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대응 1] “B병원의 이름을 즉각 공개하라.”

– 투명성의 가치를 이해하고 공중(Public) 우선 원칙을 적용하라(*서울시 위기관리커뮤니케이션 가이드라인)

“민간에서 알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정부가 직접 병원명을 이야기할 수 없다”
– 김영택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과장, 조선비즈 임솔 기자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공개가 환자와 시민의 혼란을 막고 괴담을 막는다. 정보는 숨길 때 커지고 거짓을 만든다.

2014년 미국에 에볼라 바이러스가 상륙했을 때다. 로버트 깁스 전 백악관 대변인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중 커뮤니케이션을 자주, 상세하게 하라”고 밝혔다. 명백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홈페이지에 ‘텍사스 보건장로병원(Texas Health Presbyterian Hospital)’의 이름을 공개했고 언론은 정확하게 보도했다.

병원 이름을 밝히는 것은
1. 위험의 소재를 정확하게 제공해 대중의 적절한 행동을 유도한다. 위험 공유는 모든 위기대응의 전제조건이다.
2. 위험군에 속하지 않은 사람들의 불필요한 공포를 없앤다. 대형 재난․재해시 발생하는 거짓 상상력을 불허하는 것이다.
3. 위험군에 속한 잠재 환자들이 신속하게 검진에 응하도록 해 환자를 확인, 격리하고 2차․ 3차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심리적 재난의 포로가 되지 말아야 한다. 그러려면 사실적 대응을 해야 한다.
누구나 알아야 하는 중요하고 명백한 사실을 대중에게 공개해야 한다.

– 퍼블릭스트래지티지그룹(에이케이스, 더랩에이치, 피크15커뮤니케이션)
* 사스 대응과 세월호에서 배우지 못한 우리 정부와 사회는 혼란스럽다. 신뢰를 만들지 못하는 정부의 대응은 상황 이상의 공포를 확산시키고 있다. 개인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연재를 시작하는 이유다.

[위기전략] 재난이 닥치기 전: 지방자치단체가 효과적인 공동체 복원을 위해 갖춰야 할 기본 사항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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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재난이 두려운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재난은 예측하기 힘들다. 둘째 재난이 예측 가능할지라도 피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셋째 일단 재난이 일어나면 피해가 발생한다. 예측했든 하지 못했든 말이다. 이는 역으로 재난을 대비하는데 중요하다. 그리고 그것은 실제로 재난이 닥쳤을 때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장치이다.

아래는 하버드 케네디 스쿨에서 정리한 미국의 지방자치단체가 재난이 닥치기 전 피해를 줄이기 위해 준비해야 하는 사항들이다. 여기에서 제시하는 대비 전략 체계는 국가적, 지역적 특수성을 배제하고도 지역공동체의 재난 대비에 대한 좋은 참고 자료가 될 것이다.

1. 정부, 공동체, 생명선(lifeline), 기업, 민간 그리고 비영리 부문에서의 복원 및 회복 지원을 아우르는 종합적 복원 조례를 채택하라. 이 때, 전반적인 계획 개발에 있어 복원 위원회를 조직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공정하고 활발한 참여를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계획은 지역의 재난 대비 시나리오, 피어리뷰 된(peer-reviewed) 손실 예상안, 기본 안전 계획 요소 그리고 재해 완화 계획을 참고해야 한다.

2. 재난 이후 정부 계획은 돌방상황에서 지방단체를 소집하기 위해 명시된 절차들이 포함되어야 하며, 그 절차들은 입법, 사법, 행정 상의 상황적 체계로 운영되어야 한다. 복원 기간이 진행 중일 때에도 정부 지속(COG, Continuity of Government)*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대체 공무원들이 지정되어야 한다.

3. 의사 결정 매트릭스는 자치단체가 지역 공동체 구성원들의 참여와 파트너십의 통합을 유도할 수 있게 해 준다.

