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시간마다 가방에서 카드를 꺼내 찍다 보니,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매일 교통카드를 쓰는데, 연말정산에서 제대로 혜택은 받고 있는 걸까?”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기후동행카드를 써도 현금영수증 등록을 안 해서 소득공제를 못 받는 경우가 꽤 많았습니다. 알고 보니 등록 방법이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은데, 처음 접하면 헷갈릴 수 있는 부분들이 있어서 차근차근 정리해 두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후동행카드로 받을 수 있는 소득공제는 카드로 충전한 금액을 기준으로 합니다. 버스나 지하철을 실제로 이용한 금액이 아니라, 기후동행카드에 돈을 채워 넣을 때 그 충전 금액이 현금영수증으로 잡혀서 나중에 소득공제에 반영되는 방식입니다.

대중교통 사용분에 대해서는 소득공제율이 40%로 비교적 높게 적용됩니다. 다만, 신용카드 등 사용액 전체가 일정 기준(총 급여액의 25%)을 넘는 구간부터 공제가 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실제 연말정산에서 얼마나 돌려받게 되는지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기후동행카드를 그냥 쓰기만 하면 자동으로 다 되는 것이 아니라, 몇 가지 기본 등록을 해 두어야 혜택을 확실하게 챙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기후동행카드는 크게 모바일카드와 실물카드로 나뉩니다. 모바일카드는 주로 모바일티머니 앱 안에서 발급해 쓰고, 실물카드는 편의점이나 지하철 역사에서 직접 구매해 사용하는 카드입니다. 이 두 가지는 현금영수증을 등록하는 방식이 조금 달라서, 각각 따로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더 업그레이드 된 기후동행카드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박지영

모바일 기후동행카드로 현금영수증

모바일 기후동행카드는 보통 스마트폰에 설치한 모바일티머니 앱을 통해 발급하고 충전합니다. 이 과정에서 휴대전화 번호 인증을 한 번은 하게 되는데, 이 번호가 국세청에 현금영수증 발급용으로 제대로 등록되어 있느냐가 핵심입니다. 모바일카드 자체를 따로 등록하는 절차보다는, 휴대전화 번호 등록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먼저 모바일티머니 앱을 실행해서 본인 명의의 휴대전화 번호로 가입이 되어 있는지 확인합니다. 대개 앱 설치 후 본인인증을 거쳤다면 이미 번호가 연동되어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라, 이 번호가 국세청 입장에서도 “현금영수증을 이 번호로 발행해 달라”는 용도로 등록되어 있어야 합니다.

국세청 홈택스에 접속해 로그인한 뒤, 현금영수증 발급수단을 관리하는 메뉴에서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가 등록되어 있는지 확인하면 됩니다. 만약 등록이 되어 있지 않다면, 그 화면에서 휴대전화 번호를 추가로 등록할 수 있습니다. 이때 용도가 ‘개인 소득공제용’으로 맞춰져 있어야 충전 금액이 연말정산 때 본인 사용분으로 잡힙니다.

휴대전화 번호가 국세청에 현금영수증 발급수단으로 등록되어 있으면, 모바일티머니를 통해 기후동행카드에 충전할 때마다 자동으로 현금영수증이 발행됩니다. 따로 영수증을 챙기거나, 그때그때 번호를 입력할 필요 없이, 충전 기록이 국세청으로 넘어가게 되는 방식입니다.

기후동행카드는 7월부터 정식 운영돼 더 강화된 혜택으로 시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박지영

실물 기후동행카드 현금영수증

실물 기후동행카드는 편의점이나 지하철역 무인판매기 등에서 바로 살 수 있습니다. 이때는 따로 신분증을 보여주거나 본인 정보를 입력하지 않기 때문에, 카드만 가지고 있으면 누구나 쓸 수 있는 상태로 발급됩니다. 그래서 현금영수증 소득공제를 받으려면 별도로 “이 카드는 내 것”이라고 등록해 두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실물 기후동행카드는 보통 티머니(T-money) 시스템을 사용하므로, 티머니 관련 사이트에서 카드 등록을 해 두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티머니 카드&페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계정이 있어야 합니다. 회원가입 과정에서는 본인인증 절차를 거치게 되고, 이후 로그인해서 카드 등록 메뉴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사이트에 로그인한 다음, 마이페이지나 ‘마이티머니’ 메뉴 안에서 카드 등록이나 현금영수증 관련 메뉴를 찾습니다. 메뉴 이름이나 위치는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달라질 수 있으나, 보통 ‘카드 등록’, ‘교통카드 등록’, ‘현금영수증 서비스’처럼 비교적 알기 쉬운 이름으로 안내되어 있습니다.

