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4월이면 백상예술대상 후보 명단을 찾아보는 게 습관이 됐습니다. 올해도 4월 13일, 제62회 후보 발표가 나오자마자 예능 부문을 훑었습니다. 그런데 뭔가 어색했습니다. 아무리 봐도 유재석의 이름이 없었습니다. 작품상도, 남자 예능상도 모두 없었습니다. 단순한 수상 탈락이 아니라 후보 자체에서 완전히 빠진 것이었습니다. 온라인 반응도 빠르게 달아올랐습니다. “상은 못 받을 수 있어도 후보에도 없다고?”라는 말이 줄을 이었습니다.

후보 명단

백상예술대상 사무국이 공식 발표한 제62회 예능 부문 후보는 아래와 같습니다. 심사 대상 기간은 2025년 4월 1일부터 2026년 3월 31일까지입니다.

부문 후보
예능 작품상 MBC 극한84 / MBC 신인감독 김연경 / SBS 우리들의 발라드 /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2 / 쿠팡플레이 직장인들 시즌2
남자 예능상 곽범 / 기안84 / 김원훈 / 이서진 / 추성훈
여자 예능상 김연경 / 설인아 / 이수지 / 장도연 / 홍진경

유재석이 출연 중인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MBC 놀면 뭐하니, SBS 틈만 나면, 유튜브 핑계고, 풍향고 시즌2 — 어느 것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심사 기간 성과

후보 제외가 더 의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수치 때문입니다. 유재석이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 뜬뜬의 핑계고는 100회 특집 영상이 조회수 1,200만 회를 넘겼고, 풍향고 시즌2도 회당 1,000만 회를 돌파하며 화제성을 입증했습니다. TV와 유튜브를 동시에 소화하면서 이 정도 성과를 낸 예능인이 작품상 후보 다섯 편, 남자 예능상 후보 다섯 명 어디에도 들지 못한다는 게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더 의아한 이유

지난해 제61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유재석이 이끈 풍향GO는 예능 작품상을 수상했습니다. 유재석 본인도 남자 예능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그 이듬해인 이번 제62회에서는 후보 자체에서 이름이 사라졌습니다. 작품상을 수상한 콘텐츠의 시즌2가 이듬해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다면, 심사 기준이 어떻게 달라진 것인지 설명이 필요합니다.

팬들의 반응

후보 발표 다음 날인 4월 14일, 유재석 팬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성명문을 올리고 백상예술대상 사무국에 기준 공개를 공식 요청했습니다. 성명문에서 팬들은 “논란의 핵심은 단순히 특정 인물을 후보에 포함하지 않았다는 데 있지 않다”며 플랫폼 간 비교 원칙과 세부 심사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해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단순한 팬덤 반응이 아니라 절차적 설득력을 요구하는 질문이었습니다.

구조적 의문

백상예술대상은 제59회부터 웹 콘텐츠까지 심사 범위를 공식 확대했습니다. 플랫폼의 경계를 허문다는 방향을 스스로 천명한 것입니다. 그러자 제59회에는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이 예능 작품상을 수상했고, 같은 기준으로 나영석 PD도 뉴미디어 콘텐츠 공로를 인정받아 대상을 받았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유재석의 유튜브 성과가 이번에 배제된 근거는 무엇인지, 대중이 납득할 만한 설명은 아직 없습니다.

이번 논란을 두고 아주경제는 “이번 후보 명단은 유재석을 빼기 위한 억지라기보다, 올해 심사위원단이 무엇을 더 가치 있게 봤는지를 드러내는 결과일 수 있다. 다만 그 판단이 어떤 기준 위에 서 있는지 설명이 부족하니 논란이 커진 것”이라고 짚기도 했습니다. 시상식의 권위는 결과를 따르라는 요구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납득 가능한 절차를 보여주는 데서 나옵니다. 백상예술대상이 이번 논란에서 답해야 할 것은 유재석 한 사람이 아니라, 지금의 예능을 어떤 잣대로 평가하고 있느냐는 질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