4. 생명선(lifeline) 위원회는 재난 이전에 소집되어야 한다. 지역의 대표 임원들과 공공 기관들의 의사 결정 전개, 서비스의 회복, 돌발 상황 대처 시스템의 활용 및 배치를 위한 정기적인 회의가 필요하다. 기본 지역 공동체 체계의 빠른 회복을 위한 계획을 염두 했을 때 전력의 안정적 공급과 위생적인 하수 처리구가 우선된다. 깨끗한 급수 시설이 그 다음이다.

5. 주거 전략에는 대피소, 응급, 단기 그리고 임시 주택의 설치 등이 있다. 이를 실행하기 위해 변경된 토지 활용, 지대 설정, 개방 공간 규율 등에 대한 적합한 조례의 채택과 설치 계약자와 하청업자에 대한 사전 심사가 필요하다.

6. 재난 이전에 국제자본시장협회(CMA, International Capital Market Association)와 MOU를 체결하면 다른 지역에서 숙련된 담당자들과 고위 관리로 이루어진 순환 지원팀을 확보하여 기존의 직원들을 뒷받침하고 자문을 통해 효율적인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

7. 다양한 정부 부처와 지역 주민들간의 소통, 문화적으로 경쟁력 있는 논의를 위한 일관되고 통일된 지역 공동체 정보와 복지지원 계획을 구축한다.

8. 신속한 복원을 위해 주재난관리청(OES, Office of Emergency Services)과 연방재난관리청(FEMA, Federal Emergency Management Agency)의 고위 직원들과의 안정적 관계가 필요하다.

9. 일차적으로 도시 및 지방 정부 차원의 재정 안정성을 위해 준비된 재정, 경제 계획이 필요하다. 이러한 계획에는 한정된 기간 동안 필요한 경매 조건을 완화하고, 제한된 기간과 지정된 계약 권한(자본이 요구되는 프로젝트, 서비스, 재료와 설비)에 있어 대표 행정 관료의 재정 권한을 확대하는 것이 포함된다. 지역의 관리자는 예산 기관, 심사 기관 그리고 정부 규제 기관과 함께 재난 이후 잠정적, 장기적 회복을 위한 전략을 개발한다.

10. 재건축, 수리에 대한 조례를 사전에 채택해야 한다. IBC가 가장 최근 반복하여 발표한 사항과 지역의 구체적인 오염, 위기 상태를 포함하는 맞춤형 수정안은 지역공동체가 주, 연방재난관리청, 타 연방기관들로부터 최상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준다.

11. 주재난관리청, 연방재난관리청 그리고 다른 연방 기관 대표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내부 연락/협상 팀을 지정하라. 이러한 집단은 주, 연방의 반응과 복원 규칙 그리고 타겟 협상에 대한 상당한 훈련이 필요하다.

12. 정부와 비영리 기관의 지원의 허브 역할을 하는 원스톱 리커버리 숍**의 신속한 설치가 필요하다. 이것의 기능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발전하지만 필요의 변화에 상응하여 작동하며 공동체의 모든 링크들-웹주소, CERT, NEN 서포트 시스템을 포함한다.

박지윤

*정부 지속 (COG, Continuity of government): 위기 상황에서 정부가 명시된 과정에 따라 기본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원칙. 원래는 핵 위기 발생을 대비하여 만들어 졌지만, 미국의 경우 911 사태에 발동되어 이후 그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원스톱 리커버리 숍(one-stop recovery shop): 재난이 닥쳤을 때 각종 구호 물품 및 필요한 장비를 구할 수 있는 종합 판매점.

