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글] 하루하루는 길지만..

* 줄리안 무어 인스타일 인터뷰에서 발견..

word0502

[미디어 리뷰] 인 더 하우스 – 작품은 관객과의 커뮤니케이션으로 완성된다

inthehouse01

영화 <인 더 하우스>는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다. 글 쓰는 학생과 그 글을 보는 교사에 대한 이야기다.

이야기의 도입부를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이렇다. 고등학교 글쓰기 교사 제르망은 학생들에게 지난 주말의 생활을 글로 쓰라는 숙제를 낸다. 짧은 글에만 익숙한 요새의 학생들은 주말을 표현하는 데 두 문장 이상을 표현하지 못 하는 것으로 표현된다. 그 중 단연 돋보인 학생이 있었는데, 주인공 클로드이다. 클로드는 자신이 주말 내내 머물렀던 친구의 집과 그 친구의 가족을 묘사하는 글을 쓴다. 구체적이고 매력적인 글이다. 그의 글이 또래 친구들과 다른 또 하나의 지점은 그가 글을 맺는 방식이다. 클로드는 ‘(다음 시간에 계속)’이라는 말로 글을 끝냈고, 교사 제르망은 그 글의 ‘연재’에 매료되기 시작한다. 그리하여 제르망은 글을 첨삭하는 등, 개입하기 시작한다.

글을 쓰는 학생 클로드에게 있어 그가 빚어내는 작품은 글 하나만이 아니다. 클로드는 자신이 쓴 글을 읽는 독자인 교사 제르망의 생활도 요리한다. 포스트모던 시대 일부 예술가들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닮았다. 그들의 작품은 그 작품 하나로 걸작인 것이 아니라, 관객과 손뼉을 맞춤으로써 완성된다. 기발한 상상력과 흔하지 않은 표현방식으로 유명한 프랑스 감독 프랑소와 오종이 연출했다.

1. 관객을 요리하다

학생 클로드가 쓰는 글의 유일한 독자는 교사 제르망이다. 클로드는 여러 방식으로 제르망의 삶을 빚는다. ‘글을 쓰지 않겠다’는 협박하기, 제르망을 글에 등장시켜서 조롱하기 등으로 직·간접적으로 그의 인생을 요리한다.

<인 더 하우스>는 이 측면에서 히치콕을 닮았다. 영화 자체의 스토리에만 신경쓰지 않고 영화를 볼 관객을 작품의 일부로 끌어들인 것은 알프레드 히치콕이었다. <싸이코>, <이창>, <새> 등을 만든 거장인 히치콕은 영화계에 ‘맥거핀’을 일반명사로 통용되게 한 장본인이었다. 맥거핀은 ‘극의 초반부에 중요한 것처럼 등장했다가 사라져버리는 일종의 ‘헛다리 짚기’ 장치를 말한다.(출처: 네이버 사전)’ 관객들의 기대심리를 배반함으로써 관객의 감정을 들었다 놨다 한다.

관객을 작품에 끌어들이는 방식은 그 후 계속됐다. 가장 노골적으로는 모든 것을 관객에 맡긴 예술도 있었다. 존 케이지가 작곡한 ‘4분 33초’가 그 예다. 그는 ‘4분 33초’를 연주(?)하면서 4분 33초 동안 피아노 앞에 앉아서 악보를 바라본다. 손은 가만히 둔다. 들리는 소리는 당황한 관객들의 웅성거림, 헛기침 등이다.

2. “잘 안 팔리면 죄다 변태적이래. 팔리기 시작하면 그제서야 예술이 되지.” – 현대 예술의 조롱

위와 비슷한 맥락에서, <인 더 하우스>에서는 대사로서 현대 예술을 비판한다. “잘 안 팔리면 죄다 변태적이래. 팔리기 시작하면 그제서야 예술이 되지.” 제르망의 아내 쟝이 한 말이다.
그는 갤러리 매니저인데 그 곳의 작품들이 잘 팔리지 않아 고용인에게 핀잔을 듣는다. 그 후 고용주에게 잘 보이기 위해 새로운 작품 ‘상하이의 하늘 1’, ‘상하이의 하늘 2’, …, ‘상하이의 하늘 7’을 선보인다. 말 그대로 상하이에서 하늘을 찍은 사진 7장이다. 그 작품을 본 고용인 두 명 중 한 명이 먼저 “1부터 7까지 다른 게 뭔데?”라고 묻는다. 다른 한 명이 잠시 후 말한다. “아니야, 왠지 알 것 같아…….” 이로써 ‘상하이의 하늘’은 예술이 된다.

