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수의 기업 커뮤니케이션] 커버걸, 여자라서 안돼? – 브랜드와 고객 사이의 유대감은 어디에서 생겨나는가?

 


1. 일본 광고회사인 하쿠호도의 브랜드 모델 중에 ‘키즈나-신선도’라는 것이 있다. 일본어로 키즈나(絆, きずな)는 말이나 개 등을 매는 줄을 의미하는 단어였으나 현대 일본어에서는 끊기 어려운 정 또는 유대감을 의미한다. 소비자들이 브랜드에 대해 얼만큼의 키즈나(유대감)를 느끼는가는 브랜드 충성도/자산/파워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평가 척도로 작용한다.
키즈나는 기본적으로 오랜 시간 특정 브랜드를 반복적으로 사용하게 되면서 사용자에게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어떤 감정의 결정체일 것이다. 여기에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이 동반된다면 키즈나는 더 강하고 빠르게 형성될 수 있다.

2. 브랜드와 고객 사이의 공감, 유대감 형성에 커뮤니케이션이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P&G가 보유한 화장품 브랜드 커버걸(Covergirl)의 최근 캠페인 ‘Girls can’t’ 사례를 통해 살펴보자.
‘여자들은 못해’라는 말을 숱하게 들어본 여성들(미국에서는 꽤 유명한 쎌럽들)이 등장해서 자신이 들었던 얘기를 짧게 내뱉는다. 여자들은 록 가수가 될 수 없어. 여자들은 강해질 수 없어. 여자들은 쇼를 진행할 수 없어…. 광고의 중간부터는 “girls can”으로 전환이 되며 자신들의 성취에 대해 얘기하기 시작한다. 주변의 편견을 깨면서 아이스하키를 하고, 쇼의 진행자가 되고, 댄서가 되고, 록가수가 되는 멋진 성취를 말한다. “세상을 더 편안하고 쾌활하고 아름답게 만듭시다”로 끝나는 커버걸의 광고는 미국 내에서 큰 호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아마도 커버걸의 키즈나 지표는 캠페인 전과 후에 꽤 큰 변화가 생길 것 같다.

3. 상대적으로 성차별이 덜 하다고 생각되는 미국에서도 성차별과 편견의 문제는 여성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미국보다 더 상황이 좋아 보이지 않는 한국에서는 왜 이런 캠페인이 나오지 않을까?
힌트) 과거 도브의 리얼뷰티 캠페인이 한국에서 어떻게 적용이 될 것인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 적이 있었다. 오리지널의 파괴력에 한참 못미치는 한국 버전이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왜 그랬을까? 아마도 경험론일 것이다. 한국에서는 예쁜 광고모델의 매력적인 피부가 등장하지 않으면 답이 나오지 않는다는 경험론 말이다.

4. 아직도 커버걸이나 도브류의 브랜드 캠페인이 등장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많이 아쉽다. “여자라서 행복해요.”,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을 말해줍니다.” 이런 류의 카피가 흥하는 현실은 서글프다. 브랜드 사용자의 세계관, 경험에 공명할 수 있는 아젠다를 선점하는 것은 브랜드 차별화의 강력한 방법론이 될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브랜드와 사용자의 유대감은 그렇게 형성된다. 부디 한국 소비자에게 먹힌다는 ‘검증된 방법’에만 매달리지 말기를.

김봉수

* 광고 나레이션: “Girls can’t. Sometimes you hear it, but more often, you feel it. Girls can’t rock. Girls can’t be strong. Girls can’t check. Girls can’t be funny. Girls can’t rap. Girls can’t run the show. Girls can’t dance crazy. Girls can’t! Yea, girls can. My sport is Ice Hockey. Everybody told me I couldn’t do it. You have to just be courageous. I was always told singers should really just sing. Ok, well, let’s challenge that whole notion. I heard that girls couldn’t rap, I rapped. Girls couldn’t own businesses, I own my own business. I like it when people say you can’t do something. I just learned that you have to be yourself. Girls can’t? Yes they can. Come on COVERGIRL’s! Rap, be funny, be off-the-wall, rock, be strong, run the show, make the world a little more easy, breezy, and beautiful.”