[삶과 커뮤니케이션] “빵과 집이 부족한 이 상황에 심리치료를 누가 대체 원한단 말입니까?” 누군가가 물었다. – 재난 이후 심리치료 커뮤니케이션

butterflyhug

*주: 재난이 일어나고 시간이 흐르면 재난은 지나간다. 그러나 재난을 당한 사람들은 남겨진다. 생존자, 유가족, 그리고 목격자들 모두 심리적 위기상황에 빠진다. 어떤 이는 고통에서 빠져나오지 못 해 장기간 고생할 것이다. 어떤 이는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재난의 끔찍한 경험을 무작정 머릿속에서 들어내려 할 것이다. 심리 전문가의 도움 없이 방치되는 것이다. 대중을 위한 심리치료의 사례를 발췌 번역했다. 아이티 지진 후 포르투프랭스 마을 사람들의 심리치료과정을 소개한다. 미시간 대학교에서 심리학 박사과정에 있는 리 제임스의 글이다.

1. 재난 후 남은 사람들

포르투프랭스 마을은 마을 전체가 죽음의 문턱까지 갔었던 경험과 감당 안 될 정도의 슬픔으로 휩싸여 있었다. 현재 거리는 상인들로 북적이지만 불과 몇 달 전 이 곳은 신원확인을 기다리는 시체가 줄지어 정렬되어 있었다.
지진이 일어났던 1월 12일, 마을주민 대부분은 울음소리를 들었다. 움직이지 않는, 건물과 땅의 조각들 아래에서 들려오던 그 소리를 말이다. 사람들을 끄집어낼 기계가 그들에겐 없었다.
포르투프랭스 마을 땅이 갈라졌고 사람들은 그 틈으로 떨어졌다. 지구 핵으로 이어지는 그 어딘가로 떨어졌을 것이다. 벌어진 땅의 틈이 다시 들러붙었을 때, 사람들 일부는 발이 잘려나갔다.

트라우마는 지속됐다. 1300여 개의 IDP 캠프에는 여전히 몇 백만 명이 방치되었다. 그 곳에서 사람들은 죽었고 또 아기들은 태어났다. 지진이 또 있을 것이 두려워서 건물 밖에서 자는 사람도 있었다. 대통령이 텔레비전에 출연해 또 다른 지진이 있을 가능성에 대해 밝히면서도 국민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에 대한 말은 거의 없었다.

눈에 보이는 ‘재건’ 프로세스가 없었다. 일자리가 거의 없었고 치료나 보조도 없었다. 국제원조가 있었다지만 그것들이 언제 오는지 또 언제 가는지 명시되지 않았다. 캠프에 사는 사람들은 무엇을 해야 할지 결정할 수 없었고 실제 결정할 수 있는 사항 또한 거의 없었다.
그 시점에 포르투프랭스에는 정신건강 서비스 인프라가 거의 없다시피 했다. 그 말은 역으로 도울 방법이 많다는 뜻이기도 했다. 아주 조그만 방법만으로도 말이다.

2. 심리치료의 시작

나는 몇 달 전 이 곳에 도착해 미시건 대학교 리서치팀과 함께 캠프 거주민들을 인터뷰했다. ‘사후 재난 평가’의 일환이었다. 인터뷰 결과 심리적이고 감정적인 문제가 산재해 있음이 드러났다. 심각한 정신질환 몇 개가 개인들에게 나타난 것이 아니었다. 심한 각성상태가 지속된다든가, 조그만 자극에도 깜짝 놀란다든가, 수면문제, 공포, 불안함, 비탄의 감정 등에 대한 문제였다. 이 문제들이 상당수 사람들에게 퍼져 있었다. 큰 소리가 나면 사람들은 발아래 땅이 움직이는 것 같다고 느꼈다.

나는 Ann Arbor VA 병원의 PTSD 클리닉에서 트라우마를 공부했고 테라피스트로 일했다. 그 경력으로, 기초적인 심리교육 클래스를 열 수 있었다. 안정을 찾는 훈련 등 대처 전략에 대한 것이었다.

문화는 정말 중요한 측면을 차지했다. 우리는 가족, 커뮤니티, 그리고 종교의 역할을 강조했다. 우리는 종교에서 지진을 어떻게 설명하는지 조심스럽게 가르쳤다. 대개는 지구멸망의 날로 묘사되어 있었다. 동시에 지진에 대한 과학적 지식도 가르쳤다.