현대미술의 대표적 예술가인 데미안 허스트는 먹다 남은 사과 찌꺼기를 전시한다. 시체와 같이 찍은 사진을 전시한다. 자신의 피를 뽑아 얼린 조각을 선보인다. 굉장한 예술로 칭송받는다. 개개인이 보기에 따라 이는 예술이기도, 아니기도 하다.

3. 재밌다. 추천한다.

보는 내내 유쾌하게 웃을 수 있다.

김정현

[삶과 커뮤니케이션] 육아도우미 앱 ‘아기똥 솔루션’ – 마케팅 컨설턴트 아빠 vs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 엄마

043아기똥엄마

 

같은 기사 (동아일보 5/21 아기똥 솔루션) 를 함께 읽은 후, 두 명의 다른 생각을 나란히 비교해 봤습니다. 달라도 참 다르네요. 여러분은 어느 쪽에 공감하시나요? (* 이 글은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 엄마 편입니다)

‘스마트 육아’? 직접 돌보기 보다 육아 정보에 매달리는 요즘 엄마들

‘울음소리로 아기가 왜 우는지 알려주는 앱’, ‘아기의 똥 사진으로 건강 상태를 진단해주는 앱’, ‘잘 못 자는 아기를 재워주는 앱’, ‘우는 아기를 달래고 놀아주는 앱’…

1.스마트폰에 익숙한 요즘 부모들을 위해 육아를 도와준다는 각종 애플리케이션들이 인기라고 한다. 5월 21일자 동아일보에 따르면 아기의 똥을 사진으로 찍어 올리면 색깔과 형태 등을 분석해서 아기의 건강상태를 진단해주는 ‘아기똥 솔루션’ 앱이 2010년 처음 선보인 이후 5만 건 이상 다운로드 됐다. 아기의 울음 소리를 구별해서 왜 우는지를 알려주는 ‘아기 소리 번역기(Baby translator)’ 앱도 유료이지만 꾸준히 다운로드 되고 있다. 아기가 배가 고픈지, 잠이 오는지, 놀고 싶은지 등 우는 이유만 알아도 육아가 한결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앱들이 등장하기 이전에는 각종 육아서나 인터넷 육아 커뮤니티를 통해 정보를 얻고 육아 블로그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는 게 트렌드였다. 가까운 미래에는 ‘구글 글래스’를 쓰고 아기를 척 보기만 해도 아기의 심리와 건강 상태, 어떤 보살핌이 필요한지 등을 증강 현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앱이 나올 것 같다.

2.요즘 엄마들이 특히 육아 정보에 매달리고 스마트폰에 의지하는 이유가 뭘까. 과거와 달리 대부분의 엄마들이 혼자서 아기를 키우기 때문이다. 먼저 아기를 키워 본 가족이나 지인에게 도움을 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해 공유되는 육아 정보들은 무엇보다 소중하다. ‘워킹맘’이 늘어난 것도 또 다른 이유다. 직접 아기를 돌보는 시간이 적은 워킹맘들은 아무래도 육아에 서툴기도 하고, ‘전업맘’들 사이에 공유되는 정보에서 소외되지 않으려고 더 필사적으로 검색한다. 공통적으로 ‘내 아이가 뒤쳐지면 안된다’는 우리나라 부모 특유의 심리도 깔려있다.

3.문제는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 조차 엄마가 컴퓨터 앞에 앉아있거나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고 있는 풍경이 늘어났다는 현실이다. 각종 육아 정보를 얻고 블로그 또는 SNS를 운영하는 데 공을 들이다 보니 실제 아이를 돌보는 시간이 줄어드는 경우도 생겨난다. 게다가 온라인에는 상업적인 목적의 정보들 또한 넘쳐나기 때문에 내 아이만의 기질과 발달과정에 맞추기 보다는 상술에 휩쓸린 선택을 하기도 쉽다.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한 엄마의 노력이 오히려 육아의 질을 떨어트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것이다.

4.‘엄마의 자장가를 대신합니다.’ 아기의 수면 트레이닝을 도와준다는 한 유료 앱을 소개하는 첫 문장이다. 태아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 들었던 것과 유사한 ‘백색소음’ 등 수면을 도와주는 7가지 소리와 타이머 기능, 영유아의 두뇌발달을 위한 초점책 등을 포함한단다. 이러한 앱과 육아정보 등을 활용한 ‘스마트 육아’가 나를 포함한 요즘 엄마들을 돕고 수고를 덜어주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엄마가 불러주는 자장가 대신 반짝이는 작은 직사각형 기계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들으면서 잠들어야 하는 아기 입장에선 첨단 기술의 발달이 달갑지만은 않을 것 같다.

by orange

사진출처: Glass Session: Madame & Bébé Gayno (구글 글래스 홍보 동영상 엄마와 아기 편 캡쳐 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