황이다.

* 위기 상황에 직면한 리더들의 훌륭한 대응사례 두가지를 소개한다.

에피소드 1: 오바마 대통령의 위기대응 사례 

2011년 9월 대형 허리케인 ‘아이린’이 뉴욕 지역을 포함해 미 동부로 북상하는 긴급 상황이 발생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휴가지 매사추세츠주 마서스 비니어드 섬에서 즉각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이어 휴가 일정을 단축해 아이린이 워싱턴에 도착하기 전에 복귀해 ‘연방재난관리청’을 방문해 근무자들을 격려하는 등 위기를 전방위로 관리했다. 이는 대통령 부재 중 발생한 위기에 대해 휴가지와 근무지를 넘나들며 대처한 훌륭한 사례다. ‘과정 관리’의 모범이다. 2005년 부시 대통령이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여론의 뭇매를 받았던 사례를 의식했던 것이다. 뉴욕시의 경우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1/3에 해당하는 지역주민에게 소개령을 내렸던 아이린은 큰 사고 없이 지나갔다.

“허리케인이 지나갈 경로에 있는 주민은 지금 당장 대비하십시오. 기다리지 말고 늦어서도 안됩니다. 최선을 바라지만 최악을 대비해야만 합니다.”
(If you are in the projected path of this hurricane you have to take precautions now. Don”t wait, don”t delay. We all hope for best but have to be prepared for the worst.)
– 오바마 대통령

에피소드 2: 현대카드 정태영 CEO 의 위기대응 사례  

2011년 4월 현대카드의 고객 데이터베이스가 해킹되어 고객의 데이터베이스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현대캐피탈 정태영 사장은 노르웨이에 출장 중이었다. 언론은 정 사장이 현지에서 사건을 인지한 후 직원들과 대책을 마련하고 즉각 조치를 취했다고 보도했다. 경찰과 충분히 상의한 다음, 해킹 사실을 먼저 고객에게 해킹 사실을 공개하고(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상황) 언론에도 상세하게 설명을 했다. 상황을 투명하게 선제적으로 자발적으로 공개한 것이다.
선 대응 과정을 거친 후 바로 귀국한 정 사장은 사과기자회견을 열고 충심을 다해 사과했다. 즉각 대처, 투명한 대응, 정직한 방법으로 ‘고객 정보 유출’이 확산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대처한 훌륭한 사례다. 2011년 동일한 사건이 발생한 농협이 상황 공개를 미루고 ‘곧 해결될 것이다’ 했고 미봉책으로 대처하려다 상황을 더 키웠다. 한심한 것은 사과회견에 나선 최원병 회장이 “나도 몰랐다”, “(나도)기자들이랑 똑같이 당한 것”이다 등 변명으로 일관했다는 것이다. 반면 정 사장은 “고객에게 죄송하고 수치스럽다.”며 몸을 한껏 낮췄다.

“고객으로 구체적으로 알리고 숨기지 마라. 추후 피해배상을 걱정하지 말고 최대한 고객 정보 보호에 최선을 다하라.”
– 정태영 CEO

유민영

[커뮤니케이터, 오바마 6] 오바마, 소셜미디어 시대에 젊은이들과 문자메시지로 소통하다 (“President Obama Is Waiting For Your Text Message”) – 위기에도 불구하고 오바마의 커뮤니케이션은 전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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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6월 24일, 백악관 블로그에는 흥미로운 글이 하나 올라왔다. 오바마 대통령에게 학자금 대출에 관한 질문을 문자로 보내면, 그 중 하나를 골라서 대통령이 직접 문자로 답을 해 준다는 것이다. 백악관은 대통령의 첫번째 문자도 공개했다.

“안녕하세요, 버락입니다. 앤 아버에 사는 댄이 ‘학생들의 부채와 학비를 낮추기 위해 어떤 일을 해왔으며 앞으론 어떤 계획이 있느냐’ 는 질문을 했네요. 댄, 좋은 질문입니다. 정부는 그동안 보조금과 세금공제액을 늘렸고 새로운 채무관리 옵션을 마련했습니다. 또 대학들에는 학비를 낮추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해왔습니다. 이 링크에서 더 확인해 보세요. 댄, 질문 고맙습니다. 누구든지 질문해 주세요. 내일 다른 질문에 답변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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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여기에 참여하려면 휴대폰에서 ‘38383’ 을 누르고 질문을 보내면 된다. 이번주 월~금요일 (6월 24일~28일) 에 열리는 이 행사는 젊은 세대, 사회적 혁신을 위한 캠페인을 벌이는 비영리단체 Dosomething.org 와 백악관이 함께 진행한다. Dosomething.org 웹사이트에 가면 이 행사의 취지와 방식, 세부내용에 대한 FAQ 가 잘 정리되어 있다. 이 단체가 질문을 받아서 그 중에 하나를 택한 후에 대통령에게 보내고, 대통령이 여기에 답변을 하는 구조다. 오바마의 답변은 질문을 보냈던 사람들이면 모두 받아볼 수 있다. 미국 IT 전문 미디어 Mashable 에 따르면 첫날에만 100만명 이상이 문자를 보냈다고 한다. 서울신문 김상연 워싱턴 특파원이 직접 문자를 보내니 이런 답이 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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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백악관이 이 행사를 열게 된 까닭은, 학자금 대출 문제에 대한 여론의 관심을 유도해 의회를 압박하기 위해서다. 오바마 대통령의 주요 정책공약은 모든 미국인들에게 합리적 비용으로 대학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미국의 대학 졸업생 1인당 평균 학자금 대출금은 3천만원이 넘고, 최근 8년동안 전체 학자금 대출규모는 3배가 늘었다. 거기에 연방정부의 학자금 대출 프로그램은 의회의 조치가 없다면, 7월 1일부터 신규 대출금의 경우 기존 3.4% 에서 6.8%까지 2배로 금리가 늘어나게 된다.

4. 오바마 대통령은 2008년 대선 당시 유권자들에게 개인 휴대폰 번호를 제공하면 캠프의 주요뉴스를 가장 먼저 알려준다는 전략으로 큰 효과를 봤다. 예를 들면, 부통령 후보가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해 문자로 가장 먼저 알려주겠다는 것이었다. 그 전까지의 대선 캠페인은 관례적으로 캠프의 주요 뉴스를 언론에게 먼저 알리고 언론이 다시 유권자에게 전달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오바마 캠프는 그 틀을 깼다. 언론과 유권자가 동시에, 동등한 입장으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파괴적 혁신이었다. 오바마 캠프는 수백만의 유권자 데이터를 얻었고 유권자는 최신 선거 정보를 언론을 거치지 않고 적접 얻었다.

5. 누구나 소셜미디어 시대를 말하고 강조하고 떠든다. 그러나 소셜미디어가 모든 미디어에 우선하지 않는다. 상황에 맞게 적절한 최적의 채널이 있을 뿐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세계 선거 캠페인 역사상 최초로 소셜미디어를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했던 선구자였다. 소셜미디어는 2008년, 2012년 대선 승리의 일등공신이었다. 그랬던 오바마가 이번에는 다소 ‘전통적’ 성격의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돌아왔다. 소셜미디어 시대의 문자메시지는, 이메일 시대의 손으로 쓴 카드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6. 오바마는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채널들을 전방위적으로 활용할 줄 아는, 새로운 정치 지도자로 진화하고 있다.

박소령

참고:
– 백악관 블로그, 링크 
– Dosomething.org 홈페이지, 링크
– 허핑턴 포스트, 링크
– 서울신문,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