문화적인 조율을 마친 후 우리는 교실을 나간 후 캠프에서 수업을 진행했다. 그건 이 사실에 착안한 거였다. 트라우마의 일반적인 반응에 대한 기초적 정보에 대해 한 번이라도 들은 사람은 트라우마의 강도가 줄어든다는 사실 말이다. 그리고 그들은 동일한 경험을 한 사람들과 대화를 이어갈 것이고 우리가 떠난 후에도 스스로 치유하는 과정을 밟을 것이었다.

3. 숨고르기, 상상, 그리고 버터플라이 허그

기본적인 숨고르기와 안정한 상태를 상상하는 기술에 대한 프로그램은 심리적 트라우마 증상을 완화시켰다.

우리 팀에 솔론이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 그는 트라우마에 관해 정통했고 공감의 중요성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사후 재난 스트레스에 관한 클리닉을 매주 열었다. 트라우마로 고생하는 캠프 사람들과 함께 클리닉을 진행하는 것은 당연히도 매우 힘들었다. 때때로 심장이 무너지는 듯했다.

우리는 지진에 대한 것들을 이야기했다. 과학적인 것이라든가 다른 어떤 것에 대해서도 말이다. 요동치는 심박수 같은 심리적 반응이나 안전하게 몸을 피신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도저히 잊혀지지 않는 잔상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죽은 사람들의 얼굴들과 굴러떨어지는 돌덩이들, 그리고 길거리에 널브러진 시체들 등에 대해. 공포와 슬픔의 감정, 죄책감과 분노, 무력감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트라우마의 증상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논의했다. 그리고 포옹과 대화, 일상을 유지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우리가 복식호흡, 눈을 감고 상상하기, 버터플라이 허그를 동시에 했을 때 곳곳에서 깊은 한숨이 들렸다. 아무도 눈을 뜨고 싶지 않은 것 같았다. 로저는 “익숙한 환경”을 상상하는 것이 좋았다고 말했다. 해변, 연인, 편안한 환경 같은 것들을 상상하는 것이다.

4. 심리치료의 필요성

클래스가 끝나고 사람들은 질문했다. 좋은 질문이 많았다. 종종 답을 찾기는 어려웠다. 어떤 작은 여성이 물었다. “어떤 사람들은 ‘대체 누가 심리치료를 원한단 말인가?’라고 말할 거예요. 우리가 필요한 건 먹을 것과 일자리, 그리고 제대로 된 쉴 곳이라고요. 그러면 우리는 뭐라고 대답해야 하죠?” 많은 사람들은 동조하는 의미로 웅성거렸다. 얼마간 침묵이 흘렀다. 굉장히 거대한 질문이었다. 우리는 서로를 쳐다봤다. 사실 그 질문은 우리가 몇 번이나 던졌던 질문이었다. 우리는 입을 열었다.

“먼저, 당신은 공감할 수 있습니다. 지식을 얻을 수 있죠. 충격적인 경험과 정의롭지 않은 상황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요. 이곳의 사람들이 여러 종류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원하는 모든 것들을 드릴 수 있으면 더 바랄 게 없겠죠. 배고픔과 가난에서 완전히 해방되는 그것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충족시켜드릴 수가 없어요. 우리가 가진 것은 단 하나입니다. 마음을 안정시키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죠. 이 상황에서 바꿀 수 없는 많은 것들이 있습니다. 정부가 그렇고 사회와 조직, 다른 사람들, 날씨, 그리고 신은 바꿀 수 없죠.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생각을 바꿀 수 있습니다. 이건 아마 모든 것을 바꿀 수 있게 할지도 몰라요. …. 이렇게 대답한 다음에도 그 사람들이 계속해서 불평한다면, 미국에서 심리학자를 만나려면 얼마나 돈이 많이 드는지 알려주세요!”

