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연말정산을 해보던 해가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주변에서 연금저축이랑 IRP를 하면 세금을 돌려받는다고 해서 무작정 가입부터 했는데, 막상 실제로 얼마나 넣어야 유리한지, 어디까지 세액공제가 되는지 하나도 모르겠다는 걸 그때 깨달았습니다. 숫자는 잔뜩 나오는데, 무슨 의미인지 감이 오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몇 년을 보내고 나서야 “납입 한도”와 “세액공제 한도”를 따로 구분해서 봐야 한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나서야 연금저축과 IRP가 단순히 노후 상품이 아니라, 지금의 세금도 줄여주는 도구라는 것을 제대로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제부터 연금저축과 개인형 퇴직연금(IRP)의 구조를 하나씩 정리해보겠습니다. 숫자가 많이 나오지만, 하나하나 연결해서 보면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연금저축과 IRP는 어떤 상품인지

연금저축과 IRP는 공통점이 많습니다. 기본적으로 “나중에 연금 형태로 돈을 받도록 설계된 장기 저축 상품”입니다. 여기에 세금을 줄여주는 혜택까지 있습니다.

크게 나누면 다음과 같습니다.

  • 연금저축: 연금저축펀드, 연금저축보험, 연금저축신탁 등으로 나뉩니다.
  • IRP(개인형 퇴직연금): 회사에서 퇴직금을 입금하는 계좌로 쓰기도 하고, 개인이 추가로 납입할 수도 있는 계좌입니다.

두 상품 모두 납입할 때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고, 노후에 연금으로 받을 때는 다른 소득보다 비교적 낮은 세율로 과세되는 구조입니다.

 

국민은행 안내페이지 

 

연금저축과 IRP를 합친 전체 납입 한도

먼저 “세액공제와는 별개로” 연간 얼마까지 넣을 수 있는지부터 봐야 합니다.

연금저축과 IRP를 합쳐서 1년에 최대로 납입할 수 있는 금액은 다음과 같습니다.

연금저축 + IRP = 연간 최대 1,800만원까지 납입 가능

이 1,800만원은 세액공제 한도가 아니라, 계좌에 돈을 넣을 수 있는 총 납입 한도입니다. 예를 들어 이렇게 할 수 있습니다.

  • 연금저축에만 1,800만원 납입
  • 연금저축 1,000만원 + IRP 800만원 납입
  • 연금저축 600만원 + IRP 1,200만원 납입

어떻게 나누어 넣든 합계가 1,800만원을 넘지만 않으면 됩니다. 다만, 이 금액 전체에 대해 세액공제를 받는 것은 아니고, 아래에서 다룰 “세액공제 한도” 안에서만 공제가 가능합니다.

세액공제 한도와 공제율의 기본 구조

이제 많은 분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 “얼마까지 넣어야 세금 혜택을 최대한 받을 수 있는가”를 살펴보겠습니다.

핵심 구조는 이렇습니다.

  • 연금저축만으로는 연간 최대 600만원까지만 세액공제 대상이 됩니다.
  • IRP는 연금저축과 합산해서 700만원 또는 900만원까지 세액공제가 됩니다. (소득에 따라 다름)

여기서 두 가지를 기억하면 이해가 훨씬 쉽습니다.

  • “연금저축 600만원”이라는 벽이 하나 있고,
  • 연금저축과 IRP를 합쳤을 때 “700만원 또는 900만원”이라는 벽이 하나 더 있습니다.

그리고 세액공제를 얼마나 해주는지는 “세액공제율”로 결정됩니다. 이 공제율은 보통 두 구간으로 나뉩니다.

  • 총급여 5,500만원 이하: 16.5%(지방소득세 포함)
  • 총급여 5,500만원 초과: 13.2%(지방소득세 포함)

여기서 “총급여”는 연봉에서 각종 공제 전의 근로소득 총액을 말합니다. 자영업 소득, 임대 소득, 이자·배당 소득 등이 섞여 있다면 “종합소득금액” 기준으로 4,500만원 이하 / 초과로 같은 구분을 합니다.

