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퍼런스 ‘여론’] MWC에서 만난 새로운 디지털 전략 [2] 모바일은 나

*주: ‘MWC에서 만난 새로운 디지털 전략 [1] 연결하고 연결하고 연결하라’ 기사에서 이어집니다.

4. ‘모바일은 나(Mobile is Me)’
“모바일은 데이터다. 모바일은 돈이다. 모바일은 건강이다. 모바일은 교육이다. 모바일은 친구다. 모바일은 모든 것이다. 모바일은 모든 사람이다. 모바일은 나다”

MWC 컨퍼런스에서 상영된 영상 속에 등장하는 메시지들이다. 언제나 내 몸에서 가장 가까이 존재하는 작은 스마트폰 하나로 내가 세상 모든 것과 연결되어 있다는 뜻이다. 스마트폰은 ‘나’를 정의하는 다양한 데이터를 지금 이 순간에도 정밀하게 쌓고 있다.

마리 클라크(Mary Clark) 시니버스(Syniverse) 최고마케팅책임자는 모바일 네트워크 에 연결된 고객과의 상호작용 강화를 주제로 한 콘퍼런스에서 “통신망에 연결된 모바일은 곧 개인”이라며 운을 뗀 뒤, 1) 그 개인이 누구인가(who), 2) 원하는 건 무엇인가(what), 3) 언제 원하는가(when)를 모바일 서비스의 중요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 맥케이브(Lee McCabe) 페이스북 여행·전문서비스전략 글로벌 책임자도 같은 맥락으로 모바일과 개인의 관계를 설명했다. “모바일은 단지 기술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모바일은 고객의 행동 그 자체다.” 모바일을 차가운 전자 신호의 집합이 아닌 따뜻한 인격체로 보고 비즈니스 전략을 짜야 한다는 의미다.

5. ‘평균인’은 없다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은 넓고 모호했던 익명의 평균 인물을 확대해 구체적인 특성이 있는 개인과 개인으로 구별해 볼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지극히 사적인 데이터를 중계하는 스마트폰을 잘 활용하면 내가 원하는 ‘그 개인’을 찾을 수 있다.

라우라 멜링(Laura Merling) AT&T 디지털·제품 담당 부사장은 ‘AT&T의 디지털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며 “우리 고객이 어떤 아이덴티티를 가졌는지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설명했다. 결국, 디지털 전략의 완성은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적시에 줄 수 있느냐’의 문제고, 이를 해결하는 가장 중요한 출발은 무엇인가를 원하는 고객이 과연 어떤 프로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 명확히 아느냐는 문제라는 것이다.

6. 고객 경험의 개인화
닉 더치(Nick Dutch) 도미노피자그룹 영국 디지털 마케팅 책임자는 데이터와 모바일을 연동해 고객에게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한 성공적인 서비스 사례를 발표했다. 피자 회사는 고객과 ‘인격적 상호작용’을 한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모바일의 가장 기본기능인 ‘문자 메시징’을 활용했다. 문자 메시지는 개인과 개인이 서로의 용건을 주고 받는 용도로 쓰이므로 가장 사적인 커뮤니케이션 방법이란 점에 주목한 것이다.

도미노피자의 주문 담당자는 고객이 피자를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주문이 접수 되었고, 피자를 굽고 있고, 막 매장을 떠나서 배달 중이라는 등 현재 상태를 친근한 문체를 써서 문자 메시지로 알려줬다. 고객은 마치 스마트폰 너머 누군가와 개인적으로 대화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네트워크상에 뿌려진 개인의 위치 데이터를 바탕으로 광고 전략을 도출하고 집행한 밥 로드 AOL 글로벌 CEO의 발표는 그런 맥락에서 인상적이다. AOL은 광고 집행 시 네트워크에 접속자의 위치 데이터를 분석해 문맥을 살린 정보를 가미했다. 그 결과 ROI(투자수익률)가 25% 증가했다. 밥 로드는 “젊은 세대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언제든 개인 데이터를 내놓는다”고 강조한 뒤 “이렇게 개인 데이터를 내놓았을 때 고객에게 유익한 경험을 안겨줄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리 김재은)

[컨퍼런스 ‘여론’] MWC에서 만난 새로운 디지털 전략 [1] 연결하고 연결하고 연결하라

*주: 지난 4월 15일 퍼블릭 스트래티지가 마련한 첫 번째 ‘여론’ 컨퍼런스에서 연합뉴스 미디어랩 한운희 연구원은 ‘MWC에서 만난 새로운 디지털 전략’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지난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obile World Congress)’ 컨퍼런스에 다녀온 한운희 연구원은 ‘여론’ 강의를 통해 초연결 시대를 맞은 미디어의 미래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했습니다. 주요 강의 내용을 세 차례에 걸쳐 연재합니다. 상세한 보고서 전문은 언론재단 홈페이지(www.kpf.or.kr) 내 자료실->간행물 코너에 PDF로 공개되어 있습니다.

1. ‘혁신의 최전선’ MWC 2015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 주관으로 매 년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이동통신 산업 전시회다. MWC는 상품을 전시하는 전시회와 이동통신업계의 다양한 이슈에 대해 논의하는 컨퍼런스, 총 두 가지 축으로 진행된다. 나는 MWC에서 3박4일 동안 아침 8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한 해 동안 모바일 이동통신 분야과 관련해 어떤 아이디어로 어떻게 문제를 풀어갈 것인지 고민하는 컨퍼런스를 참관했다.