번역 김정현

출처: 허핑턴포스트, http://www.huffingtonpost.com/leah-james/relief-for-the-spirit-a-l_b_613720.html

[말과글] 매뉴얼이나 재난 대응 컨트롤타워보다 더 중요한 것은

* 5월 7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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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와 유민영의 위기전략: ‘세월호 침몰사건’ 4] 보건복지부, 일반 시민을 위한 심리상담 센터를 가동하라. – 국가차원의 심리적 재난에 대처하는 보건복지부의 자세


모든 국민이 함께 아프다. 처음 있는 일이라고도 할 수 있다. 위기를 관리하는 정부의 역할은 점점 더 강화되고 있다. 그렇다면 국민건강을 담당하는 보건복지부는 국가차원의 심리적 재난 상황에서 무엇을 해야 할까?

근래 하버드케네디 스쿨에서 보스턴테러 사건의 위기관리에 대한 석사논문을 쓴 박소령씨의 말이다. 

“보스턴 마라톤 테러 대응을 보면, 사고 후 그 자리에서 피해를 입은 당사자나 가족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을 위한 심리상담 센터가 즉시 가동이 되었습니다. 시민들이 24시간 언제든지 대화할 수 있는 핫라인 연락처가 보건복지부 장관 트위터를 통해 공개되었고, 또 보스턴 시는 물론 각 대학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알렸습니다. 시민들이 재난으로 인해 받는 심리적 상처를 최소화하기 하기 위해서 입니다. 세월호 뉴스를 접하면서, 뉴스를 보는 우리나라 시민들이 받는 충격과 우울이 상당히 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그렇고, 이런 마음의 상처는 더 오래 지속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부분은 국가재난 관리체계에서 잘 보이지 않습니다.”
미국 사회는 9.11 테러 사건 이후 국가 단위의 심리적 재난에 봉착했다. 국가 단위의 심각한 트라우마에 빠진 것이다. 2001년 이후 미국 사회는 심리적 재난을 극복하기 위한 제도와 교육, 인력과 예산을 편성해 대처해 왔고 2013년 보스턴 테러 사건에 와서는 즉각적인 대처가 가능하도록 인식과 시스템이 변경된 것이다. 

우리 역시 수많은 아이들이 개입된 이번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인해 전 세대가 충격에 빠져 있으며, 위기에 대처하는 총체적 국가 시스템의 혼란으로 인해 전 국민이 불안과 분노의 감정에 노출되어 있다.
지금 시작해야 국민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 
보건복지부는 국민의 마음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지금 수행해야 한다.

김호 더랩에이치, 유민영 에이케이스

[김호와 유민영의 위기전략: ‘세월호 침몰사건’ 3] 우리는 하나의 팀이다 – 먼데이 모닝 쿼터백(Monday morning quarterback)이 되지 말자. 

하나의 팀이 필요하다. 우리는 하나의 위기관리 팀이다. 
위험 극복을 위해서는 여야도 없고 진영도 없다. 

따라서 국가적 재난에 처한 정부가 해야 할 일이자, 지금 우리 사회가 함께 선택해야 할 가장 중요한 사회적 합의는 ‘우리는 하나의 팀이다.’라는 분명한 메시지다.
세월호 참사가 국가적 차원의 심리적 재난의 상태로 발전한 지금 대통령과 정부, 우리 사회 모두가 함께 공유하고 실천해야 하는 특별한 과제다. 
누구도 개인과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책임과 역할의 테두리에서 이 문제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국가 위기 최종책임자인 대통령이 현장에 가는 것은 당연하다. 
동시에 우리 공동체가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일관된 자세를 가질 것을 호소하고 요청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의 메시지에는 ‘위기를 극복하자, 우리는 하나의 팀이다. 하나가 되어, 먼저 문제를 해결하자.’는 위기대처의 최우선 원칙이 빠져있는 것이다. 