총급여 5,500만원 이하인 경우

먼저 상대적으로 세액공제 혜택이 더 큰 구간입니다.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총급여 5,500만원 이하 또는 종합소득금액 4,500만원 이하

이 조건을 만족하면 세액공제 구조는 아래와 같습니다.

  • 연금저축만 가입한 경우: 세액공제 대상 납입액 최대 600만원
  • 연금저축 + IRP 가입한 경우: 합산 세액공제 대상 납입액 최대 900만원
    • 단, 연금저축은 여전히 600만원까지만 세액공제 가능

여기에 세액공제율 16.5%를 적용합니다. 지방소득세까지 포함된 비율입니다.

예시를 몇 가지 보겠습니다.

  • 연금저축 600만원 + IRP 300만원 = 총 900만원 세액공제 대상
    • 세액공제액: 900만원 × 16.5% = 148만 5천원
  • 연금저축 400만원 + IRP 500만원 = 총 900만원 세액공제 대상
    • 세액공제액: 똑같이 148만 5천원

이 구간에서는 “연금저축 + IRP 합쳐서 900만원까지”를 채울 수 있으면 가장 큰 혜택을 받는 구조가 됩니다.

총급여 5,5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

이번에는 그보다 소득이 높은 경우입니다.

총급여 5,500만원 초과 또는 종합소득금액 4,500만원 초과

이 경우에도 기본 틀은 같습니다만, 합산 세액공제 한도와 공제율이 조금 줄어듭니다.

  • 연금저축만 가입한 경우: 세액공제 대상 납입액 최대 600만원
  • 연금저축 + IRP 가입한 경우: 합산 세액공제 대상 납입액 최대 700만원
    • 연금저축은 그대로 600만원까지 세액공제 가능

세액공제율은 13.2%가 적용됩니다.

예시는 다음과 같습니다.

  • 연금저축 600만원 + IRP 100만원 = 700만원 세액공제 대상
    • 세액공제액: 700만원 × 13.2% = 92만 4천원
  • 연금저축 400만원 + IRP 300만원 = 700만원 세액공제 대상
    • 역시 92만 4천원

정리하면, 소득이 높을수록 세액공제율과 공제 가능한 합계 금액이 조금 줄어든다는 점만 기억하면 됩니다.

50세 이상에게 적용되는 한시적 특례

특정 기간 동안, 나이가 50세 이상인 사람에게는 조금 더 넉넉한 세액공제 한도를 주는 제도가 있습니다. 현재 기준으로 2023년부터 2025년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제도입니다. 실제로는 제도가 바뀔 수 있어서, 연도별로 다시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 나이 50세 이상
  • 총급여 1억 2천만원 이하 또는 종합소득금액 1억원 이하

이 조건을 만족하면 연금저축과 IRP를 합쳐 세액공제 받을 수 있는 한도가 900만원까지로 올라갑니다. 즉, 원래는 소득이 높으면 700만원까지만 세액공제를 받는 사람이더라도, 일정 소득 이하이고 50세 이상이라면 900만원까지 세액공제가 가능합니다.

공제율은 앞서 설명한 소득 구간에 따라 그대로 적용됩니다.

  • 총급여 5,500만원 이하: 16.5%
  • 총급여 5,500만원 초과: 13.2%

즉, 나이가 50세 이상이라면, 노후 준비를 조금 더 집중적으로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한도를 올려주는 구조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한눈에 보는 세액공제 한도 요약

지금까지 나온 내용을 표로 다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구분 총급여 5,500만원 이하
(또는 종합소득 4,500만원 이하)
총급여 5,500만원 초과
(또는 종합소득 4,500만원 초과)
연금저축 단독 세액공제 한도 600만원 600만원
연금저축 + IRP 합산 세액공제 한도 900만원 700만원
세액공제율 16.5% 13.2%
최대 세액공제액 148만 5천원 (900만원 × 16.5%) 92만 4천원 (700만원 × 13.2%)
50세 이상 특례(소득요건 충족 시) 연금저축+IRP 합산 900만원 연금저축+IRP 합산 900만원

여기에 추가로, 연금저축과 IRP를 합친 총 납입 한도(세액공제와 무관한 단순 납입 한도)는 1,800만원이라는 점을 같이 기억하면 전체 구조가 머릿속에 정리됩니다.