바르셀로나는 MWC 유치를 위해 8개의 홀로 구성된 24만 제곱미터의 행사장을 지었다. 코엑스의 8배 정도 규모의 행사장에서 진행된 전시와 컨퍼런스에 올 해에는 9만3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가했다. 컨퍼런스의 경우 140개의 세션에서 310명의 스피커가 강연을 진행했다. 전체 참석자의 52%가 CEO, CTO 등 C-레벨의 책임자급이기 때문에 컨퍼런스 기간 동안 기업의 실질적인 의사결정이 많이 이루어지는 의미있는 행사다. 미디어의 취재 인원만도 3800명에 달했다. 전시회만 관람할 수 있는 티켓이 90만원이고 컨퍼런스를 참관하려면 250만원~580만원짜리 티켓을 구입해야 한다. 티켓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실제로 행사에서 파생되는 부가가치도 높다.

2. 연결, 연결, 연결…
이전까지 모바일이 사람과 사람을 매개하고 사물과 사물을 부분적으로 연결하는 데 그쳤다면, 이제 사람이 사물에 연결되어있는지, 사물이 사람에 연결되어있는지 모를 정도로 모든 것이 촘촘하게 연결되고 있다. 또한 연결을 통해 끊임없이 흐르는 데이터를 어떻게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하는 시대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LG의 스마트 워치 ‘어베인’부터 BMW의 무인 콘셉트카까지 모바일로 연결된 다양한 디바이스들이 등장했다. ‘커넥티드’는 이제 기술 양식이 아닌 생활 양식이 되고 있다. 조안 응(Joan Ng) 스와로브스키 아시아태평앙 제품 마케팅 부사장은 컨퍼런스에서 첨단 기술의 양식이 생활의 양식이 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1) 아름다워야 한다 2)융통성이 높아야 한다 3) 사용자를 불안하게 하는 제약이 없어야 한다. 실제로 스와로브스키가 선보인 스마트 주얼리 ‘샤인’은 태양 전지를 활용해 배터리가 빨리 소모되는 웨어러블 기기의 문제를 해결한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텔레포니카의 고객담당 CEO인 스티븐 슈로크(Stephen Shurrock)는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대중 마켓에서 잘 팔리려면 1)아름다워야 한다(Form) 2)유용해야 한다(Usability) 3)기능이 뛰어나야 한다(Function) 4)가격이 적절해야 한다(Price) 5)사용법을 쉽게 습득할 수 있어야 한다(Education) 등 다섯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관련해서 에어리스(Aeris)사의 마크 존스(Marc Jones) 회장은 “단일 스마트폰 중심의 모바일 시장과 수많은 기기가 인터넷에 연결된 사물인터넷 시장의 차이점을 제대로 인식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서비스는 네트워크 망만 깔려있으면 잘 팔렸지만, 사물인터넷 시장의 기반은 네트워크를 어떻게 짜고 그 위에 어떤 활용성을 부여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사물인터넷 시장의 서비스는 근본적으로 다른 설계가 필요하다”며 “모든 디바이스들이 연결될 때 이상적인 커뮤니케이션 구조는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던졌다.

3. 콘텐츠를 보는 게 아니라 경험하는 시대
새로운 기기는 곧바로 새로운 플랫폼으로 작동할 수 있다. 새로운 플랫폼은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낳는다. 스마트폰부터 워치, TV, 자동차 등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이 연결된 환경에서 콘텐츠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뉴욕타임스는 최근 애플워치에서 자사의 뉴스를 소비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을 발빠르게 발표했다. 가디언도 애플워치 전용 앱을 개발해 뉴스를 읽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13년 구글 글래스가 처음 소개됐을 때 가장 먼저 구글 글래스용 뉴스앱을 선보인 곳도 뉴욕타임스였다. 이처럼 언론사를 비롯한 미디어 기업들은 앞으로 새로운 플랫폼에 적합한 콘텐츠 개발을 위해 연구와 실험을 적극적으로 시도해야 한다.

가상현실(Virtual Reality:VR) 헤드셋은 가장 주목받은 웨어러블 기기였다. 이번 행사에 출품된 삼성전자의 기어VR 이노베이션 에디션2와 HTC의 바이브 등 VR 헤드셋은 스마트폰 화면을 활용해 가격대를 합리적으로 낮추는 등 대중화의 문턱에 훨씬 더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콘텐츠 기업이라면 여기서 고민이 하나 생길 수 있다. VR 헤드셋에 적합한 콘텐츠는 무엇일까?

노니 드 라 페냐(Nonny de la pena) 엠블러매틱 대표가 진행중인 ‘몰입 저널리즘(immersive journalism)’프로젝트는 고민에 대한 하나의 답이 될 수 있다. 3차원 시뮬레이션 영상과 게임 기술 그리고 VR 헤드셋 등을 결합해 이용자가 ‘그 때 그 현장’을 체험할 수 있도록 정교하게 재현한다. VR 헤드셋을 끼고 사건의 현장을 직접 목도하는 듯한 경험을 한 체험자는 감정이 복받쳐 오르는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새로운 디바이스가 나타났을 때 누군가는 이미 활용을 고민하고 새로운 콘텐츠를 생산해내고 있다.

김재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