지난 해 4월 발생한 보스턴 테러가 1년이 지났다. 1년 후 보스턴 주민과 미국 국민들은 그들의 커뮤니티, 공동체를 축원하고 있다. 스스로 ‘보스톤 스트롱(Boston Strong)’이라는 주제 아래 복원력과 회복력을 가진 위기 이후의 보스턴을 설명하고 있다. 
이것은 그들-‘정부/시 정부/소방관/경찰/병원/대학/보스턴 레드삭스와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나의 커뮤니티로 뭉쳐 하나의 팀으로 문제 해결을 위채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 정부가 신뢰를 만들지 못했다. 붕괴시켰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 모두가 방관자, 비판자, 반대자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위기관리 수업에서 들은 얘기다. 
보통 미국에서 미식축구 경기는 일요일에 열린다. 
그런데 월요일 아침에 와서 쿼터백이 이랬어야 했는데, 저랬어야 하는데 하면서 뒷북치는 사람이 꼭 있다는 것이다. 
이런 사람을 미국사람들은 ‘먼데이 모닝 쿼터백’이라 부른다.

대재난의 위기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우리가 생각해 보아야 할 이야기다.
우리 모두 먼데이 모닝 쿼터백이 되지는 말자.
우리 모두 하나의 팀이 되자.
위기 상황에서 우리 사회가 제대로 된 시스템과 대응력를 갖지 못한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책임자를 묻고 질책하되, 우리도 공동의 책임이 있으며 문제해결을 위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사실도 잊지 말자.

 

김호 더랩에이치, 유민영 에이케이스

[유민영의 위기전략 24] 소통과 공감의 블랙아웃 : 예고된 국민의 재난상황, 정부는 준비했을까?

연합뉴스전력수급

세상은 덥고 국민은 할 말이 없다.
소통해야 알게 되고 공감해야 협력할 수 있다.
국가의 재난, 아니 국민의 재난 앞에 정부는 너무 안일하기만 하다.
원전과 전력산업 구체제와 마피아는 건재하다.

국민의 재난으로 이해하는가 국가의 재난으로 인식하는가,
이것이 문제다. 커다란 관점의 차이다.

2011년 9월15일, 전국에서 갑자기 전기공급이 끊기는 사상 초유의 정전사태가 일어났다. 전력거래소가 전력수요가 한꺼번에 몰리자 매뉴얼에 따라 순차적으로 지역별 순환정전을 실시한 것이다.
1. 전력 수요 예측과 공급능력 판단에 실패했다.
2. 수요예측을 잘못한 가운데 (전력 소비 피크가 지났다는 판단하에) 계획예방 정비를 강행했다. 정비를 위해 발전을 중단한 것이다.
3. ‘순환 정전’조치와 관련해 사전에 전력관리의 최상급 기관인 지식경제부가 사전에 보고를 받지 못하는 등 기관간 상황정보를 공유하지 않았다.

당시 임종룡 국무총리실장은 ‘정전 재발방지를 위한 범정부 대책 마련’ 보도자료에서
1. 정확한 수요예측과 적절한 전격공급 확보
2. 위기대응 협조체제 개선
3. 위기대응 매뉴얼 전면 개편
4. 대국민 예고 시스템 대폭 개선
5. 국민, 에너지소비 절약 동참 등을 대책으로 발표했다.
2013년 상황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2013년 8월11일 윤상직 산업부장관은 일요일 오후 ‘전력수급 위기상항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발전기 한 대만 불시에 고장이 나도 지난 2011년 9월15일과 같은 순환단전을 해야 하는 매우 위험한 상황입니다.’라고 했다.
당장 다음날 12일부터 ‘3일간 오전 10시부터 오후6시까지 전기사용을 최대한 자제하여 주실 것’을 부탁했다.