세액공제 한도를 넘어서 납입하면 어떻게 되는지

실제로는 많은 분들이 세액공제 한도보다 더 많이 넣기도 합니다. 이럴 때 어떻게 되는지 궁금할 수 있습니다.

먼저, 연금저축과 IRP를 합쳐 연간 1,800만원이라는 총 납입 한도만 넘지 않는다면, 계좌에 돈을 더 넣는 것 자체는 가능합니다. 다만 세액공제 한도(700만원 또는 900만원)를 넘는 금액에 대해서는 그 해에는 세액공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초과 납입분이 전혀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나중에 연금으로 수령할 때, 세액공제 받지 않고 넣었던 금액은 원금 부분에 대해서 과세하지 않거나, 세금 계산 시 유리하게 반영됩니다. 즉, 세액공제는 못 받더라도, 노후 연금 수령 시 세금 측면에서 일정한 장점이 있습니다.

연금으로 받지 않고 중간에 찾으면 생기는 불이익

연금저축과 IRP는 ‘연금’이라는 이름 그대로, 나중에 연금 형태로 받도록 설계된 상품입니다. 그런데 중간에 돈이 필요하다고 해서 연금이 아닌 방식으로 찾아버리면 세금 측면에서 상당한 불이익이 생깁니다.

  • 세액공제를 받은 납입액과 그 운용수익을 연금 외(중도 인출, 일시금 인출 등)로 수령하면, 기타소득세 16.5%(지방소득세 포함)가 부과됩니다.
  • 이는 과거에 연말정산을 통해 돌려받았던 세금을 다시 내는 것과 비슷한 효과입니다.

수령 시점 조건도 중요합니다.

  • 연금저축: 만 55세 이후부터 일정 기간에 걸쳐 연금 수령 가능
  • IRP: 가입일로부터 5년이 지난 후, 그리고 만 55세 이후부터 연금 수령 가능

즉, 단기 자금이 필요할 때 꺼내 쓰는 통장으로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중간에 인출할수록 세금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정말 필요하지 않다면 연금 개시 전 중도 인출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연금을 많이 받으면 건강보험료에 영향이 있는지

연금저축과 IRP에서 나오는 연금은 사적연금소득으로 분류됩니다. 이 사적연금소득이 연간 1,200만원을 넘어서면 건강보험료 산정 시에 추가 부담이 생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른 소득과 합쳐서 연금소득이 일정 수준을 넘게 되면, 지역가입자로 전환되거나, 이미 지역가입자인 경우 보험료가 올라가는 식입니다. 그래서 노후에 연금을 얼마나, 몇 년 동안 나누어 받을지 계획을 세울 때에는 세금뿐 아니라 건강보험료 영향도 함께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연금저축과 IRP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들어가야 하는지

연금저축과 IRP는 구조상 “장기 상품”입니다. 몇 가지만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납입 한도와 세액공제 한도를 정확히 이해하고 들어가야 합니다.
  • 단기 자금용이 아니라, 정말로 노후 자금을 쌓는 용도로 접근해야 합니다.
  • 중간에 해지하거나 연금이 아닌 방식으로 수령할 경우, 예상보다 큰 세금을 낼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 소득 수준, 나이(특히 50세 이상 특례 여부), 연금 수령 시점의 건강보험료까지 함께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연금저축과 IRP는 단순히 “연말정산 때 얼마 돌려받느냐”만 보는 상품이 아니라, 앞으로 수십 년을 바라보며 세금과 생활비, 건강보험료까지 통합해서 생각해야 하는 도구입니다.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고 나면, 매년 세액공제로 얻는 이득뿐만 아니라, 노후 생활에서 느끼는 안정감도 훨씬 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