[全文번역] 마케팅의 고전 4P는 여전히 유효한가?

  • 상업적 메시지를 마땅치 않아 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기 위해서는 상품 외적인 부분을 중심으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밖에 없다.
  • 소셜 미디어에서의 정량적인 수치(좋아요, 공유) 제고가 현대 마케팅의 핵심 지표가 된다.

위와 같은 생각들에 대해 돌직구를 던지는 기사입니다. 저자 Jonathan Salem Baskin은 전통적인 4Ps (Product, Promotion,Place, Price)에 다시 집중할 것을 주장합니다. 소비재의 제국, P&G의 리더 교체를 살펴보며 4Ps의 복권을 주장하는 저자의 생각을 따라가 봅니다. 다소 긴 글이나 소비재 마케팅과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위기에 대한 글이라서 전문을 옮겨 봅니다. (저자 Jonathan Salem Baskin은  마케팅 컨설팅 회사인 Baskin Associates의 CEO이며 기사가 게재된 Advertising Age는 광고와 광고산업 및 마케팅 뉴스를 다루는 매체입니다.)

기사 읽기에 앞서 이 글의 이해를 위한 간략한 설명
–  2009년에 P&G의 CEO A.G. 래플리가 물러나고 밥 맥도널드가 CEO에 취임했으나
–  지난 5월 24일 P&G 이사회가 2009년에 퇴직했던 래플리를 재영입한다고 발표
–  저자는 복귀하는 래플리의 전략과 의사결정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컨설턴트이며
–  최근 10년 동안의 여러 새로운 마케팅 툴, 커뮤니케이션에 대해서도 대단히 비판적임

P&G의 변화가 4P의 논란을 잠재울 것인가? (Will Changes at P&G Prove That the 4 Ps Matter After All?)

래플리가 잘했던 점이 무엇이고 전임 맥도널드가 잘못했던 점이 무엇이었는지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래플리가 피앤지를 이끌기 위해 복귀했다. 피앤지는 최근들어 매출과 이익이 줄어 들었고 은퇴연금 투자자(Retiree Investor)나 적극적 투자자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이야기가 있다. 래플리와 맥도날드가 마케팅의 4Ps를 어떻게 다루었는가에 대한 부분이다. 피앤지의 미래는 이 부분에 달려있다.

피앤지가 4Ps를 발명해 내지는 않았으나 이를 이용해 거대하고 수익성 좋은 브랜드들 만들어낸 것은 분명하다. 피앤지는 상품의 기능성에 대한 획기적인 개선을 이루어냈고 그들이 발견한 미충족 니즈(Unmet needs)는 엄청난 금전적인 가치가 있었으며 소비자에게 무엇을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할 것인지를 긴밀하게 컨트롤할 수 있는 회사였다. 그렇게 그들은 세계를 운영했다.

그랬던 세상이, 래플리가 회사를 이끌었던 시점에 급속도로 변화하게 된다. (2000-2009) 그리고 익히 잘 알고 있었던 4Ps의 유용성(the perceived utility of the 4Ps)까지 바뀌게 된다. 피앤지를 포함한 전체 마케팅 세계에서 벌어진 전반적인 변화였다.

피앤지는 인수합병을 통해 고객을 끌어 모으려는 시도를 하고 이 일환으로 2005년에 질레트를 570억 달러에 인수한다. 이듬해 질레트 제품혁신의 1/3 이상은 아웃소싱을 통해 진행되었다. 피앤지는 고급품처럼 보이는 PB상품으로 인해 가격 압박을 겪게 되고 의미(Meaning)가 효용성(Benefit)을 대체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마케팅 신학’을 기꺼이 받아들이게 된다. 상점의 매대가 정신없이 혼란스러워지는 동안에도 회사의 마케팅 크리에이티브는 깐느에서 상을 받았다.