마침 지난 6월18일 정홍원 총리는 국무회의에서 “내년 여름부터는 전력 수급을 걱정하지 않다도 될 것”, “이번이 마지막 위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2013년 한국의 전력위기 대처 풍경은 참 고전적이다.

1. 전력 수요는 여전히 예측되지 않았다
2년 전 사과문과 올해 호소문은 크게 다르지 않다.
호소문 발표 다음 날 두 개의 발전소가 멈췄다. 다행히 순환 정전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기업과 공공기관, 국민은 폭염극한체험에 비자발적으로 동참했다.

2. 하루 전 국민은 통보받았다.
대국민 예고 시스템은 대폭 개선되지 않았다.
하루 전 해당 장관에 의해 국민은 통보 당했다.

3. 대책은 “에어콘을 꺼주세요”
생활과 일을 할 수 있는 대책이 대책이다.
먼저 공무원들은 순종하도록 요구받았고 찜통에 갇혔다. 공무원은 무언의 복종을 강요받았다. 기업도 예외는 아니었다. 일은 중단되고 있다.
대체 전력 공급이라는 대책은 존재하지 않았다.

4. 한국서부발전의 진지하고 원초적인 대책에 할 말을 잃다
한국서부발전 김문덕 사장은 10가구 이상 친지에게 오후 전기사용 억제 간청, 협력업체 포함 오후 근무는 ‘안하거나 조명과 컴퓨터 없이 하고’라는 지침을 내렸다.
국민은 정부대책을 기대했고 정부와 유관기관은 국민고통분담 만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었다.

5. 전력마피아는 언제나 웃는다
전력 보강 대책이 나왔다. 다시 원전이고 화력발전이다.
전력마피아는 다시 위험한 원전을 돌리고 새로운 원전을 만들고 화력발전소를 짓는다.
몇 사람의 원전 마피아 희생양는 갔지만 전력 마피아는 새로운 미래를 만든다.

6. 새로운 에너지 이슈는 등장하지 않는다
대통령이 척결을 강조한 원전 비리와 부패는 새로운 에너지 이슈로 발전하지 않는다.
일회적 처벌에 국한된다.
새로운 미래는 심각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새로 준비되지 않고 과거의 에너지를 복귀시킨다.
여당은 물론 야당은 서울광장에 갇혀 국민의 삶을 위협하는 위험을 이슈화하지 못한다.

7. 기업 전기요금 인상과 같은 논의는 여전히 금기의 영역이다.
근원적 대책이 있어야 했다.
현재 산업용 전기료는 싸다. 적정선으로 올려야 모든 것이 정상화된다.
절약을 구조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근거가 되고 전력마피아가 낡은 발전을 계속하는 이유를 근절할 수 있다.

8. 우리는 또 유리건물을 짓는다.
세종시 정부 신청사와 서울시 신청사는 유리건물이다. 햇볕을 온전히 받아내는 구조다.
에너지 대책은 정부의 새로운 건물에 적용되고 있지 않다.
위험은 여전히 증폭되고 있다.

9. 독일과 일본은 움직인다.
독일은 결단했고 일본은 불가피한 결정이었다.
그들은 원전을 피해 새로운 에너지 정책에 몰두하고 있다.
우리는 아직 강 건너 불구경이다.
원전은 전력위험을 이유로 오히려 당당하게 복귀했다.

10. 국민들은 덥고 행복하지 않다.
국민의 희생을 전제로 한 위기대처 프로그램은 그저 고약하다.
국가대책이라고 말할 수도 없다.
국민은 정부가 할 일이 국민에게 하루 전에 ‘전기 끄라’는 통보를 하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12일 예상됐던 전력수급경보 ‘경계’는 발령되지 않았고 ‘준비’단계에서 유지되고 있다.
정부와 전력당국은 급한 불을 껐다고 말할 지 모르겠다.
그러나 국민은 열불이 난다.
성실하고 정직하게 일해 세금 내고 정부에게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는지 말이다.

유민영

사진 출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