실물 기후동행카드를 손에 들고 뒷면을 보면 숫자가 길게 적혀 있습니다. 이 카드 번호를 화면에 보이는 입력창에 그대로 적어 넣습니다. 카드 번호 길이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16자리 전후의 숫자로 구성됩니다. 번호를 잘못 입력하면 다른 사람 카드로 등록될 수 있으니, 한 자리씩 천천히 확인하면서 입력하는 편이 좋습니다.

상황에 따라 생년월일이나 이름 등을 함께 입력하도록 안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과정은 카드와 계정을 정확히 연결하기 위한 절차이므로, 화면에서 안내하는 대로 정보를 넣으면 됩니다. 모든 입력을 마치고 등록 버튼을 누르면, 해당 실물카드는 이제 회원 계정에 연결됩니다.

등록이 완료된 후부터는 이 실물 기후동행카드에 충전하는 금액이 자동으로 국세청에 현금영수증 사용분으로 통보됩니다. 다만, 언제부터 적용되느냐는 서비스 정책에 따라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등록 이후의 충전분부터 확실히 반영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예전에 충전해 쓴 금액을 나중에 소급해서 인정해 주는지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카드를 산 직후 가능한 빨리 등록을 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올여름 대중교통 이용량이 더 늘었고, 교통비 절감을 위해 기후동행카드를 사봤다. ⓒ박지영

국세청 홈택스에서 교통카드 직접 등록

티머니 사이트를 통해 등록하는 방법 외에, 국세청 홈택스에서 교통카드를 발급수단으로 직접 등록하는 메뉴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다만 모든 교통카드가 이 방식으로 등록되는 것은 아니고, 서비스 정책이나 시스템 연동 상황에 따라 가능한 카드 종류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홈택스에 로그인한 뒤, 현금영수증 발급수단 관리 메뉴로 들어가면 휴대전화 번호, 카드 단말기, 교통카드 등을 관리할 수 있는 항목이 나옵니다. 여기에서 교통카드 등록 메뉴를 찾고, 기후동행카드에 적힌 번호를 입력해 등록을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만약 이 경로로 등록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거나 카드 정보가 인식되지 않는다면, 다시 티머니 카드&페이 쪽에서 카드 등록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 해결 방법입니다.

판매처 스티커가 붙은 곳이면 어디서든 기후동행카드를 구매할 수 있다. ⓒ박지영

기후동행카드 소득공제

기후동행카드와 현금영수증 소득공제를 함께 생각할 때, 몇 가지 헷갈리기 쉬운 포인트들이 있습니다.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소득공제는 교통카드를 처음 살 때 지출한 카드 가격이 아니라, 카드에 충전한 금액을 기준으로 합니다.
  • 실제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마다 차감되는 금액은 충전 금액 안에서 빠져나가는 것이므로, 충전 내역이 제대로 현금영수증으로 잡히는지가 중요합니다.
  • 대중교통 이용 금액에 대해 적용되는 기본 소득공제율은 40%로, 일반 신용카드 사용액보다 높은 편에 속합니다.
  • 다만 소득공제는 총 급여의 25%를 초과해 사용한 금액에 대해서만 계산되도록 되어 있어서, 각자의 소비 패턴이나 소득에 따라 실제 돌려받는 금액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연말정산 기간에는 국세청 홈택스에서 연간 현금영수증 사용내역을 조회할 수 있으니, 그때 기후동행카드 충전 금액이 잘 반영되었는지 직접 확인해 보는 습관을 들여 두면 안심할 수 있습니다.
  • 기후동행카드를 새로 구입했다면 최대한 빨리 모바일 또는 실물 카드 등록을 마쳐 두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나중에 “이때 충전한 건 왜 안 잡혔지?” 하는 상황을 줄일 수 있습니다.

대중교통을 꾸준히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기후동행카드는 단순한 교통수단 결제 수단을 넘어서 연말정산에서 꽤 의미 있는 항목이 될 수 있습니다. 카드 한 번 등록해 두는 수고만 들이면, 이후에는 자동으로 혜택이 따라오니, 시간을 한 번 내서 모바일카드와 실물카드 등록 상태를 점검해 보는 편이 좋습니다.