주석: 의미(meaning)와 효용성(benefit) – 저자는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상품의 효용성(benefit)을 정확하게 전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10년간의 이런저런 마케팅 실험은 이 부분을 방기하고 상품의 본질적 효용이 아닌 ‘의미’ 전달에 몰입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바로 뒷 문장, ‘상점의 매대는정신없이 혼란스러워지는 동안 회사의 마케팅 크리에이티브는 깐느에서 상을 받는다’가 그가 비판하는 핵심적 내용이다. 상은 받았으나 실제 매출이나 이익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효용성(benefit)이 아닌 의미(meaning)에 매몰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 그가 비판하는 대상이다. 기존 마케팅 개념이 흔들리면서 백가쟁명식의 주장이 있었을 것이고 아마도 ‘meaning’을 크게 강조하는 부류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피앤지의 신시내티 본사 주변에는 4Ps의 종언을 주장하는 떠벌이들이 있다. 어떤 이들은 4Ps를 access, education, solution, engagement와 같은 단어로  대체하려고 했다. 소비자들이 더 이상 주류 미디어를 통한 광고 메시지에 시달리고 싶어하지 않게 되었다는 생각은 판매와 직접적인 관련이 전혀 없는 메시지를 소비자에게 전달해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된다.

놀랄 것도 없이 소비자들은 더 저렴한 브랜드들을 구입하기 시작했고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쇼핑을 하기 시작했다. 2009년의 글로벌 경기 침체 시기에 피앤지는 매출과 수익에서 직격탄을 맞게 된다. 회사의 미래는 암울해 보였고 피앤지는 래플리를 맥도날드로 교체하게 된다.

맥도날드의 임무는 매우 어려운 것들이었고 아직 많은 것들이 완수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다. 아마도 그의 최고 업적은 피앤지를 다시 제품 혁신에 몰입하게 만든 점일 것이다. 예를 들어 2011년에 출시된 타이드 파즈(Tide Pods)는 전체 세제시장을 바꿔버렸다. 다행히도 피앤지는 더 놀라운 제품들을 속속 등장시킬 예정이다. 아울러 저가격대 브랜드로 옮겨 가려는 고객들을 피앤지의 브랜드에 남게 만드는 전략을 무리 없이 수행해낸다. 하지만 맥도날드는 피앤지를 떠나게 되었다.

tidepods

여전히 피앤지의 마케팅은 웹 구전 만들기와 소셜 미디어의 정량적 수치에 집착하는 하는 마케팅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모성의 의미’류의 커뮤니케이션이나 온라인 동영상으로 야단법석을 만들어 내도  결국 -피앤지의 본업인- 비누 파는 것을 대신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피앤지는 유통과 관련한 난관을 아직도 풀지 못하고 있다. 피앤지는 Promotion과 Place를 끌고갈 만할 새로운 빅 아이디어를 활용해 회사의 미래를 만들었던 경험이 있는 회사다. (피앤지는 1930년대 라디오 드라마를 활용한 Opt-in(수신자의 사전 동의를 얻은 후 실행되는 서비스)을 발명한 회사다. 제품 상자의 윗 부분을 청취자들이 뜯어 보내게 하고 그에 대한 보상을 제공했던 ‘Mail-hook’이 피앤지의 작품이다.) 그렇기때문에 최근 10년간의 마케팅 활동을 통해 효과적이지 못한 것으로 이미 판명난 낡은 아이디어에 매달리고 있는 피앤지의 모습은 서글프기 짝이없다.

나는 피앤지가 4Ps를 배제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피앤지의 성공이 얼마나 전폭적으로 4Ps를 포용하는가에 달려있다고 단언한다. 놀라운 신상품과 기능은 어떻게 어디서 어떤 가격으로 팔아야할 지에 대한 멋진 아이디어를 필요로 한다. 이를 완수하기 위해서는 4Ps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거나 4Ps를 적용할 수 없다는 핑계를 거두어야 한다. 그 대신 4Ps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기 위한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맥도날드는 바른 토대를 만들었다. 나는 래플리가 그의 두번째 기회에서 4Ps를 그릇되게 이해하지 않기를 바란다.

by green

출처: Advertising Age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